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27화

촬영시간은 오전 10시이지만 메이크업이나 코디 등 할 것이

꽤 되기 때문에 성진이는 1시간 30분이나 일찍 촬영장으로 도착했다.

준우는 잠시 밀린 뒤처리를 해야 해서 성진이 혼자 촬영장에 와서 서 있었다.

“ 안녕하세요. ”

“ 어라? 성진씨 엄청 빨리 오셨네요?”

물건을 나르던 스태프가 성진이를 보고는 웃으며 반겼다.

“ 안녕하세요. 미리 와서 여유롭게 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해서요. 아! 물건 나르는 거 도와드릴게요.”

“ ㅇ...아니에요. 괘.. 괜찮아요..!”

성진이가 가장 무거운 물건 쪽을 들어주자 남스태프는 당황해하며 말을 더듬었다.

“ 같이 하면 덜 힘드니까 그냥 같이 해요. 이거 어디다 놓으면 되요?”

“ ㄱ...감사합니다. 그럼 저쪽으로 올려놓으면 되요.”

「주변 사람들의 호감도 올라갑니다.」

‘ 응..? 갑자기..?’

성진이가 그 알람에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성진이가 한 행동이 그걸 지켜보던 스태프들에게 좋은 마음을 얻게 했다.

‘ 매일 이런걸 나르시는 구나....몸이 남아나실까..’

성진이는 자신의 긴 팔에 가득 들어오는 큰 물건을 바라보며 스태프들의 일들이 얼마나 혹독할지 걱정이 되었다.

“ 성진씨, 이제 메이크업 하셔야 되요~..”

성진이의 담당인 듯 하는 여성이 저 멀리서 부르고 있었다.

성진이는 급하게 대답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짐까지 다 나르고서야 그쪽으로 향했다.

“ 그럼 수고하세요!”

“ 아, 네!! 감사합니다. 성진씨도 오늘 힘내세요.”

성진이는 아까 자신을 부르던 여성을 따라서 메이크업실로 향했다.

“ 여기 앉으세요. ”

“ 아, 네”

성진이가 의자에 앉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수건을 내밀며 웃었다.

“ 땀이 막 흐르시네요. 많이 무거우셨나 봐요? 하하”

“ 아..예 하하 생각 이상으로 무거워서 스태프분들 몸이 남아날까 싶더라고요. ”

성진이가 머쓱하게 웃으며 수건으로 이마에 난 땀을 닦아냈다.

성진이는 아티스트의 왼쪽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발견했고 그녀의 이름이 조하연이라는 걸 알았다.

“ 성함이 조하연씨 군요. 메이크업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진이가 웃으며 인사하자 조하연은 얼굴을 붉히며 끄덕였다.

“ 크흠, 아무것도 안 바르셨죠?”

“ 썬크림은 발랐어요.”

“ 썬크림 정도는 괜찮아요. 오늘은 풋풋한 커플 역에 사랑꾼 이니까

자연스럽게 정말 어느 정도만 커버해서 꾸밀게요. 아마 오늘 의상이 흰색이랑 검은색이 섞인 후드티일 거예요. 그 왜... 모자랑 팔 부분이랑 앞 로고만 검은색이고 나머진 바탕이 흰색인

그 옷 알죠? 제가 최대한 얼굴이 더 살아나도록 해볼께요..!”

“ 네, 기대하겠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루어졌고 조하연은 혹여라도 메이크업을 잘못해서 얼굴을 살리는게 아닌 죽일까봐 색감을 고르는데에 신중히 또 신중히 고르며 조심스럽게 메이크업을 했다.

30분쯤 지났을까 조심스러웠던 화장이 그제야 끝났고 성진이는 거울을 보며 자연스러운 화장에 감탄했다.

“ 대단해요! 감사합니다. ”

“ 별 거 아니에요.. 정말 이런 외모 가지기도 힘든데 전생에 나라라도 구한거 아니에요?”

조하연과 성진이는 그렇게 서로 농담을 주고 받다가 성진이는 시간을 확인하고서 옷을 갈아입으러 헤어졌다.

“ 이거 입고 나오시면 됩니다. ”

성진이는 옷을 받아 탈의실로 향했고 아까 조하연에게 들었던 후드티가 눈에 보였다.

성진이는 혹시나 화장이 지워질까봐서 조심스럽게 옷을 입고 청바지를 입은뒤 나왔다.

“ 헉...”

“ 헉...”

준우는 어느새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코디네이터와 잠시 이야기를 하던 중

준우와 남자 코디네이터가 입을 떡 벌린 채 성진이를 바라보았다.

긴 기럭지와 역 삼각형에 잔근육이 드문드문 보이는 상채. 성진이의 완벽비율 몸매가 모델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귀를 뚫을 수는 없었기에 자석으로 이루어진 작은 귀걸이는 포인트를 주었고

어깨가 넓고 옷의 부피가 좀 커서 그런지 성진이의 얼굴은 더욱 작아 보였다.

고양이 눈매와 그 눈 아래 찍힌 눈물점이 이런 사람을 잘생겼다고 안 하면 누가 잘생겼냐고 물어야 할 판이었다.

코디네이터가 감탄하며 말했다.

“ 와...이거... PPL 마케팅 재대로 들어가겠는데..? 돈 더 받아내야 하는거 아니야?...”

그가 그리 말할 만큼 지금 성진이의 파급력은 장난이 아니었다.

“ 그 정도에요? 화장을 해서 역시 좀 다른가..?”

성진이가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보며 요리조리 몸을 돌려봤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던 준우가 손목에 찬 시계를 보더니 성진이에게 말했다.

