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짜증나

''옳지 이건 이렇게...좋아...좀만 더하면 퍼펙트다''

달칵,달칵,게임 컨트롤러가 움직이는 소리에 반응했는지 무릎 위랑 후드를 쓰고있는 내 머리 위의 고양이 고양이 세마리가 울어댔다.

''잠깐...! 가만히있어봐!''

말을 알아들은건지,녀석들은 금방 얌전히 늘어졌다.

''..언니는 늦으려나~''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던가? 그 말이 끝나자 현관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시정지 해두자'

하고있던 게임을 멈추고,나와 고양이들은 일제히 현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눈에 보이는건 언니의 형상과 뭔지 모를 까만 물체? 여튼 그런게 보여,뇌사고가 정지되었다.

'잠깐,저거 뭐야? 귀신? 언니는 아는 건가?'

그렇지만 언니가 그 물체와 함께 들어옴으로,정지된 뇌사고가 돌아오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ㄱ,고양이-!!!!''

고양이-!!!..라는 엄청난 외침과 함께,그 사람은 집안으로 들어왔다.

''이게 무슨...''

피곤한 기색의 언니가 내 말에 대답했다, 그렇지만..

''아..박하야...''

''ㅅ,소연씨!! 고양이들에 둘러싸인 모습...엄청..엄청 귀여워요!!!''

언니의 말은 그 사람에 의해 끊겼다.

'날 언니로 착각한건가? 그렇다면 언니의 얼굴을 본적이 있는 사람이란 소린데...어머니...의 지인?'

''저기...레오..씨....저..는..여기..있..는데....''

''네? 소연씨 언제 여기에...아,아니..그럼 저 사람은?''

'어머니 지인은 아닌 것 같다. 그 차가우신 분이 저렇게 시끄러운 사람이랑 알고 지낼리가 없어'

''아..동생인 박하..에요...''

''동생? 동생이란게 고양이를 말한게 아니였어요?''

''네...? 제가 언제 그렇게 말했...죠...?''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있는건 좋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됬기에,나는 입을 열었다.

''저기...동생이 고양이라니 무슨 소리인지...?''

레오라는 사람은 잔뜩 칭얼거리며 말했다.

''분명 그랬잖아요-,그래서 이렇게 고양이 용품도 잔뜩 산건데...''

그러자 언니는 반박했다.

''전 분명히...캣잎향과 해산물,그리고..실뭉치...같은 걸 만지길 좋아하는 동생이 있다고만..말했는데...이 말의..어디에 고양이가 들어있나요....?!''

''완전 고양이잖아!''

듣다보니 내가 완전히 고양이 같이 되어버렸기에,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사실...인데...''

평소보다 말끝을 흐리며 말하던 언니는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소연씨? ㅇ,우는거에요? ㅇ,어어..어떻하지...울지말아요......아,어...''

언니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한심하게 보였다.

''안 울어''

''딱 봐도 우는거잖아요! 동생분 때문에 우시는건데 말을 그렇게 하는건 뭐에요?!''

답답함에 끊어지려던 이성의 끈을 붙잡고,말을 이었다.

''생각할 때 저렇게 있는 버릇이 있으니까...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건지...''

''뭐?!''

이 사람도 존댓말을 그만둔걸 보니 꽤 열받은 것 같았다. 엄청난 눈빛으로 날 쳐다보던 그 사람은 생각을 마친 듯한 언니의 한 마디로 자신의 시선을 돌렸다.

''미..안...''

''소연씨! 이제 괜찮아요?''

언니는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며 말하는 그 사람에게 당황한듯이 말했다.

''네...?''

그러자 그 사람 역시 당황한듯했다.

''ㅇ,어라...? 울던거...아니..였어요...?''

''...네...잠깐 생각....을 좀...''

언니의 말은 날 기세등등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봐봐,내 말이 맞지?''

약간 표정이 굳어버린 그 사람이 중얼거렸다.

''애도 아니고...그거 가지고 이렇게 기세등등한 표정을 짓는게 뭐야...유치하네''

''뭣....''

표정을 일그러뜨린 나와 눈이 맞자,그 사람은 작게 말했다.

''아..들렸나보네,미안해? 박하사탕''

박하사탕,이것은 분명 나의 이름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이 분명했다. 그도 그럴게,뒤에 옅게 비웃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이 새끼가...''

한 대 치고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언니가 앞에 있기에 그럴 수 없으니 참았다.

'참자...참자...참을 인,참을 인....후....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을 면한다..참을 인.....'

이런 말을 속으로 되내고 있을 때 약간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스쳤다.

''박하야...어디 아파...? 안색이..안..좋아...''

티가 났던걸까,그 말이 끝나자 조금 걱정된투로 언니는 내 얼굴을 만졌다.

''..별거 아니야,원래 이런 표정이잖아-,안 그래?''

옷깃이 얼굴에 닿아 온기가 전해져오니,나도 모르게 웃어보였다.

''그..런가...?''

후드를 써 얼굴은 보이지 않았기에 슬며시 언니의 후드 지퍼를 내리면서 말했다.

''집에선 지퍼 정도는 내리기로 했잖아,약속은 지켜야지''

''그랬..었던가...? 기억이..잘...''

조금 더 이러고있고 싶었는지,기억이 나지않는 척을 하던 언니는 어딘가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소연씨,박하사탕이랑 무슨 얘기를 그리 재밌게 해요?''

그러고보니 이 자식이 있단걸 완전히 잊고있었다.

''박하..사탕..?''

''그렇게 부르지 마라.....''

내 경고를 가볍게 무시하고선,이 자식은 웃으며 언니에게 말했다.

''소연씨 동생이요,이름이 박하라면서요? 별명 하나 지어준거에요''

그러자 언니는 말했다.

''오오....레오씨,네이밍 센스...괜찮은...데요...? 박하...박하사탕...''

''참고로,나는 그 별명 싫으니깐 말이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언니에게 단호히 말했다.

''아..알겠어....''

언니가 조금 시무룩해진듯 말하자 그 자식은 말했다.

''부르든 말든 자유아닌가-?''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하하,언니면 몰라도 너는 안돼요 이 자식아''

그러자 그 자식이 말했다.

''아아,너무하네~''

'가식적인 놈'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ㄱ,그러지 말고...앞으로 만날 일 많을테니까...서로..친해져야해...?''

언니의 말이 끝나자 그 자식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앞으로 잘부탁해,박하..사탕...?''

속에서부터 울컥거리는게 느껴졌지만 참은 후,그 손을 꽉 붙잡고 나는 말했다.

''일단은 끝내자고...짜증나는 레오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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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0-09 20:38 | 조회 : 1,387 목록
작가의 말
큐브씨

시ㅡ상에ㅔ 벌써 10월..면목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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