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스승의 날(2)

아침부터 옆집이 시끄럽다. 이유는 두개.

밥을 먹지 않던가 양치질을 안하던가. 곧 있다가 어린 남자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난 자연스럽게 비번을 치고 들어와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랜다.

옆집에 살고 있는건 우리 학교 인기 과학선생님인 김하늘선생님과 그의 아들 김한솔이 살고 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데 힘들때마다 내가 와서 도와준다. 김하늘은 보답으로 아침에 날 데려다준다.

"한솔아 형이랑 놀자 어때?"

몇시간뒤, 점심 먹으라는 소리에 우린 식탁에 앉았다. 한솔이는 신나게 논 탓에 졸음이 찾아와 결국 밥 먹다가 김하늘 품에서 잠들었다.

"아 쌤 나 자고 가면 안돼요?"

"상관없는데 부모님은 허락하셨어?"

"부부여행 갔어요 동생년은 지 친구네에서 자고온대요"

"말 이쁘게 해라"

"네네"

자기는 학교에서 욕 드럽게 많이 하면서 꼭 나한테만 그래. 난 자연스럽게 김하늘 방에 들어가 노트북을 켰다. 아 물론 학교용으로 쓰는 노트북이 아닌 개인 노트북을.

"아!! 내가 다운한 영화 누가 삭제한거야?!"

"손이현 누가 내 아이디로 19금 영화 다운하라고 그랬어"

"윽 그래도 그거 잔인해서 19금이거든요..?!"

"내가 봤는데도 그런 말이 나오지 어?"

"...섹..스..가 많이 나오기는..하지만.."

몰래 볼려고 폴더에 비번까지 해둔거였는데 어떻게 풀었는지 내가 보고싶었던 영화가 지워졌다. 김하늘은 그런거 볼 시간에 과학 공부하라며 과학 교과서를 던졌다.

"앗 혹시 여기에 쪽지시험 문제가"

"그럴리가 있겠냐? 여분 책이야"

"...아 한문제만 알려줘요!"

"안돼 그리고 너라서 더 알려주기 싫다"

아 신이시여 딱 하루만 저에게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주시면 안될까요.. 저새키 머리 좀 후려치게..!!

월요일 아침, 김하늘이 구워준 토스트를 입에 물고 차에 올라탔다. 김하늘이 제일 싫어하는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야 너 죽고싶냐? 시ㅂ"

"어 욕하면 안돼요 한솔이 들어요~"

"...손이현 내가 그거 다 먹고"

"한번쯤 뭐 어때서 그치 한솔아~"

"웅! 빵빵이 안에서 먹는게 왜 나빠??"

그러게 누가 내가 보고싶은 영화를 삭제하래??

차 타고 30분을 달리면 우리 학교가 나온다. 학교에 도착하기 전에 잠시 멈춰서 김하늘과 한솔이만 내려서 한솔이 어린이집에 데려다준다.

"손이현 뭐해"

"잠시만 앞에 학주 있다고요!"

"학주선생님께서 왜 이시간에 ...진짜잖아"

"7시 30도 안됐는데 왜 교문에 서있는거야 진짜.."

학생들에게도, 선생님들한테도 들키지 않을려고 7시에 학교에 도착한다. 운동장과 주차장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CCTV도 전부 피해 다니면서 교실에 도착하는데..

"손이현 잘 들어"

"네?"

"의자 뒤로 빼서 바닥에 숙여서 앉아"

"알,알았어요.."

좁아 터지겠네. 자리를 잡자 김하늘은 자기 코트를 내 머리 위에 씌웠다. 그러자 김하늘이 쓰는 향수 냄새가 났다.

"쌤 있잖아요 쌤이 쓰는 향수 내 생일선물로"

"그게 얼마인줄 알고 사달라는거야 됐고 빨리 나가"

"..네.."

"아 손이현 쪽지시험 잘 봐라"

그렇게 웃는건 반칙이라고. 난 조심히 교실로 돌아와 강시혁이 올때까지 잘려고 누웠다. 그러자 교복에 김하늘 향수가 벤건지 냄새가 진했다.

3교시. 쉬는시간미다 과학 쪽지시험을 준비해왔다. 김하늘은 열심히 풀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작은 초코렛을 책상 위에 두고 지나쳤다.

"강시혁 두리번거리지 말라고 그랬지"

"아!! 아파요 쌤!!!"

"닥치고 앉아"

"아씨.."

"아씨??"

"...아이 씨유..쌤 보고있다고요.."

딩동댕동. 드디어 숨 막히는 과학시간이 끝나 뒤에서부터 쪽지시험을 걷는다.

"쌤 너무 어려웠어요오~"

"내가 말했을텐데 어렵다고 대신 수업시간에 힌트줬어"

"치사해요!!"

"다른 반애들꺼 보면 다 맞은 놈 없었다 그래서 말해주는거야 다 맞은 사람 소원 들어준다"

여자들 소원이면 뻐하잖아? 데이트해달라고. 누가 옛날처럼 사겨주세요! 결혼해줘요! 이런게 소원이겠나. 지금은 21세기. 데이트 한번이면 충분하다.

"손이현"

"...."

"야 손이현"

"....ㄴ..네?!"

"너가 다 맞으면 1반부터 6반까지 아이스크림 쏘고 소원 진짜 들어준다 대신 술 담배 이런거 빼고"

아씨, 김하늘 저새키 분명 내가 종 치기 전까지 고민한걸 봤을거야. 그러니까 저런 말도 안되는 말을 할 수 있는거지. 김하늘이 앞문을 통해 나가자마자 여자애들이 몰려와 자신 있는거냐고, 소원 자신에게 달라며 여자애들 또한 말도 안되는 부탁을 한다.

"소원 나 주면 안돼?"

"시발 작작해 아이스크림으로도 만족해라"

"아 뭐야! 야 손이현 그럼 넌 왜 소원 필요한건데?!"

글쎄 뭐라고 빌지는 생각 안해봤는데..

다음날 김하늘은 차례대로 우리반 학생들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드디어 나 차례.

"손이현한테 박수 덕분에 니들 아이스크림 먹는다"

"미친 진짜 저 다 맞힌"

"미친이 뭐냐 아니 다 맞힌건 아니야 그냥 기특해서 쏜다"

아 그럼 소원은 물 넘어 간거네. 아 기분 별로다.

하교할때까지 기분이 별로였다. 김하늘은 눈치 챈건지 초인종을 눌러 날 불렀다.

"이번 중간 평균 85 넘어라 그럼 특별히 소원 들어준다"

"쌤 올해 처음 오셔서 모르죠? 저 전교 1등임"

"..뭐? 안돼 안돼 85말고"

"흠 제 소원은요 쌤 주말마다 밥 해주세요입니다"

"뭐?"

"우리 엄마 밥 별로라서 85 넘으면 들어준댔죠?!"

그 뒤로 중간고사가 왔고 난 90점을 넘겼다. 어쩔 수 없이 김하늘은 주말마다 밥을 해줬고, 이 관계는 내가 졸업하고 성인이 돼서도 이어갔다.

아 맞다. 중요한걸 잊었네.

내가 대학생이 된지 얼마 안되서 내가 김하늘을 좋아하고 있는걸 깨닫고 고백했다. 다행히 김하늘은 날 받아줬다.

"쌤 다녀올게!"

"오는 길에 우유 좀 사와라"

"우유말고는 없고? 알았어 한솔아 형 다녀온다~"

"조심히 다녀와 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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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6-09 07:29 | 조회 : 2,28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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