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황금빛으로 빛나는 찬란한 연회장, 사교계의 꽃이라고도 하는 '수다'를 귀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웃고 예의를 갖추며 즐기고 있었다.

이미 들어올 사람은 거의 이미 참석을 하였는지 한동안 계속하여 열리지 않았던 연회장문이

차가운 밤 공기와 함께 열렸다.

' 후우-... 귀족이란 귀족은 다 왔군 높은 재력의 백자가 부터해서 아름답다는 귀빈들도 보이는 군..'

크라운이 일정한 발걸음으로 연회장에 들어선다.

사람들의 시선은 그에게로 향했다.

찰랑거리는 새하얀 '눈'같은 은발과 붉은색 적안, 비싸고 좋은 원단의 옷은 아니지만 붉은빛 도는 검은색 정장은 고급스러워 보였다.

크라운이 입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기품과 차분함, 황제에게서나 보였던 위화감이 고작 7살짜리 꼬마남자애 한테서 나오고 있었다.

" 세상에....누구 백작가의 아들이죠..?저 정도 기품은 백작가 일텐데... 저리도 아름다운 예법이라니.."

" 처음보는 얼굴인 걸요..저렇게 아름다운 얼굴이였다면 1번 보고서 잊었을리 없는데 말이죠..."

" 눈을 사로잡는 외모와 기품이라니... 어쩜.."

크라운은 지금 성자라는 존재에 몰두하여 차마 자신이 7살답지 않은 분위기와 예법을 선보인다는 것을 잊고야 말았다.

수백번이고 하고...또하고 했던 예법이다.

무의식 중에서도 완벽한 예법이 나올만큼 그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 제2의 공주에게만 인사하고 적당히 빠져서 돌아가자..'

남들이 어찌 그를 생각하든 크라운은 그저 이 연회장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후....일단은 구석에 좀 있어볼까...'

크라운은 일단은 연회장 구석진 곳에서 한숨을 돌리고 공주에게 인사하려고 맘 먹었다.

그는 부드럽게 몸을 틀어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걸어갔다.

그의 그런 행동에 또다시 연회장 사람들은 1번더 감탄했다.

" 몸을 움직이는 자세가 아주 부드러워요."

" 우리 아들도 저 정도의 반의 반만 해줘도 좋을텐데..."

구석진 곳에 의자가 놓여있어 그는 조심스레 앉았고 공주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조금 둘러보다가 사람들 무리속에 있는 한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황금빛 금발을 가지고 새하얀 피부, 커다란 눈망울과 긴 속눈썹, 가느다란 팔과 다리..... 모두들 제2의 공주 하나를 '요정'이라고 부를만한 이유가 있어보였다.

그녀는 매우 가련해 보였으며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이 연회장의 꽃이나 다름이 없었다.

사람들 틈에서 활짝 웃으며 10살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듯한 어린아이 느낌

조금은 예의가 빗나갔고 방정맞아 보일 수도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무어라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 저 여자아이가 제2의 공주인가.. 내가 철창속에 갇혀있을 때 태어났었지.. 그리 이쁘다고

갇혀있는 내 앞에서 자랑을 늘어 놓았던 재수없던 왕의 얼굴도 기억나는군..'

그는 멜이었던 생의 기억이 떠올라서 기분이 더러웠지만 얼굴 하나 조절 못 하는 그런 꼬맹이가 아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쪽으로 점점 다가가자 하나를 둘러싸던 사람들이 크라운을 처음 발견했고 눈이 튀어나올 듯이 크게뜨며 자신들도 모르게 조금씩 뒤로 물러나며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러다 보니 하나도 알아챘는지 크라운과 눈을 마주쳤고 살짝 붉어진 얼굴로 멍하니 크라운을 바라보았다.

" 안녕하십니까, 크라운 제2의 공주님을 뵙습니다."

크라운은 몸을 살짝 낮추어 아름다운 인사를 했다. 그의 인사에 또다시 수근거림이 들렸다.

조금 멍하니 그 인사를 보던 공주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급히 인사했다.

" ㅂ..반갑습니다. 제2의 공주 포르플 본 하나 입니다."

크라운 보다는 턱없이 부족한 예법이지만 그래도 괜찮은 인사였다.

크라운이 살짝 고개를 들으며 메르샤와 티오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았던 부드러운 미소를 하나에게 지어보였다.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더욱 붉혔다.

" 이런 미천한 신분에 저를 이 파티에 올 수 있게 허락해주셔서 몹시 기쁘고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 아..아닙니다!....모두가 즐겼으면 하는 파티인 걸요..!"

크라운은 입꼬리를 순간 비틀 뻔했다.

'모두가'라는 말에서 그는 공주가 저런 말을 올리는 것이 참으로 비웃음 났을 것이다.

그녀가 아직 어려서인지 몰라도 이것은 전혀 모두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적절하지 못 한 연회이다.

귀족들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나 와서 먹고 즐길 수 있는 것을 모두라고 칭하다니 말이다.

하지만 크라운은 비웃는 것을 대신해 더욱 짙게 웃어보였다.

" 10번째생일 정말로 축하드리옵니다."

" 후후 감사합니다..! 근데 저랑 나이가 무척 비슷해 보이시는데.. 기품있고 어른스러우시네요!...저보다는 나이가 많으시는 지요?.."

크라운은 생긋 웃었다.

이런 대화에서 나이를 묻다니 꽤나 민감하고도 별로 좋은 질문이 아니다.

크라운과 하나는 서로 어리다지만 만일 어른이거나 나이가 꽤 있다면 꽤나 무례한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그것도 신분에 따라서 다르지만..

" 제 나이는 7살입니다."

" 7살!!....저보다 어리셨다니!!...죄송합니다..미처 몰랐어요.."

" 공주님께서 사과하실 만큼에 일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공주님이신데 태양과 달을 제외하고는 그리 쉽게 고개를 숙이시면 안되지요."

하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는지 살짝 민망한 듯한 얼굴을 하고 어서 고개를 들었다.

' 이정도면 되려나.. 이제 슬슬 빠져야겠군..'

" 그럼 공주님 저는 이만 .. 부디 좋은 연회 되시길-.."

" 아...! ㄴ..네..;;"

하나는 무언가 아쉬운 듯이 크라운을 바라보았고 크라운은 고개를 갸웃하였다.

하나는 못내 크라운에게 알겠다며 웃어보였고 그렇게 크라운은 공주와 헤어지고 연회장을 나가려던 찰나...

" 크라운군, 오셨군요."

일평생 가장 듣기 싫고 짜증나는 목소리를 찾으라고 하면 저것은 1위를 벗어나 0위 일것이다.

크라운은 이를 갈며 부드럽게 몸을 틀었다.

" 성자님께서 초대해주셨는데 당연히 와야하지 않겠습니까"

아르카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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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06 23:15 | 조회 : 2,945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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