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저기..."
한 카페에 들어와 앉아있는 겸이와 합동무대를 했던 3명의 사람이 건너편에 앉아있었다.
언제인지 그의 앞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놓여있었다. 어떨떨한 기분으로 겸이는 조용히 마셨다.
" 웁...써.."
커피를 처음 먹어본 겸이로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무척이나 맛없고 썼다.
" 커피 안 좋아하니??...요즘 애들은 다 먹길레
괜찮을 줄 알았는데.. 다른거 시킬까??"
겸이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는 이 커피보다
더 우선되는 것이 있었다.
" 근데....저는 왜 부르셨나요?..."
"아까 바이올린 연주한거 너 맞지???"
" 네..?? 아...맞는데요"
" 혹시!! 우리 클럽에 안 들어올레?!!!.."
" ㅋ...클럽이요??..."
계속 주도해서 말하던 여자분을 제치고
오른쪽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 그래!! 아까 우리가 연주하는거 너도 들었지??
그런것처럼 음악을 함께 연주하는거야"
" 그래!!얼마나 즐거운데!!!! 너도 우리 연주가 멋지다고 생각했지??"
" 아... 네.. 풍부한 연주였어요.."
풍부했다는 말에 가운데 여자가 활짝 웃었다.
" 근데...구지 왜 저한테.."
계속 조용히 있던 왼쪽 여자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당연히 니 연주때문이지!!..."
"제 연주요..?"
"그래!! 난 그렇게 바이올린을 잘 치는 일반인은 처음봤어!! 우리들이 한 연주보다... 훨씬 가득한 느낌이랄까?? 묵직했었지!!"
"가..감사합니다."
''이 사람들.... 뭔가...활기차시네..''
지금껏 할머니나 아저씨들 하고만 이야기 했기에
이런 느낌의 활기참과 빠른 말은 처음이였다.
그래서인지 따라가기에 버겁기까지 했다.
" 그러니까!!..... ㅇ...아 저기...그러고 보니 니 이름을 모르는구나 하하..!!"
무엇보다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너무 뜬금없달까...''
"나는 공백연이고 피아노치던 사람이야
얘는 모재연이고 첼로역이야"
" 나는 서하경..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어.
니 이름은 뭐니..?"
" 이름..이요?.."
''이름''이라는 단어에 겸이는 어두운 얼굴을 지었다.
" 한 겸..인데요.... 그냥.... 동생이라고 부르시면 되요.."
" 왜??....겸이.. 좋은데.."
겸이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아..저기..."
우울한 분위기에 백연이가 당황하며
상황을 풀기 위해 애썼다.
" 하하핫!! 그래 동생 친근감있고 좋지!!!"
그냥 그렇게 넘어가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 그래서 들어와주지 않을레??"
" 전...도움이 되지 않을텐데..."
" 충분히 된다니까!!.. "
저리 눈을 반짝이며 말하니 딱 잘라 거절하기도
뭐했다.
" 그러면....ㅊ..체험기를 가질 수 있나요.."
"물론이지!!!"
겸이가 하는 수 없이 약 2주동안 해보겠다고 하자
백연이가 종이와 팬을 꺼냈다.
" 전화번호랑 집주소 나이 좀 알려줄레??"
" 아..번호는 010 - 3434 - 2121이고..
나이는 고1입니다. 집은..시골에서 오늘 올라와서
아직 구하지 못했습니다."
" 뭐?? 그럼 어떻게 자려고!!?.."
" 저도..잘.."
겸이가 곤란한 표정을 짓자 재연이 말했다.
"그러면 당분간 우리 작업실에서 자지않을레?"
" 어!!괜찮다. 이불이랑 베개 정도는 가져다 주고!
화장실이랑 정수기 다 있으니까
어때 거기서 일단 지낼레??"
"ㄱ..그래도 되요??"
"물론이지! 그대신 2주동안 꾸준히 우리랑 연습해야 한다?"
겸이는 지금까지 그들의 인상을 모두 버리고
이 세 사람들은 무척 친절한 이들이라고 생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