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일까#4

맹목일까#4

"전 비참하다고 생각,흐윽 않 할래요"

여신은 '왜'라고 묻지않고 그저 감정없는 무심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볼 뿐이었다.하지만 그게 나았다.

만약 여신이 '왜' 라고 물었다면 나는 할말이 없어서 아무말도 하지못했을 거니까

-..그러든가.자 시간은 끝났어

나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하지만 이것마저 허락되지 않는다는듯이 눈앞이 서서히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기분이 약간 몽롱해지며 무거운 눈꺼풀이 감기는 사이로 여신의 모습이 사라진다

"이제,..보내주시는 거에요?"

-그래 눈을뜨면 '선물'이 있을 거야

입술같은것이 내 이마에 짫게 닿는 촉감과 같이 여신의 마지막 목소리가 들렸다.마치 장난을치는 어린아이 같이 밣지만,어딘가 슬퍼보이는 목소리로

생각해보면 아마 여신은 처음부터 그랬던것 같았다.

-그럼 '대가'는 잘 받았어

* * * * *

감겼던 눈꺼풀 사이로 방금전까지 깜깜했던것과 달리 희미한 불빛이,투명하리만치 얋은 피부 사이로 비춰서 보이는것을 알수있었다.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자 느껴지는 감촉이 부드럽고 푹신했다,그리고 따뜻하기까지 하자 갑자기 폭포같이 쏟아지는 피곤함에 움직이는게 조금 귀찮아지며 저절로나른해졌다

'좋다..이대로 조금만 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너무 피곤했어..'

그 순간 옆에서 들리는 낯선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나는 분명 수마(睡魔) 에 끌려 깊은 잠에 빠졌으리라.

"일어났나 보네요?"

처음 들어보는 남자아이에 목소리.그것만으로도 나른해졌던 몸이 충분히 다시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이였다.나는 순간 눈이 확 떠질뻔한 걸 겨우 참고 자는척 계속 눈을 감기로했다.

'..뭐,뭐야?누군진 모르겠지만,이러면 언젠가 가지 않을까..?제발 빨리 가줬으면..'

"어라?제가 잘못알았나 보군요.죄송해요"

웃음기밴 맑은 목소리로,혼자 말하는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는 말에 나는 스스로에게 일단 침착하라며 다독인 후 좀더 숨을 고르게 내쉬었다.

그리고 그러길 얼마 지나지않아 의자가 부드럽게 밀리는 소리와 같이 발걸음소리가 멀어지면서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나고,방은 그대로 정적에 휩싸였다

나는 눈을 감은채 아직도 뒤죽박죽인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뭐지?갔나?아리샤,침착하자 얼마전에 납치당했는데 이정도가 대수야? 만져진 천에 새겨진 이 수는 분명 카리나황실 문양이야.그러니까 두려워 하지말자'

그러나 생각할수록 뭔가 불안했다. 그렇게 불안함이 정상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방해했고 결국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서 저멀리까지 가버리고 말았다

이런 감정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떡해 설마 납치의 실패해서,날 안심시키고 죽일려고 어린 암살자가 온거면?충분히 그럴수 있어..아니야 아까 밖으로 나갔으니까 일단 그건 아닐거야.그래..딱 십초만 세고 눈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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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됬겠지..?'

그리고 슬그머니 눈을떴을때 쏟아지는 밣은 빛때문에 어설프게 눈이 찡그려지는 일은 없었다.

왜냐면 나와 같이 어린 외모지만 향후 미래가 기대되는 너무나 아름답고 잘생긴 밣은 얼굴이 코앞에서 빛을 등진채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으니까.

남자아이는 꽃같이 화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안녕?"

아마도 난 이순간 만큼은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쉽게 잊지 못할것이다.

두눈 가득 날 담은 그 아름다운 눈동자는 색색깔에 보석들을 하나로 모아 눈동자에 담은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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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9-03 00:18 | 조회 : 1,268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안녕하세요!폰을 새로샀는데 엄마한테 엄청 혼났어요 ㅠ(그런데 혼날만 했...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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