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너무나도 쿨하게 말했던 시윤형...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시윤형을 바라본다. 멍 때리고 있던 진성은 정신을 차리고 시윤형에게 따진다.


"모른다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

"형님!"

"입 닥쳐봐. 지금 변명거리 생각 중이니까"


변명거리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입밖으로 내는 사람은 시윤형밖에 없을거야. 쿨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저건 쿨함을 넘어선 솔직함... 대놓고 저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다.


"음...조직원으로 키워서 혜성파를 이끄는 핵심인물이 되도록 만들거다. 그 다음은 알아서 하든지"

"조직원으로 어떻게 키우시게요?"

"…어떻게든 잘"

"…"


조직원으로 키운다라...그럼 싸움박질 같은 거 해야하는 거야? 근데...나는 그렇다고 치고 민우형은 싸움 보는 것도 싫어하는데... 내가 민우형을 보면서 걱정하고 있자, 민우형이 아직도 멍한 상태로 물어본다.


"만약에 싸움을 못한다면 어떻게 합니까?"

"아! 아까도 말했지만 민우는 운동을 못합니다. 이건 할겁니까? 형님?"


시윤형은 계속 웃는 표정으로 말한다. 분명히 웃고 있는 표정인데...근데 왜 더 무서워 보이지?


"정보. 해킹하면 되지"

"와...형님도 참...대단도 하십니다..."


민우형 성격상 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민우형을 바라봤는데 의외로 담담해 보이네? 체념한건가?


"민우와 연우는 일단 학교를 옮긴뒤, 학교 생활은 계속한다. 민우는 알아본 고등학교는 어떻게 됬어?

"일단은 그 고등학교로 배정은 됬습니다"

"음...그 근처에 중학교는 있나?"

"제가 알기로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를 옮긴다라...지금은 겨울방학이긴 하지만 개학하고 나서 걔네들을 다시 볼 생각도 없고 보고 싶지도 않고...일부러 생각하신건가?


"연우는...학교를 그만 두든지, 전학을 가든지 그대로 있든지 알아서 결정해"

"전...형 말에 따를께요"

"네 알아서 해. 니가 다닐 학교일텐데"

"…전 전학 가고 싶습니다"


그 학교에서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하기에는 너무 사이가 안 좋아졌다. 내가 아무렇게 하지 않고 지낸다고 한들, 걔네들이 빚때문에 다시 날 보려올텐데...시윤형에게 피해가 될 수 없어.


"원하는 중학교는 있어? 없으면 내가 마음대로 넣는다?"

"전 그 학교만 아니면 어디든지 상관 없습니다"

"…근데 너희들. 왜 계속 존댓말을 쓰는거야?"

"..."


아까부터 존댓말을 쓰는 나랑 형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입이 튀어나온체로 우리에게 말한다. 시윤형의 그런 모습에 민우형은 웃으면서 해명한다.


"형. 착각일 거에요. 정확히 말하면 왠지 쓰기가...뭔가 그렇네요"

"흐음...진성아 나가있어봐"


민우형의 말을 무슨 뜻으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진성에게 그냥 나가라고 했다. 갑자기 나가라는 시윤형의 말이 뭔가 어이가 없었는지 "네?! 왜요?! 저것들이랑 무슨 짓 할려고요!"라고 의심의 눈빛을 보내면서 화냈다. 마지막의 '저것들이랑 무슨 짓 할려고요!'라는 말에 기분이 나빴는지 오늘 봤던 얼굴 중에서 가장 기분이 나빠보였다. 그리고 빙하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진성을 째려보면서 "꺼져"라고 했다. 진성은 '흠칫'하면서도 "네에~ 알겠습니다~"라고 말한뒤 나갔다. 어짜피 나갈거면 그냥 나가지...왜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고서 나가는 거야? 시윤형이 근처에 있는 의자를 끌고 와 우리에게 말했다.


"민우야, 이제는 편해?"

"네?"

"쟤 쫓아냈어. 이제 우리 세명 뿐이니까 말 편히 말해도 되"


아...그래서 진성을 쫓아냈구나....형은 그런 의미로 말한 거였나? 시윤형은 아까보다 더 밝은 표정으로 우리에게 웃고 있다. 근데 시윤형이나 민우형이나 내가 봤을때 둘다 잘생기게 생겼네...오징어가 되겠어... 그보다 시윤형은 왜 여기에 왔지? 아까 보스랑 얘기하는걸 봐서는 이 조직을 잇는걸 싫어하는 것 같은데… 나는 생각하는거 싫은 성격이라 한침의 망설임없이 물어봤다.


"시윤형, 여기에 어떻게 왔어?"

"응?"

