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만남은 누구보다도 특별하게

''엿차.....아..진짜 무겁네...''

내 이름은 레오,보통 사람처럼 보이겠지만,나는 살인마에 통칭 싸이코패스? ..라고 불리는 성격인 사람이다. 그리고,난 지금 시체를 옮기는 중이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너무 오래걸리니 넘어가고. 일단 나는 살인을 저지르고 그 자리를 피할만큼 널리고 널린 초보들이랑 다르게,자신을 살인에 대해선 프로라고 자부하는편이다. 뭐,누구한테도 말 못하는 취미 생활이지만?

''무거운 시체씨를 처리하러 간다네-,레오는 언제나 깔끔하게 시체를 처리하는 유능한 살인마-''

골목의 모퉁이를 돌때 쿵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나와 부딪친 누군가는 뒤로 밀려나가 주춤거리다. 이내 균형을 찾은듯 멈춰섰다.

''....시체..''

이런,야단났다. 누군가에게 이 모습을 보이면....! 은 무슨. 나랑 부딪친 그 사람은 검은색 후드집업의 지퍼를 머리 끝까지 올려 얼굴도,핏자국도 보이지 않았지만 피냄새가 끝내주게 난다는 것,그거 하나만은 확실했다.

''..조심..하는게 좋을 걸요...오늘은 쓰레기 처리날이라...이 시간엔....의외로 사람들...많이 나오니깐...''

날 뚫어져라 응시하며 충고를 하듯 말한 그 사람은,그 말을 마치자 돌연 앞을 보며 걸어갔다.

''헤에~,여기 사정을 잘 아나봐요? 근데,이 동네, cctv같은건 없으니까 목격자같은건 그냥 처리하면 되잖아요?''

''......마음대로....하세요....걸려도...모르니까....''

조금 뜸을 들이다,그 사람은 말했다.

'하아....이런 모습을 걸린적은 처음인데 말이지....뭐라고 해야될까,오늘은 운수가 좋지않은것 같기도하고...'

그런 생각을 하고있을 무렵,저 멀리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걸 그 사람도 느낀 것인지,인기척이 느껴졌던 곳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인기척...느꼈죠...?''

''..말도 말아요,그것도 못느끼면 진작에 경찰한테 잡혀서 감방갔지''

''한 명...? 두 명...? ....발소리만 듣자면...한 명..이지만....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요....그 쪽은...어떤 것...같아요...?''

''확실히 두 명인것 같네요. 게다가..이 상황에서 도망친다고 해도 당신은 모르겠어도 이 쪽은 시체때문에 금방 발각될거라구요..이것 참 난감하네요....''

내가 머리를 긁고있을때,그 사람은 뭔가를 결정한듯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도와...줄게요..타인을 신용하는짓은 잘 하지..않지만....감옥가면...곤란하잖아요..? 만약 그 쪽이 경찰한테 잡혔을때 나에 대해..언급을 하지않는다는..보장도 없고....그러니까....''

그러더니 절대 열릴 것 같지않던 그 후드집업의 지퍼를 내리며,이렇게 말했다.

''...모든 걸 운에 맡겨보자고,네 연기력도 한 몫 하겠지만?''

말투도,분위기도 모두 바뀌어,그 사람은 어느새 뛸 준비를 하고있었다.

''?! 잠깐만요,지금 뭘 하려고...!''

''..나 믿고 그 시체 업고 따라 뛰어와,적당히 분위기 맞추고''

대답할 틈새도 없이,그 사람은 엄청난 속도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바보같은...! 이 시체를 들고 그 속도를 어떻게 맞춰가라고!''

...라고 말하고싶었지만,어느새 나도 모르게 시체를 업고 뛰어가고 있었다.

.

.

.

.

인기척이 느껴진 곳에 다다르자,그 사람은 울면서 두 명의 사람을 재촉하고 있었다.

''부탁..이에요...! 거짓..말....아니니깐.....! 119..119좀...불러..주세요...!''

''아니,갑자기 나타나서 대뜸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하면 어느 누가 믿어줘요?! 장난 그만하고 그만 집으로 돌아가요!''

연기력이 필요하단게 이 뜻이였나...뭐,난 적당히 맞춰주면 되겠지.

''야,어떻게 됐어...?! 119불렀어?! 이 사람 진짜로 죽는다고!''

시체를 업은 채인 내가 나타나자,모녀로 보이는 두 사람은 경악했다.

''아..아니..청년...이게 무슨...!''

이 때다 싶었는지,그 사람은 모녀에게 말했다.

''빨리요...!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구요...!''

다리의 힘이 풀린듯 연기까지 해가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면서.

''엄마,이거 진짜야! 멍하니 서있지만 말고 빨리빨리!''

''어? 어어..!''

딸이 재촉하자,정신을 놓고있던 딸의 어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꺼내 전화를 하며,손보다 더 떨리는 목소리로 구급대원에게 말했다

''저...저기...여기는,서울시 ○○구 ○○동...인데요...여기 사람..사람이...!''

당황의 무게가 느껴지는듯,눈물이 눈에 그렁그렁 맺혀,이내 볼을 타고 떨어졌다.

