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잠시 후

"다 됬네요 어서어서 나가야 해요!!"

은우는 꾸벅 꾸벅 졸다가 퍼뜩 일어났다

"아...네...이게뭐야!!"

거울 속에 비친 은우의 모습은 정말 여자한명이 거울 앞에 서있는것 같았다.

여자 속옷에 무엇을 넣어서 입혔는지 앞 가슴이 물컹하게 만져졌다.

눈썹까지만 오는 살짝 짧은 앞머리에 검정색 생머리를 반만 묶어서 은색으로 반짝이는 크리스탈 장미로 장식했다.

그리고 귀에는 언제 달았는지 은색 물방울 무늬의 귀걸이에 목걸이까지...

게다가 화장은 또 언제 했는지 쌍커풀 있는 눈이 더 또렷해보였고 붉은 입술, 이목구비가 더 뚜렷해졌다.

속눈썹을 붙혔는지 길어졌길래 은우는 손으로 떼어내려고 했다.

"어머! 뭐하는거에요!! 그거 떼는거아니에요!! 그거 은우님 속눈썹이에요!"

"아...네...."

은우는 머쓱해져서 손을 내렸고 실장이 주는 흰색 털 자켓과 핸드백을 받아들었다.

"잘 다녀오세요~"

은우는 싱긋웃더니 살짝 열린 문을 열어 냅다 밖으로 뛰었다.

-덥석

"어디가요??"

상우가 씨익 웃으며 은우의 손목을 잡고 있었다.

은우는 당황 한 채 상우의 손을 빼려 노력했고 상우는 놓지않았다.

"우와 은우씨 진짜 이뻐요!!"

"됬고요 저 갈거에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은우는 낑낑대며 손목을 빼냈고 상우는 그때 말했다.

"저 ... 저만 파트너가 없어요... 다들 파트너 한명씩 데리고 왔는데 저만 없어요..."

"거짓말 하지마세요!! 파티 주인공이 없는게 말이..."

은우는 화를내며 상우를 돌아보았고 상우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불쌍한 눈을 하고 있었다.

정말 말이 안됬다.

진성그룹 후계자에 환 못지않게 잘생긴 상우가 파트너가 없다는게 말이 되는가?

"그럴 수도 있...있지만! 이건아니에요!"

은우는 버벅거리며 상우를 달랬고 상우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풀 죽어있었다.

"저만 이렇게 혼자가 되는 모습이 보기 좋나요...? 파티 주인공인데... 파트너 하나 없이 혼자 돌아다녀야겠네요..."

은우는 계속 중얼거리며 자책하는 상우를 보고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저도 사정이 있다구요... 저 사장님이 보면 큰일나요!"

" 혹시 환이때문에 그런거라면...제가 책임지고 숨겨드릴게요 ...제발..."

상우읜 눈에서 결국 눈물이 또르르 흘렀고 은우는 흠칫하며 뒷걸음 쳤다.

"ㅇ...알겠어요... 그 대신!!! 진짜 책임지고 숨겨주셔야 합니다."

"응!!당연하죠!!"

은우가 허락하자 바로 웃는 상우의 표정에 은우는 이 눈물이 거짓인지 진짜인지 헷갈렸다.

어쨋든 결국 둘은 파티홀로 향했다.
....

은우는 또각거리며 삐그덕거리는 하이힐이 너무 불편했다.

상우와 팔짱을 끼고 가고 있지만 거의 상우에게 기대 겨우겨우 걷고 있었다.

파티 홀 바로 앞 은우는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상우를 툭툭 쳤다.

"ㅈ...저기..."

" 상우 도련님 입장하십니다"

갑자기 큰 문이 열리고 노래와 음식 그리고 사람들이 가득 한 공간이 펼쳐졌다.

"어때요?? 많죠? 환이도 신경 안쓸거에요"

은우는 우물쭈물 하며 결국 상우를 따라 같이 들어갔다.

상우가 진성그룹 후계자다 보니 여자들은 물론 남자들이 지나갈때마다 말을 걸었다.

"어 상우~왔어?? 옆에 아리따운 숙녀는 누구..?"

어떤 느끼하게 생긴 남자가 상우와 은우에게 다가와 물었다.

"아...내가 힘들게 꼬신 여자다 ! 소개시켜줄게 이쪽은 김주원 그리고 여기는 내 파트너... 하은!"

"ㅇ..안녕하세요...그..."

"와 진짜 이뻐요! 여기 사람들 다 똑같이 생긴거같은데 유독 하은씨만 달라요! 하하"

그건 그랬다.

정말 순수하게 예쁜 얼굴을 가진 은우가 시선집중 받을 만 했다.

