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월요일

어, 어쩌지...

안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 건데..

‘근데, 근데 더 하고 싶어...’

준호가 빨개진 채로 안절부절못하며 두 눈을 빙빙 돌리자 성현이 웃었다.

“풋! 너 지금 되게 귀여운 토끼 같은 거 알아?”

“으에? 네? 으..어..”

고개를 숙인 체 가만히 있는 준호를 말없이 바라보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뭐, 싫으면 말고, 난 먼저 간다.”

준호가 뭐라 대꾸도 하기 전에 걸음을 옮겨 식당을 나가버린 성현은 문을 나가자마자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화악-

“아..미쳤다. 왜케 귀엽냐..으아악!”

한편 아직 식당 안 준호..

“선..배...?”

가버렸다.

화났나?

아냐, 그런 표정은 아니었어.

너무 순식간에 사라진 성현 때문에 당황한 준호는 가라앉은 자신의 것을 보며 황급히 옷을 가다듬었다.

‘미쳤어, 양준호!‘

앞으로 가족이 될 사람하고 도대체 뭘 한거야?

카페에 도착하니 이미 선배는 먼저 와있었다.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를 본 준호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이제 더는 그러면 안돼.’

“화장실 갔다 온다더니 늦었네? 급한 일이었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방긋 웃는 성현을 본 그는 약이 올랐다.

“그걸 말이라고-!”

“???”

‘됐다, 말을 말자.’

집으로 돌아온 준호는 방으로 들어와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뭐야, 나 왜 자꾸 흔들리는 거야..”

나 설마 그 선배 좋아하는 거야?

‘안돼. 상대는 남자라고.’

근데 선배는 왜 자꾸 나한테 그런 행동을 하는 거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니 그런 건 아무리 봐도 보통 사이에 하는 일 같지는 않았다.

그가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설마 선배가 나를!”

에이, 그럴 리가 없지..

“하지만...”

그렇게 머리를 쥐어뜯다보니 어느새 월요일이 되었고,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올 것 같은 느낌이 책상에 업어져 친구들에게 신세한탄이나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선배와의 일은 빼고..큼.‘
드르륵-

“후배! 있어?”

“이야, 저 선배 또 왔네. 어? 얘 어디 갔어?”

시선 집중되는 얼굴을 가진 성현이 귀여운 강아지마냥 방실방실 웃으며 준호를 찾는 모습을 본 그의 친구들은 갑자기 사라진 준호를 보고 당황하였다.

“거기, 준호 친구들이지?”

“네? 아, 네!”

“얘 어디 갔어?”

“글쎄요, 방금 전까지 여기서 신세한탄하고 있던데..”

“흐음...”

그들의 말을 들은 성현은 입 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말했다.

“뭐, 나중에 나한테 토요일보다 더한걸 받고 싶은가보지. 준호야~ 이따 쉬는 시간에 우리 반 안 오면 알지? 그럼 난 간다~”

순식간에 사라진 그를 본 반 여자아이들은 서로 속닥거렸다.

“저 선배 왜케 귀여워?”

“천사의 미소다..왜 우리 반에 이런에 없지...”

그때 교탁 쪽에서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준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망했다...내 인생은 이제 끝이야.”

“어? 너 거기 숨어있었냐?”

“오늘 한강물 따뜻한가...”

“이 새ㄲ 왜이래 ㅋㅋ”

친구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낄낄대고 있었고 그는 바닥에 널브러져 검색창에 물 온도를 검색하고 있었다.

“야, 너 들었지? 이따 올라오래.”

“알아! 안다고..ㅠㅜ”

“근데 왜 그렇게 피하는 거야? 이제 곧 네 친형 된다면서. 매일 한집에서 얼굴보고 살아야 할 거 아니야.”

“흐어어ㅓ....지후야 나 좀 살려줘ㅓㅓㅓ”
* 지후 : 준호 친구, 3화 참고

그가 준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다.

“뭐래.ㅋㅋ 근데 토요일에 뭔일이 있었길ㄹ-”

“몰라도 돼!”

식당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싫어서가 아니라...’

물론 그 일이 있고난 후 성현선배의 얼굴만 봐도 심장이 주체하지 못하지만.

이건 꼭,

“좋아하는 것 같잖아..”

아, 진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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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15 19:05 | 조회 : 5,762 목록
작가의 말
솔레다

오늘은 두개 올릴 꺼예요! 왠지 자유연재가 되고있는 느낌이...ㅎㅎ(매주 월.수.금 오후 9시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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