“ 어? 야 성진아 지금 9시40분이다 얼른 가자 ”

“ 벌써? 알겠어 ”

성진이가 출발하기 전 코디네이터가 1번 더 옷을 만져주었고 성진이는 감사인사를 하고 다시 촬영장으로 향했다.

“ 아, 성진씨 메이크업 받고 왔.....”

촬영장에 있던 스태프는 물론이고 감독, 작가, 배우들까지도 멍하니 성진이를 바라보았다.

눈을 비비며 성진이를 경악스럽게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 ? ”

성진이가 의문을 표하며 눈을 깜빡이다 저번에 뵈었던 허장현이 보였고 성진이는 그쪽으로 향했다.

“ 안녕하세요. 선배님 ”

“ 그래 반갑다. 이야 비주얼이 장난이 아닌데? 지금까지 내뺐던 거야?”

허장현이 이를 보이며 웃자 성진이도 나쁜 뜻이 아님을 알고서 함께 웃었다.

둘의 대화가 울려 퍼지자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각자의 일을 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성진이를 힐끔힐끔 보아댔다.

“ 자자 카메라 확인하고 잘 돌아가는지 체크하자 ”

감독이 우렁찬 목소리로 카메라맨들에게 일렀고 일동이 대답하며 곳곳에서 문제없다는 말이 들려왔다

“ 배우들도 다 왔는데 그냥 바로 촬영하죠?”

“ 그럴까요? 자!! 배우분들 촬영 들어갈께요”

그 말에 성진이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 와...’

주연들의 연기는 재대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성진이는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본인은 모르지만 성진이로 인해 불이 붙은 배우들은 전 촬영보다도 기합이 들어가 컷이 없는

훌륭한 촬영이 이어졌다.

“ 컷!! ”

말하기 무섭게 감독의 컷 사인이 울렸다.

감독의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이제는 체념을 한 듯이 의자에 몸을 기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성진이와 준우 상하는 잠시 딴 것을 하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세트장에서 연기하던 배우들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들의 시선이 멈춘 곳에는 아까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람이 보였다.

“ 음? 새로운 배우인가? 저번 리딩때 못 뵙는데...”

준우의 말에 성진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크게 눈에 뛰는 얼굴은 아니었지만 나름 훈훈함이 묻어있는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같이 연기하던 허장현의 시선도 그 남자에게로 향해있는 것이 아무래도 저 남자와 연관이 되어보였다.

작가가 지친 감독을 대신하여 남자에게 말했다.

“ 연우씨 몇 번을 말했나요!! 거기서는 허리를 굽히며 강현씨에게 겁먹어서 찌질하게 연기해야 한다니까요?”

남자의 이름은 ‘홍연우’로 오.행.다에서 이강현(허장현)의 부하직원역 이었다.

김지역(홍연우)은(는) 이강현(허장현)이 시킨 악역다운 일을 해내지 못해서 최대한 굽실거리며 이강형(허장형)에게 자비를 얻으려 들어가야 했다.

작가와 감독은 그것을 홍연우에게 수없이 일렀고 홍연우 때문에 남들까지 피해보며 계속 촬영을 했다. 사실 이 장면은 성진이가 추가로 들어오기 전과 똑같았고 전에도 촬영을 시도했으나

실패해서 지금 와서 다시 촬영을 하는 것이다.

홍연우가 계속 시키는 대로 연기를 하지 않으니 촬영은 자꾸만 지체가 되었고 서채원 작가와 감독은 답답하기만 했다.

“ 평소에 그런 행동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쉽게 될 리가 없잖아요. ”

홍연우가 입을 삐죽 내밀며 투정을 부렸다.

매번 이렇게 잘 넘어가지 못할 때면 홍연우는 연기는 일상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며 변명이 가득한 말만 수없이 반복했다.

그 행동에 이제는 그가 입을 열어 말을 할 때면 저절로 미간이 좁혀지는 감독이었다.

순식간에 후끈하던 촬영장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홍연우의 입에서는 ‘ 더 잘해보겠습니다.’ ‘ 죄송합니다. ’ ‘ 1번 더 부탁하겠습니다.’ 라는

말은커녕 ‘ 나랑 안 맞는다. ’ ‘ 해 본 적이 없는 거라서 이런 것이다.’ 라며 계속

주절주절 말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홍연우를 하차 시키고 싶은 작가 서채원이지만

홍연우는 연예계를 꽉 잡고 있는 TT기획사의 소속된 사람이라 TT기획사의 눈초리에

맘에 들지 않는 연기실력임에도 그를 드라마에 출연 시킬 수밖에 없었다.

작가와 감독으로선 그런 큰 기획사에게 대적하다가 후회하는 것은 본인임을 알았다.

그나마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히 나올 것’ ‘ 대사를 외울 것 ’ ‘ 성실히 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고 하지만 그마저도 만족할 만큼 해주지 않는 홍연우였다.

그 때문에 서채원과 감독 그리고 배우들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다.

감독은 속으로 욕을 곱씹었다.

어느덧 촬영시간은 60분이 넘어 11시 4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어리석기 때문에 결국 감독은 또다시 그 촬영을 미루고

다른 씬부터 찍기로 했다.

“ 씬 31 「이강현과 박성진 카페에서」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성진이는 급히 엉덩이를 의자에서 뗐고 상하와 준우의 응원을 받으며

촬영장 쪽으로 향했다.

성진이는 이미 차가워질 대로 차가워진 촬영장 분위기에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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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16 23:17 | 조회 : 3,134 목록
작가의 말

성진아!! 분위기를 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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