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윽, 악!!! 그, 그만... 그만..... 죄송해요, 죄송, 흑... 죄송합니다..." 눈물과 콧물로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 자그마한 체구의 소년이 남자의 앞에 엎드려 빌며 남자의 바짓가락을 슬며시 쥐었다. "더러운 천한 것이 감히 어딜 만지는 것이냐!!" 그러나 남자는 소년을 안쓰럽게 여기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더 힘을 줘 소년의 푸른 멍이 가득한 등을 짓밟았다.

소년의 이름은 아론, 윌체스터 남작가의 어린 시종이었다. 아론은 고아였고, 어린 시절부터 어두운 뒷골목에서 쓰레기를 주워먹기를 몇 년, 7살이 되던 해에 거리를 지나던 윌체스터 남작에게 거두어졌다. 말이 시종이었지, 아론은 남작가에서 가축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다. 남작가의 식구들이 마차에 오를 때면 늘 제 몸을 납작하게 말아 마차 아래에 엎드려 발판 역할을 하였고, 복도를 지나다 고개를 살짝만 들어도 천한 것이 어딜 감히 고개를 빳빳이 드는 것이냐, 하며 두드려맞기 일쑤였다. 아침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고, 점심과 저녁마저도 거친 빵 한 조각과 남작가의 시종들이 먹고 남은, 차게 식은 감자수프 반 그릇이 다였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잠을 청하려 하면, 악취가 풍기는 마굿간 옆에 위치한, 나무판자를 대강 엮어 만든 조금 큰 개집에서 웅크려 자야만 했다. 담요 한 장 없이 최대한 몸을 웅크려도 차가운 바람이 불어올때면 쉽게 잠에 들 수 없었지만, 다음날 늦게 일어나면 흠씬 두들겨맞고 하루종일 밥도 먹을 수 없었기에 아론은 억지로 눈을 감곤 했다.

"아으, 아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짓밟힌 아론의 등은 성한 부분이 없을 정도로 멍이 가득했다. 손을 뻗어 아껴둔 약을 등에 찍어바르려 해도 어깨가 찌르르 울리며 큰 고통이 전해졌다. 가까스로 약을 대충 펴바른 아론은 마굿간 옆의 제 집에서 기어나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도 없고 달도 없어 새카맣기만 한 어두운 하늘이었다. 그때였다. "불이야!!"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얼마전까지 아론이 있었던 남작가 치곤 화려했던 저택이 아래층부터 활활 타고있었다. 눈을 크게 뜨며 어, 어, 하던 아론은 서둘러 우물쪽으로 달려갔다. 저택 가까이 가니 열기가 훅 느껴졌지만, 아론은 양동이에 물을 가득 퍼 저택의 입구로 달려갔다. 나무로 된 문은 이미 다 타버려 재만 남아있었고, 1층 복도를 따라 쭉 펼쳐진 붉은 융단은 복도를 불로 뒤덮었다. "하아, 하아, 부엌에서 불이 난 걸까...?"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양동이를 들고 서있던 아론에게로 누군가가 뛰쳐나왔다. "끄으... 으아아악!!!" 아론 자신을 짓밟고, 무참히 폭력을 가하던 윌체스터 남작이었다. 그는 도와달라는 듯 손을 앞으로 휘적였지만, 뒤늦게 물을 뿌리려던 아론의 앞에는 결국 옷에 옮겨붙은 불에 삼켜진 남작의 재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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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03 00:53 | 조회 : 511 목록
작가의 말
겸우

첫 작품이라 오타도 많고, 어색한 표현도 많습니다..ㅠㅠ 연재 주기는 자유이며, 11월 16일 이후부터는 이틀에 한편 정도씩은 올리려 생각중입니다. 첫작품인지라 양도 조절을 못하고 있습니다ㅠ 차차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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