상우와 지나가는데도 많은 남자들의 관심과 많은 여자들의 질투가 섞인 눈을 다 받아냈다.

은우는 상우와 그 친구가 얘기를 하는사이 주위를 둘러보다 환을 발견했다.

"어...?"

환의 옆에는 재희가 한껏 꾸민 모습으로 드레스를 입은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은우는 가슴 한편이 지끈거리는 통증과 함께 울컥했다.

''뭐지...''

은우는 고개를 돌린 후 바닥을 응시한 채 벙쪄있었다.

상우는 그런 은우를 보고 친구를 보냈다.

"은우씨 왜그래요...? 음료수라도 갖다 드릴까요...?"

"아...괜찮아요..."

은우는 애써 웃으며 손사레 쳤고 다시 상우에게 팔짱을 껴 기댔다.

상우는 기분이 좋은지 방긋 웃으며 화이트 와인을 은우에게 따라주었다.

"먹어요 조금 나아질거에요"

"아..네..."

은우는 상우가 준 와인잔을 받아들고 홀짝홀짝 마셨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상우 ...? 지금 몇시야 왜이렇게 늦어."

은우는 화들짝 놀라며 상우의 등 뒤에 숨었다.

"안녕하세요 상우씨~ 축하해요 "

은우는 재희의 가식적인 눈웃음과 깊게 파인 옷이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아...일이 있어서... 재희씨 오랜만이네요 하하"

상우는 은우를 완전히 가리기 위해 자연스레 재희쪽으로 이동했고 환은 상우의 등 뒤를 유심히 보았다.

그때 은우와 환의 눈이 딱 마주쳤고 은우는 바로 얼굴을 숙여 숨겼다.

"너..."

환이 상우 뒤쪽을 향해 말하자 은우는 움찔하며 얼굴을 머리카락으로 가렸다.

"아... 내 파트너 하은씨... 여기서 만났는데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그래도 인사는 해야하지 않나?"

환은 이상한 눈빛으로 은우쪽을 쳐다봤고 상우는 그런 환의 시야를 가렸다.

" 왜그래 내 파트너한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개시켜줄게"

"...그래 "

환은 그렇게 뒤를돌아 재희와 함께 걸어갔다.

은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상우의 뒤에서 나왔다.

"감사해요..저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같이 갈게요"

"아니에요 ! 화장실 정도는 혼자 갈 수 있어요"

"그럼 저 그림 앞에서 기다릴테니까 얼른 다녀오세요"

"네..."

은우는 얼른 화장실로 향했다.

아까 넘긴 화이트 와인의 향이 입안에 맴돌아 자꾸 거슬렸었다.

화장실에 도착을 했긴 했는데 ... 여자화장실로 가야할지...

은우는 결국 머뭇거리다가 여자화장실로 향했다.

입에 물을 머금고 가글하는듯 입을 헹구었다.

아까 마주친 환은 정말 멋졌다.

평소도 멋있었지만 이렇게 화려한 파티에서 그런 모습의 환을 본것은 정말 처음이였다.

아까 재희와 같이 있을때 느꼈던 기분나쁜 느낌은 무엇이였을까..

은우는 손수건으로 입주위를 닦고 또각또각 걸어나왔다.

"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 했어"

은우가 화장실 입구에서 나오자 뒤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은우는 움찔 하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환이 벽에 기댄 채 싸늘하게 은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ㅈ...저한테...하신 말씀인가요..?"

은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보지? 근데 이건 왜 안가렸을까...너를 알아봐달라고 일부러 안가린건가?"

환은 피식 웃으며 은우의 허벅지 위쪽을 쓸어올렸다.

은우의 허벅지 위쪽에는 무엇에 찔린듯한 흉터가 길게 있었고 항상 바지를 입으니 신경도 안쓰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짧은 치마가 큰 실수 였다.

"무슨... 뭐 하는 짓이에요!"

은우는 당황하며 환의 손을 떼어냈다.

환은 그런 은우의 손목을 잡고 벽으로 밀쳤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건가? 이런꼴로 계속 다닌거야?"

환은 화난듯이 언성을 높혔고 은우는 흠칫 놀라면서 환을 밀어냈다.

"도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는거에요!! 사람 잘못봤어요!!"

"내가 잘못 봤다고??"

환은 인상을 찌푸리며 은우의 손을 위로 결박한 채 입을 맞췄고 은우는 환의 입술을 피하며 입을 열지 않았다.

"읍!! 잠깐!! 흐읍...!"

"이은우 입 벌려 "

29
이번 화 신고 2019-02-17 14:19 | 조회 : 11,025 목록
작가의 말
노옹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