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좋아해서?

"나랑 놀아 ...그새키 말고 나랑 놀자 어?"

뭔가 불안하다듯이 목소리가 떨렸다.

그 불안한 목소리에 걸음을 멈춘 이유다.

하지만 난 이해가 전혀 안되 화를 냈다.

"하..김하늘선배 대체 왜그러세요 뭐 내가 정말 한솔이 엄마가 된줄 아세요? 아님 이유가 뭔데"

"이유 묻지말고 그렇게 해주면 안되냐?"

"진짜 어이없네 한솔이 기다리겠어요 돌아가요"

애아빠가 밤 늦게까지 밖에 있으면 어쩌라는거야.

한솔이 또 혼자 기다리잖아. 김하늘이 하는 말들은 전부 듣기 싫었다. 다 거짓말 같아서..

그 다음날 학교에선 난리가 났다.

김하늘과 이소훈때문에.

어제 새벽 둘이 패싸움을 했다가 서로 입원 중이란다. 애들이 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서열 1위를 정할려고 싸운거라니깐?"

"아니야 여자때문이야 여자"

"에이~ 여자는 아닐걸? 음.. 혹시 재미로..!"

"야 재미보단 여자가 낫다"

토론이 한참일때 뒷문이 열리며 김하늘 친구 백도민이 들어와 나에게 다가왔다. 내 책상에 앉으며 말했다.

"XX병원 2714호실"

가보라는 뜻인가.. 그러니깐 호실을 알려줘겠지..

하교하자마자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앞에 있는 편의점에 가 비타음료를 한박스 사와 들어왔다. 2714호에 김하늘과 이소훈 이름이 함께 있었다.

-드르륵

병실은 조용했던지 4개의 눈동자는 나에게 향했다. 김하늘을 보고 소훈이형에게 갈려고했는데 하필이면 왜 두명이 같은 병실을 쓰는건지 이해가 안된다.

난 꽃병이 올려져 있는 탁자 위에 비타음료박스를 뒀다.

"하 알아서 잘 나눠 드시고요 ...소훈이형 괜찮아요?"

"응 멀쩡해~ 혹시 나 걱정했어?"

"멀쩡하면 다행이고 ...김하늘선배님은요"

"아파 여기랑 여기"

"그러게 누가 싸울래요?"

잔소리를 하자 김하늘은 한솔이 앞에선 안 싸웠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러고보니 한솔이가 보이지 않는다. 늘 김하늘 옆에 한솔이가 있던건 아니였지만.

"한솔이는 어디 있어요?"

"어머니께 한솔이도 할머니 본다고 좋아해"

한솔이 얘기만 하다가 옆에 소훈이형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아마 김하늘은 백도민과 부모님 제외하고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싶을텐데 나때문에 이소훈한테 들켰다.

"한솔이라는 아이는"

"저새키도 알아"

짜증난다며 김하늘은 병원 베개를 소훈이형 얼굴에 맞췄다. 아파하는 소훈이형을 보며 꼴 좋다며 혼자 킥킥거린다. 철 안 든 애아빠..

"하 전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손이현 벌써 갈려고? 좀 더 있다 가지?"

"선배님은 퇴원하시고 저와 얘기 좀 하죠"

"왜 지금 해도 되는데"

김하늘이 퇴원하면 물어봐야겠다.

왜 그런 행동하는거냐고. 갑자기 왜 그러는거냐고.

몇달, 몇주도 아니다 몇일전다 몇.일.전.

몇일전에는 그렇게 나한테 욕 하면서 날 무시했으면서 갑자기 날 잡는건지(?) 이해가 안된다.

한주 조금 넘었을까. 김하늘은 퇴원했고 소훈이형은 조금 더 있다가 퇴원한다고 들었다. 김하늘은 옥상으로 날 불렀다. 오늘따라 날씨가 좋다.

"그래서 할 얘기가 뭔데"

"갑자기 왜그러세요?"

"뭐가"

"그러니까 언제는 나 무시하고 피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아는척하고 그리고 제가 준 커피 먹기 싫었으면 말하지 아깝잖아요"

"커피는 못 먹어 ...쓴거 못 먹는다고.."

커피를 못 마신다니.. 예상외다..

김하늘을 보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것처럼 보였는데 쓴걸 못 마신다니.. 갑자기 귀엽게 보였다.

"그럼 왜 피한거예요 이유가 있으니깐 피한거잖아요"

"..거슬려"

"아..거슬렸구나 그럼 이제"

"그런 쪽이 아니야 ...좋아해서?"

뜬금없이 왠 고백??

그것도 아니고 마지막에 물음표는 뭔데.

날 좋아한다는거야 좋아하지 않는다는거야.

김하늘도 자기도 모르고 나온 말인지 급하게 옥상에서 나갔다. 그리고 난 옥상에서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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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4-14 08:49 | 조회 : 2,576 목록
작가의 말
하얀 발바닥

총알장전 끝났습니다! 이틀동안 들어오지 않았는데.. 많은 댓글들과 하트들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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