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고등학교 입학식 날 아침. 은유가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겨울방학에 있었던 학교 설명회에서 같은 초등학교 출신인 친구 별을 만나 안심이 됐던 것이다. 은유가 교문에 들어섰다. 그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은유야~~”
은유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알아서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은유야, 은유야!”
뒤에서 손이 은유의 어깨를 살짝 두드린다.
“들렸어, 한지호. 너도 여기로 온거야?”
그제야 지호가 뛰어 오느라 가빠진 숨을 고르며
“응! 우리 또 3년 동안 잘 지내보자~우린 정말 인연이 깊은 가봐! 그치?”
밝은 지호의 표정과는 달리 은유가 고개를 저으며
“시끄러... 또 피곤하게 생겼네. 휴~”
“ 채은유!!”
은유가 돌아보니 검은색의 긴 생머리를 한 예쁘장한 소녀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윤별~~응? 뭐야, 너? 그새 파마 푼거야?”
“ 아~응! 혹시 걸릴까봐.”
“ 넌 한 게 더 예쁜데~”
“누구야?은유 친구야?”
지호가 옆에서 묻는다. 별이 어리둥절해하며 지호와 은유를 바라본다.
“저 남자애, 너랑 아는 사이야?”
은유가
“아 얜 내 중학교 동창 한찐따, 아니 한지호야.”
“ 은유 너무해! 찐따라니!”
“응응 그만 찡찡대. 얜 윤별이야, 별. 초딩 때부터 친구.”
지호가 활짝 웃으며 별에게
“와- 너 외모랑 이름 잘 어울린다! 전부 다 반짝반짝 빛나!”
그 말에 별이 얼굴을 붉히며 은유에게 소곤거린다.
“야, 니 친구 진짜 살갑다. 남자애가 ㅎㅎ”
그러자 은유가
“한지호 얘가 너 부담스럽대. 또 따 당하고 싶냐? 적당히 해.”
“앗, 부담스러웠다면 미안해...”
지호가 풀이 죽어 사과하자 별이 당황하며
“아, 아니야. 지호야.”
그리고 은유를 향해
“채은유, 내가 언제 부담스럽대!”
그 때 누군가가 지호의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
“아야! 사람을 치고 갔으면 사과를...”
순간 말을 하던 지호가 입을 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