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제월 4화

무능하고 지갑만 가득 찬 백작들이 없는 회의는 순조롭게 끝났고, 기분이 좋은 홍련은 술 저장창고에 들어가 와인을 몇십병씩 꺼내 회장으로 달려가 놀자고 했다. 그가 잔뜩 행복해진 얼굴을 달고 회장 문을 열려던 순간, 홍련과 같이 청나라에 온 홍나라의 병사들이 홍련의 어깨를 붙잡았다. 홍련은 짜증나는 듯 병사들에게 한마디 쏘아붙이려 했지만 근심이 가득해진 그들의 얼굴을 보고 멈칫했다.

"....왜 그러는 것이지?"

"그게 말입니다, 홍련폐하..!! 지금 홍나라에....!! 홍수가 있다 합니다...!!"

"...뭐?? 자세히 말해봐라."

"홍나라의 광장에 갑자기 왠 부적이 나타나 오물들로 가득찬 오수가 갑자기 흘러나와 홍나라를 삼켰다고 합니다...."

".....!!!!!!!!"

쨍그랑--!!!!!!!!!!!

홍련이 들던 와인병들이 그의 손에서 깨지기 시작했다. 홍련의 손은 와인이 묻었는지 피가 나오는지 모를 정도로 시뻘게졌다. 홍련의 헤벌쭉하던 눈과 입은 순식간에 변해갔고, 그동안 그를 편히 대하던 시녀들도 움찔, 몸을 떨었다. 청성의 공기는 얼마나 뜨거워졌는지, 지금 이곳이 뜨거운지 차가운지 모를 정도였다. 그 분위기에 청명은 미간을 찌뿌렸다.

"홍련. 아무리 화가나도 내 성은 건드리지 말아라."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도 갈것이다. 청린, 청림. 너네들은 이곳에 남아있도록 해라. 그리고 황월, 넌 따라와."

"넵."

청명은 근처에 조마조마하며 대기하던 시녀들을 불러 그가 여태까지 입고 있던 치렁치링한 옷들을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황월의 신관복도 전투복으로 갈아입혔다. 물론, 처음으로 청나라의 전투복을 입은 황월에겐 모든 게 어색했지만 말이다. 청명은 그러고서 황월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무엇이지요?"

"많이 흔들려도 참아. 이게 홍나라에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니까."

"도대체 그게 무-"

쉬이이이이이이이익-----!!!!!!

동양에선 축지법, 이라고 불리는 원인모를 마법이, 청명과 황월, 홍련을 순식간에 홍나라로 이동시켜주었다. 청명이 어느날 설명해주었던 홍나라는 아름다운 홍빛 보석들로 가득한, 멋진 나라라고 소개해줬을텐데, 황월이 지금 보는 홍나라는 오물들로 가득차있었다. 번쩍번쩍, 위에서 떨어지면 꿰뚫릴 것만 같은 날카롭고 빛나는 홍탑은 빛을 잃은채, 쓰레기에 덮여져있었다. 홍련의 얼굴은 황월이 본 그 어느때보다 무서워졌다. 홍련의 쇳물처럼 끓어 넘치는 마력때문에 홍나라는 엄청, 엄청 무서워지고, 무거워졌다.

청명은 홍탑 근처에 재빨리 날아가 그곳의 중심인 광장에 놓여진 거무축축한 부적을 떼고 자신을 닮은 푸른 불꽃으로 불태웠다. 그랬더니 천년은 청소해야 깨끗해질 것 같았던 쓰레기들과 오수들은 금세 불꽃에 빨려들었다.

" 검은 부적에 오물들...주흑인가..."

청명은 주위를 둘러보다 이내 광장에 있는 가게 하나를 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그 가게에 길다랗고 날카로운 얼음 창을 던졌다. 창이 가게 간판에 정확히 박히고, 간판에는 똑똑똑, 시커먼 핏방울들이 떨어졌다. 아무것도 없던 가게 간판에는 서서히 그림자가 생기고, 누군가의 인영이 나왔다. 침식될것만큼 잘생긴 인영. 틀림없이 주흑이였다. 주흑의 얼굴을 본 순간, 청명은 강한 살기를 내뿜었다. 근처에 있던 홍련과 황월이 느낄 수 있을만한 살기를 말이다. 그에 답하는 듯, 홍련은 황월과 같이 광장에 갔고, 주흑은 도망치지도 않으며 가만히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꿍꿍이로 가득 찬 웃음이 있었다.

사실 황월은 '진짜' 주흑을 본건 이 순간이 처음이였다. 주술로 만든 가짜인, '인형' 주흑은 물론 잘생겼지만, 실제로 보는 주흑은 훨씬, 훨씬 더 잘생겼다. 인형보다 배는 더 좋아보이는 탄탄한 몸, 보석을 갈아서 만든 듯 한 밤하늘 같은 머리. 그리고 온 세상을 밤하늘로 채울 것만 같은, 달같은 눈동자.

인형인 그가 웃을 때는 무서운 기분이 들었지만, 살아있는 주흑의 웃음은 세상의 모든 경국지색들의 마음을 꿰뚫을만했다. 하지만 그 외모가 홍련과 황월, 청명이 주흑을 공격못할 변명이 되지는 못한것 같다. 홍련의 몸에서 주작같은, 붉고 뜨거운 기운이 쏟아 넘쳤고, 그의 몸에는 붉고 불투명한, 청명의 비늘같은 깃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에...??설마 홍련님도.."

"....맞아. 홍련이도 인간은 아니야. 그리고 주흑도..."

"..??주흑은..뭔데?"

"..강철이. 이무기가 되지도 못한, 비운의 미물."

홍련

성별: 남자

직업: 홍나라의 왕

종족: 주작

나이: 18

키:187cm

몸무게: 69kg

외형: 목까지만 오는 흰머리, 빨간 눈, 길쭉길쭉하고 적당히 불끈불끈한 흰 몸

능력: 불, 염화, 보석생성

성격: 평소대로라면 애같지만 진지한 상황이 들이닥치면 그 누구보다 무서워지고 진지해진다. 능글맞다

좋아하는것: 보석, 홍나라, 황월, 청삼들

싫어하는것: 주흑

잘하는것: 마법전투, 욕, 애교

못하는 것: 없다

공포증: 없다

알오버스 세계관에선?- 열성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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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6-23 13:05 | 조회 : 2,950 목록
작가의 말
비에루다이스키

필력이 딸린다....여러분ㅠㅠ 제가 이놈의 4화때문에 며칠을 힘들어했답니다!(전투씬을 할까 고민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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