"시윤형처럼 잘생긴 사람이 여기에 올 것 같지는 않아보여서"

"아- 나 끌려온거야. 근데 나 안 잘생겼어. 그말은 네 형에게나 해라. 진심 오글거린다."


에? 너무 쿨하게 자신이 여기에 온 이유를 말했다. 온 이유가 끌려와서 그런거라니…(앞에 말이 충격이라 뒷말은 안들림) 민우형도 많이 놀란 표정이었다.


"어...어쩌다가?"

"흐음...지금의 보스가 우리 아버지인데, 아버지는 나랑 어머니를 버리고 어디론가 가셨어. 어머니가 다른 사람이랑 결혼했는데 딸인 시연이를 낳고 죽으셨어. 그리고 시연이 아버지께서 나랑 시연이를 키우셨어. 한 8살때인가? 그때 내가 어디론가 끌려갔는데 알고보니 아버지께서 날 데려오라는 명령이었어. 데려오라는 이유가 걱정된다나 뭐라나? 그렇게 끌려왔어"

"와...그럼...9년동안 뭘 하셨어요?"

"훈련"


버릴때 어쩌고 갑자기 끌고 와서 훈련이라니... 우리보다 더 심한 사람이네. 아! 그래서 몇 시간에 전에 보스한테 부모가 아니라고 한 이유가 그래서 였구나...싫어할만 하네...9년동안 훈련이라니 나같은면 중간에 뛰쳐나갈 것 같은데. 왜 안나갔지?


"형, 근데 왜 중간에 안 나갔어요?"

"그게...내 가족을 죽인다고 했어. 그래서 어쩔수 없이 한거고"

"아..."

"근데 언제까지 그런 우울한 이야기해야해? 다른 이야기 해봐"


이 이야기를 계속 하는게 싫었는지 다음 이야기를 하라고 한다.


'데에엥'


다른 이야기를 할려는 순간 종이 울린다. 아...벌써부터 새해인가? 매해 형이랑 같이 있었는데...


"벌써 새해네...민우는 자고, 연우도 자기방으로 가서 자"

"알았어 형"

"응"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의자에서 일어난 시윤형을 따라 민우형 방을 나가서 내 방으로 갔다.


'풀썩'

나는 그대로 잠에 빠졌다.

.
.
.
.
.
.


'똑똑'


"연우야 일어나야지. 해가 중천이야"


형이 노크를 한뒤 내가 자고 침대 옆으로 가서 나를 깨웠다. 해가 중천인데도 일어나기가 싫다. 하아...다 귀찮다. 근데 편안하게 잔건 오랜만일까? 몸을 이르키고 감겨있던 내 눈이 '스르륵'하고 뜬다. 음? 왜 시윤형이 있지?


"혀형? 시윤형이 왜 여기에 있어?"

"아...그게 말이지...하하..."


눈에 뜨자마자 난처해 보인는 민우형이랑 담담히 있는 시윤형이 보인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내가 민우형에게 가있던 시선을 시윤형에게 갔더니 뚱한 표정으로 날 본다.


"연우야 내가 여기있는게 싫어?"

"아...아니 형이 여기에 무슨일로 있나 싶어서"

"…너 어제 너희 둘이랑 같이있던 사람들 기억나? 그 인간들이 지금 문 앞에서 너무 설치고 있길래 막고는 있는데 막고 있기만은 힘들어서 어떻게 할까 물어보려 왔어"

"어...어제 그 사람들? 그냥 경고만 하고 보내면 안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있지만 내 손은 미세하게 떨린다. 어떻게 형이랑 내가 여기있는 것을 알았을까. 시윤형에게까지 폐를 끼치는 건 아냐? 내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자 민우형이 내 옆으로 와서 나에게 물어본다.


"연우야 어디 아파?"

"아...아니 괜찮아...근데 시윤형 그 사람들이 원하는게 뭐래요? 돈?"


지금 이 상황에서 민우형에게까지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애써 괜찮을 척을 했다. 그보다 더럽게 끈질긴네 그 사람들... 그 돈으로 어떻게 안되나...


"내가 보고로 들은 바로는 너희 둘이래. 어제 노진인가? 그 사람의 원수라나 뭐라나?"

"..."



그 사람들은 우리 죽이기 직전까지 팰려고 한 사람들이다. 자칫 잘못 하면 우리가 죽을 수 있는 상황인데, 자기들 중 1명이 죽었다고 이런 날리까지 피우는 거야? 하하...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시윤형, 형은 어떻게 하고 싶어?"

"너가 원하고 싶은데로 하라니까?"

"민우형은?"

"너가 하고 싶은걸로해"


책임을 떠넘기는 건지 모르겠다... 죽이라고 하기에는 다른 사람 손에 피를 묻히는 것 같고...어떻하지?


