0. 프롤로그


용사라는 존재는 과연 뭘까.
아마 전승에 나오는 것처럼 멋들어지게 정의를 외치면서 마물을 물리치고, 사람을 구하는. 그런 멋진 인간의 총칭이겠지. 마물을 쓰러뜨리고 사람들의 환호 속에 악당의 우두머리인 마왕을 쓰러뜨리면 칭송받는다. 전설로 남아 역사에 새겨진다.
그게 용사라는 거겠지.
최근엔 여러가지 다르다고 해도 대체로 기본은 그런 틀에 있을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정의와 규칙을 준수하려 들고,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문제나 사건은 척척 해결해내고.
뭐야 이거. 어딘가의 소년만화 주인공이냐?
세계를 더없이 사랑하고, 동료를 아끼고, 악을 처벌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누구보다도 빛나는 영혼을 가지고...
..아,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짜증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해서 전설의 무기나 강력한 힘을 소유하고 있으면. 짜잔, 용사 완성.

그런데. 이 용사가 그런 고결하거나 명예를 가지는 마음씨나 영혼 하나 없이.
달랑 전설의 무기와 터무니없이 강한 힘만 가지고 있으면 어떨까.

세상을 싫어하고 인간을 싫어하고 불의를 넘어가고 악에 동의하고.
사건과 문제를 방치하고 정의와 규칙을 깨부수고.
정의를 부정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방치하고.

쓰러뜨려야 할 마왕도 아예 존재하지 않고.

그냥,
전설급 무기와,
여차하면 세계를 통째로 평타만으로도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의 터무니없는 레벨의 힘만 가지고 있다면.

이걸 용사라고 부를 수 있나?
아니, 이딴 건 용사가 아니라 그냥 세계의 위험 1순위의 존재다.
그냥 '용사'라는 딱지만 붙여놓은 이단자고 결함품이다.
이름이 용사라서 용사로 불리는 것 뿐인 마왕도 아니고 말이야. 솔직히 취급이 너무하기도 하다.

누가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줄 아나.

아차, 하면 세계가 붕괴할 수준의 능력치로 인해서 레벨업은 봉인. 스킬도 봉인. 여러가지로 전설의 무기에도 쓸데없는 제약 첨부.
귀찮아졌다. 밸런스 패치.

아아, 이거 그만두는 선택지도 없고.

차라리, 마왕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라고 이전에 멍청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던 것 같기도 한데.


"저기...용사님."

"......"

"저, 저기, 그러니까요."

".....?"

"저는 비록 마왕이지만 절대 싸우러 온 거 아니거든요?!! 우리 평화적으로! 말로 해결해요! 말로! 러브 앤 피스!"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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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8-29 01:12 | 조회 : 2,211 목록
작가의 말
양야

이야아,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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