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염상정 8화

황월은 죽을힘을 써 자신의 손발에 다시묶인 수갑과 족쇄를 뜯었다. 황월의 눈은 형형한 핓색으로 물들었다. 황월이 있는 방은 창문하나 없었고 나갈 수 있는 곳은 당랑 문 하나 뿐이였지만, 황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향해 뛰어갔다. 문은 당연하게도 잠겨있었지만 황월은 문을 뜯어 뛰쳐나갔다. 황월은 이상하게도 힘이 넘쳐났다. 촉수들이 황월을 향해 공격했지만 아까전에는 너무나도 강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이제는 황월의 손끝에서 부서져가기 시작했다.

"어째서지?"

황월은 이제 기척을 숨기는 주흑마저 발견해낼 수 있었다. 주흑의 꼴은 말이 아니였다. 그의 능글맞고 늘 웃고 있던 얼굴은 없어진지 오래였고, 늘 완벽했던 옷가지는 흐트러져 있었다.

"이-이럴리가 없는데에에.....너 설ㅁ-"

"닥쳐라, 주흑신관."

주흑과 황월의 근처에 있던 벽이 무너져내렸다. 그리고 벽뒤에는 청명과 청림, 청린과 청의 병사 몇명이 있었다. 그리고 수백, 아니 수천가지의 부적들이 주흑의 몸을 휘감았다.

"끄윽....청..명이 개......"

주흑은 결국 쓰러졌고, 그의 몸은 재로 변했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가 있나 싶었지만

"안심해. 저 몸은 '진짜' 주흑신관의 수많은 인형일 뿐이야."

"화-황제님......"

청명의 손이 황월의 어깨에 닿았다. 그 전까지는 차갑기만 했던 손이 조금씩은 따뜻해진 느낌이였다. 청명은 전날밤때문에 잔뜩 자국이 남은 황월의 몸과 얼굴을 보며 잘생긴 미간을 잔뜩 찌뿌리기 시작했다.

"황제님....혹시 무슨 일ㅇ-"

청명이 황월을 살포시 들어안아 입을 맞췄다. 주흑의 싸늘한 공간이 청명의 의해 부드러워진 기분이 들었다.

"보고....싶었다"

"그래 황월장군~ 있지 청명요녀석이 너가 없어져서 13명의 침노를 안다가 다 맘에 안들어서 며칠을 혼자 잤다잖아~"

청린이 와서 쨍알쨍알 떠들었다. 정말 전쟁에서와는 다른,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설마 아무리 '그' 청명이였어도 하루에 침노 13명을 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잠깐....제가 여기 얼마동안 있었죠?"

"일주일^^"

"어...."

황월은 자신이 며칠이나 주흑과 그의 촉수들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알자 기절했다. 황월은 자신이 쓰러지자 청명이 진심으로 당황했다는것을 언뜻 본것만 같았다. 이상했다. 자신은 분명 침노고, 청명은 황제인데 말이다.

황월이 기절했을 동안 청린은 청명에게 안겨있는 황월을 보며 말했다.

"쯧, 황월장군도 불쌍하지. 어떻게 너같은 녀석이랑 엮이냐? 그나저나, 너 왜이리 황월장군에게 집착하니? 너 설마 황월장군 사랑하냐?"

".....?뭔말이야 누나?"

"아니, 넌 황월이 없어져서 13명은 커녕 일주일에 55명의 침노를 상대하다 모조리 죽였잖아. 안 힘들었어?"

"안 힘들었어"

"하긴, 너는 우리와 같은 '청룡'이니까 힘들지도 않겠지. 아무튼! 너 혹시 황월장군 사랑하니?"

".....사랑같은거 안해. 사랑을 하면, 난 이제 우리 어머니처럼 되어버리니까."

"아, 그렇지... 근데 난 황월장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청명들이 성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늦은 밤이였다. 청린과 청림은 각자 방에, 병사들은 제 할일을 마저 하러 나갔다. 청명의 방에 남은 건 황월과 청명, 둘뿐이였다. 청명은 조금씩 침대에 누워있는 황월에게 다가와 서서히 그의 옷에 끈을 풀기 시작했다.

"내가. 널. 얼마나 보고싶어했는데."

청명이 황월의 가슴팍에 손을 대려는 순간, 청린이 급하게 문을 열었다.

17
이번 화 신고 2018-06-11 16:53 | 조회 : 4,024 목록
작가의 말
비에루다이스키

판타지 소설 3위 감사합니다ㅠㅠ 그나저나 이제 청명이네 종족이 밝혀졌네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