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해요

"...무, 무슨 말을 하시는지 잘."

말하는데도 쑥쓰러워 잔뜩 더듬었다.

얼굴은 새빨게진채 그를 쳐다보지도 못했다. 오로지 바닥만 보기를 반복했다.

계속되는 심장박동은 온몸을 움직였다.

"나를, 좋아하니까 그런것도 할 수 있잖아?"

지준의 얼굴에 미소가 잔잔히 띠었다.

*

"선생님, 좋. 좋아해요."

민의 목소리가 지준에게 자그맣게 닿았다.

말이 끝나자마자 민의 얼굴은 새빨게졌다. 긴장된 터라 두손을 주먹 쥐었다.

학생이 선생님을 학교 뒷쪽으로 불러내어 고백하는것은 무슨 시추에이션일까. 그것만으로도 부끄러워 미칠지경이지만 이 말을 한순간 지준의 얼굴이 어떤 표정으로 변해있을지 더욱 두려웠던 민이었다. 침을 꼴깍 삼키고 고개를 살짝 들었다. 민의 눈길이 닿은 표정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만을 가지고 있었다.

"선생님은. 너가 생각한것처럼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니야. "

그의 입이 찬찬히 열렸다.

"나 감당하기 힘들텐데. 내가 워낙 제멋대로라서."

"괘, 괜찮아요. 그래도 좋으..좋으니까..."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그런 자신이 부끄러워 다시 고개는 바닥과 마주본다.

지준은 민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흐트러짐과 동시에 지준의 낮은 저음이 울렸다.

"너 귀엽다, 민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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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21 22:00 | 조회 : 53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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