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아, 말과 생각이 다르게 나왔어요.”

아무 말도 안한다는 길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나마 이러는 게 나을듯하다. 어차피 내일 만나게 될 것 지금까지 고통 받은 걸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전 보다 내 삶이 쾌적해 질 수도?

“항상은 아니지만 가끔은 징그럽습니다. 회장.”

‘이러다가 한 대 맞아도 가만히 있자.’

라온은 문 쪽으로 다가가면서 회장을 혐오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솔직히 왜 여자들이 꺅꺅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서.......그러니 제발 그 짓 좀 그만하시는 게, 일단 전 그런 걸 좋아 하는 게 아니라서.”

말해버렸다. 속으로만 항상 삼키던 것 들이였는데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근데 말하지 말걸 그랬다. 점점 저 눈이 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존경을 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저도 커버 치기 힘이 들거든요.”

‘됐어 잡았다!’ 나는 나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달칵

‘어라? 문이 왜 안 열리지......’

하지만 학생회실 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안 열릴걸. 이번에 당직 쌤 체육선생님 이거든 그래서 확인도 안하고 잠갔지.”

점차 뒤에가 시려진다. 이윤은 화가 난건지 목소리가 차게 식어 온몸을 차갑게 얼린다.

긴장해서 인지 손끝이 차가워진다.

저벅저벅

점점 발걸음 소리가 가까이 다가온다. 쿵- 하고 울리는 소리가 방안에서 흘렀다.

이윤은 벽 사이에 라온을 두고는 창문 쪽으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양쪽 사이드를 막아 내고 라온의 뒤에서 시린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날 그런 식으로 생각 했다니? 넌 내가 널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모를 거야. 안 그래?”

“배려라고요? 제가 그것 때문에 애들한테 얼마나 해명을!!”

“역시 넌 몰라.”

“네? 그게 무슨?”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뒤로 돌아 회장의 표정을 살피려고 했지만 그다음에 회장이 하는 행동 때문에 그럴 수가 없어 졌다.

몸을 돌리자 이마에 차가운 감촉이 느껴진다.

“ㅈ..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열 재는데? 너 아까 왜 쓰러진 건지 기억 안 나지?”

“제가 언제 쓰러 졌다고! 그리고 회장이 일일이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거의 충동적으로 당황해 소리를 질러버렸다.

‘잠깐 아닌가?’

***

나는 분명 학생회장실에 도착을 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할 때 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고 문에서 떨어지려는 순간 문이 열리며 난 문에 머리가 부딪혔다. 난 그 충격으로 바닥에 쓸어졌고 의식이 멀어지기 전 회장이 날 뒤에서 끌어안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문을 연 사람도 얼핏 보였지만 신경 쓸 수가 없었다. 항상 완벽했던 그의 학생회장이라는 가면에 금이 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존경하던 모습에 금이 간 것에 난 놀랄 수밖에 없었고 그 순간 나는 마치 수면위에 물속으로 가라않듯이 정신은 아득해져만 갔다. 마지막으로 본 그의 모습은 다급하고 초조해보였다.

'안되는데, 이렇게 쓰러지면…….'

그렇게 난 정신을 잃었다.

***

“아-”

나는 신음 한번을 내뱉었다.

“이제 기억났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확실히 이건 내 잘못이니깐.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을 계속 흘러가고 우리 사이에는 정적만 흘러갔다.

‘정신 차려 넌 이제 그때 나약 했던 서윤이가 아니라고.’

입을 때고 싶었지만 도저히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

오랜 생각을 접고 말을 하려고 하는데 때 마침 발자국 소리가 났다.

뚜벅뚜벅

그들은 학생회 실로 오는 것 다가오고 있다.

“아니 안에 분명 사람이 있다니깐요.”

“아- 없다니깐. 내가 확인 했다고. 귀찮게 정말.”

“저랑 내기 하실래요?”

“하! 내가 너랑 왜 하냐?”

“자신 없으심? 쌤 무서워요?”

“가치가 안 느껴져서다.”

체육 선생님은 한숨을 내쉬며 학생회실 문을 열려고 했다.

‘다행이다.’

나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정말 다행 이였다. 이윤이랑 단둘이 밤을 새면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빠져나가려고 몸을 비틀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커다란 두 팔이 나를 감싸 안았다. 나는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이 쳤지만 놔주지를 않는다. 나는 작게 소곤소곤 대었다

“이것 좀 노세요. 저 두 사람이 오해하잖아요!!”

그러자 이윤은 말없이 나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나?”

“네? 지금 뭐라고?”

달칵 대답을 들을 세도 없이 문이 열려 컴컴했던 방안이 빛으로 가득 찼다. 두 사람이 들어오려고 하자 회장은 나를 가두었던 품속에서 나를 놔 주었다. 얼굴이 왠지 슬퍼 보였다.

‘아니? 왜? 그런 표정인건데요?’

그러고는 문 밖에서는 내 남동생인 하진이가 안으로 들어왔다. 하진이는 나를 발견해 반가 운 것 같았지만 갑자기 표정이 굳더니 다시 웃는다.

“누나 이제 집에 가야지.”

“어? 어!”

“제가 말했죠. 아직 사람 있다고.”

“헐 진짜네.”

“이제부터 제발 꼼꼼히 좀 살펴보세요.”

하진이는 해맑게 웃으며 나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뒤에 있는 이윤을 노려보다가 시선을 거두고 밝게 말했다.

“그럼 저희는 늦어서 가볼게요.”

그러고 나는 하진이의 손에 의해 끌려가다 십이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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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5-21 12:53 | 조회 : 381 목록
작가의 말
나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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