"그보다...노진이라는 사람은 죽었는데 그 사람들까지 죽이면...안되겠죠?"

"?"

"가득이나 피해끼치는데 이보다 더 많은 인원이 오면 더 피해가 가겠죠?"

"어 당연히 그렇겠지"


경고도 안되고 죽일 수도 없고...진짜 뭐 어쩌라는 건지....


"그냥 제가 나갈까요?"

"너 돌았니? 밖에 있는 사람들 어떻게 할까 물어봤는데 니가 왜 나가?"

"그치만... 노진이라는 사람도 저 때문에 죽었는데..."


죽일수도 없고, 안 죽일 수 없어 내가 나갈려는데 막아버리면... 방법이 없는데...


"연우야? 노진은 내가 죽었는데?

"네?"

"내가 죽었는데 왜 니가 죽였다고 생각해?"

"…그럼 형은 아무런 죄책감이 없나요?"

"왜 있어야하지? 그딴 놈들한테? 니네 죽일려고 한 인간들인데? 그런데도 가져야 해?"


시윤형의 마지막 말에 조금이나마 괜찮아졌다. 내가 시윤형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얼굴로 흔들어 대답했다.
시윤형이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올려는데 문쪽에서 '끼익'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문 사이로 진성이 보이더니 이내 시윤형 근처로 걸어갔다.


"어우. 형님 물어보는데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 설마 뭔짓이라고 하셨습니까? 제가 염치 없게 중간에 끼어들건 아니죠?"

"진성아. 오랜만에 금니 좀 갈아줄까?"

"아...아닙니다"


진성이가 시윤형에게 까불자 시윤형이 아까 웃고 있던 미소는 어디다고 저승사자 같은 차가운 눈빛으로 째려보면서 "금니 갈아줄까"라는 제안을 하지만 진성은 창백해진 얼굴로 싫다고 거부했다. 어짜피 혼날 거면서 왜 까부는 건지...


"형님. 그보다 어떻게 하실겁니까?"


시윤형이 나와 민우를 번갈아본다. 민우형과 나는 입을 꾸욱하고 다물고 있자 시윤형은 "10초 안에 아무말 안하면 내 마음대로 한다"라는 아무말 안하면 죽인다는 소리처럼 들리듯이 말했다.


"그 사람들 죽이든 말든 상관 안 합니다"


사람이 죽든 말든 알아서 하든 라는 말투. 시윤형과 민우형이 아닌 내 입에서 나온 소리일줄은 몰랐는지 이상한 사람처럼 본다. 하긴...아까전까지만 해도 걱정했는데...지금은 내가 상관할게 아니니...


"흐음...걍 죽여. 그쪽에서 뭔 말을 해도 씹어"

'네 알겠습니다"


하하...시윤형은 말을 너무 무섭게 하는 것 같네...내가 시윤형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데, 시윤형이 나와 민우형을 불렀다.


"민우야, 연우야. 이제부터 미안하지만 훈련받아야 될꺼야. 그래서 많이 좀 바빠질 것 같네..."

"형이 뭐가 미안해, 우리가 더 미안한데 그렇지 연우야?"

"응. 괜찮아 난 시윤형에게 도움이 된다면 웬만하면 다 해줄께"


그렇게 1년동안 훈련했다. 학교도 전학도 가고 3월 달엔 형이 있는 고등학교는 내신때문에 못 갔지만 그 학교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되도록이면 평범한 생활을 하면서 보냈다. 하지만 그 녀석들은 원수라는 단지 그딴 것 때문에 빚따위는 상관없이 나와 민우형을 찾아왔다. 그때마다 훈련덕분인지 빠져나오긴 했지만, 힘들긴 했다. 그리고 그 1년동안 다행히 해인이는 보지를 못했다. 또한 지금의 보스가 바뀌고 2대 보스는 1대 보스의 아들, 시윤형으로 바뀌었다. 1대 보스는 어디론가 가버렸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뿐 정확히는 아무도 모른다. 1대보스가 사라지는 동시에 시윤에게서 다시는 웃는 모습을 보지를 못했다. 분위기 때문일까? 이제 '형'이라는 호칭보다는 '보스'라는 호칭이 더 맞는것 같고 우리에게 보이던 호의는 점차 사라지고, 아예 다른 사람처럼 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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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11 09:21 | 조회 : 1,676 목록
작가의 말
리시엔

과거편 끝!!! 과거편은 좀 재미 없는 면이 있으니까 9화는 내일 아니면 모래 올릴께요! 댓글 아시죠? 빠르면 내일입니다~ 그리고 등급 위반 공지가 있던데 전 안걸리겠네요. 명색의 장르가 로맨스인데...한번 쯤은... 거의 몇 십 화 뒤에 나오는데...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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