''빨리 와주세요..! 이 사람...이러다가 진짜 죽는단 말이에요...!!''

전화를 끝마치고,주저앉아있던 그 사람에게 울면서 사과를 하며 딸의 어머니가 말했다.

''미안해요...미안해...내가..믿지를 못해서...저 사람이 죽으면... 내가...다 잘못한거에요...그러니까..그러니까...''

미안함과,당황이 섞여,횡설수설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올때 즈음. 삐뽀- 삐뽀-,시끄러운 사이렌 소리와 함께,구급차가 도착해 이미 죽어버린 사람의 안위를 살피고있었다.

''...환자분은...안타깝게도 사망하셨...습니다''

죽었다는 소리에 충격을 받았는지,딸의 어머니는 땅에 엎어져 오열을 하기 시작했고,딸은 그런 어머니를 부축해 집으로 구급차와 동반한 경찰들의 확인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죽었..다니...그런....! 이 사람이 무슨 죄가 있다고....''

경찰은 그 사람이 얼굴을 가리고 우는 모습을 보더니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피해자와는...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친구를 집까지 바래다 주려다가 이곳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골목 모퉁이에서 저 분을 발견했어요,친구는 피가 철철 흐르는 상처를 지혈하다가 저렇게 피 범벅이 됬구요''

''그런가요...혹시 사고 현장은 목격하셨는지..?''

범인인 사람이 이걸 듣다니...뭔가 새로운 느낌이다.

''사고 현장은 잘....그나저나,이만 가봐도 될까요? 친구가 많이 놀란것 같아서 빨리 집에 데려다주고 저도 가야겠네요''

''알겠습니다,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레오입니다,증언이나 조사가 필요한 경우엔 이쪽으로 연락주세요''

''아,네''

경찰들은 사고 현장을 조사하기 위해 더 투입되겠지,빨리 저 사람 데리고 가야겠구만.

''야,일어나...데려다줄게...''

마지막까지 연기를 계속하며 그 사람은 대답했다.

''.....응..알겠...어....''

사이렌 소리가 점점 멀어져,더 이상 경찰들의 목소리도,사람의 인기척도 느껴지기 않게 되었을때,그 사람은 말했다.

''...기대 이상으로...잘해주셨네요....''

''헤,칭찬은 감사히 받죠. 그나저나..얼굴이 어떻게 생겼길래 보여주질 않는거에요?''

그 사람은 예상했던 질문이라는 듯 대답을 했다.

''...겨우..그런게..보고싶은..건가요...?''

''솔직히 그 확 변하는 성격이랑 목소리 같은 것도 엄청 궁금하지만...제일 궁금한걸 물은거니까 빨리 보여주셔야죠,안 그래요?''

별 수 없단듯이 한숨을 한 번 쉬고 그 사람은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퍼가 정확히 얼굴을 보여줄 정도까지 내려오자 그 사람은 말했다.

''...됬..나요...?''

그 사람은,그 사람을 남자라고 굳게 생각하던 내 머리 속이 새하얘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반짝이는 은발에,붉게 빛나는 두 눈. 반하지 않고서야 못배길 외모였다.

'?!?!?! 왤케 예뻐?! 잠만 내 심장!!!!'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그 사람은 급히 지퍼를 다시 올려버렸다. 그런 모습이 왠지 모르게 귀엽게 느껴졌다.

'설마 이런게 사랑? 어째서지? 평생 이런 감정 느껴본적이 없었는데...'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몸에 힘을 주고 그 사람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흠흠...그 쪽...아니..레오..씨에게..할 말이...있어요..''

''뭔데요? 도와줬으니까 나도 할 수 있는 거라면 최선을 다해서 당신을 도와줄게요''

듣고싶었던 대답이였는지,그 사람은 조금 힘을 풀고 말을 있기 시작했다.

''..고마..워요..다름이 아니라...레오씨와...동업을...하고 싶어요...''

동업? 이 사람이 내게 동업을 제안 할 만한 것이라곤,생각할 필요도 없이 살인 정도밖에 없었다.

''...살인에 관련 된거,맞죠?''

''...네..가능하면...지금 대답을...해주셨으면...한데...''

옷자락에 가려진 손들을 마주대며 대답을 기다리는 그 사람의 부탁을,거절할 수는 없었다.

''완전 좋아요! 동업? 까짓거 해보죠 뭐!''

이크! 무심코 본심이 나와버렸다아...!

''...일단..저희 집으로..가요...여긴...누가 들을 수도...있으니까....''

자박 자박,짤막한 걸음을 이어가다 뭔가가 생각났다는듯 그 사람은 뒤를 돌아 내게 말했다.

''아...그리..고....제 이름...박소연...이에요....앞으론...이름..으로...불러주세요...''

이름을 알려주는 그 사람,아니 소연씨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소연...박소연...이라,예쁜 이름이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휩싸이고,그 감정의 정체를 알게되고. 오늘은 도대체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사건의 연속이지만,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이 사람이 나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거라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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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18 22:15 | 조회 : 1,279 목록
작가의 말
큐브씨

시상에 시험 끝난지가 언젠데 이걸 이제야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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