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시간이 흐르고, 지루한 수업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하교시간이 되었다.

"으아아.... 지루해 죽는 줄 알았네..."

나는 기지개를 피면서 중얼거렸다.

"설이한테 집 같이 가자고 해야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방을 챙기고선 교실 밖으로 나갔다.

설이네 반 앞에 가서 설이를 찾는데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아서 교실 문에서 나오는 애를 붙잡고 물었다.

그러자 그 애는 설이는 종례가 끝나자마자 바로 가방을 가지고 어디론가 뛰어갔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설이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한아! 무슨일이야?"

"무슨일은 아니고 그냥 오늘 집에 같이 가자고 할려고 했는데 반에 없길래."

"그게... 내가 오늘 급한일이 생겨서 오늘 같이 못 갈 것 같아. 정말 미안해 한아..."

난 계속 미안해하는 설이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내일보자라는 인사를 건네고 전화를 끊었다.

난 그냥 혼자 가야지 생각하고 발을 옮기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국어선생님이셨다.

무슨일이냐고 묻자 나에게 제법 묵직한 박스를 건네면서 이것 좀 도서관 사서선생님께 건네드리라는 말을 하셨다.

나는 속으로는 짜증이 났지만 그걸 표현은 못한채 네라고 답한 후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학생들은 아무도 없고 사서선생님만 계셨다.

난 빠르게 다가가 박스를 건네며
"국어선생님이 전해달라고 하셔서요"
라고 말하고 가려고 하자 사서선생님께서 좀 두꺼워 보이는 종이뭉치를 건네면서 이것들을 각각 10장씩 복사를 해줄 수 있냐 물었다.

난 솔직히 싫었지만 거절은 할 수 가 없어 작게 한숨을 쉬며 종이뭉치를 받고 복사기 앞으로 갔다.

그렇게 복사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금방 가버렸다.

난 피곤함을 느끼며 도서관을 나오는데, 복도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미친"

나는 잘 안쓰는 비속어까지 쓰면서 학교건물을 빠져나가는데 밖에는 창문으로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많은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기예보에서는 분명 비가 오지 않을 거 라고 해
우산을 챙겨오지 않았는데 비가 올 줄이야.

시간이 지나면 비가 그치거나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서 기다려봤지만 비는 몇십분이 지나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가방을 머리 위에 올리고 뛸 준비를 마치고 심호흡을 한번 하고 전속력으로 달리려고 다리를 딱 드는 순간 누군가 내 팔을 확 잡아챘다.

너무 놀라서 그 사람 얼굴에 주먹을 날렸지만 내 손은 너무도 쉽게 막히고 말았다.

고갤들어 얼굴을 확인해보니 내 앞에는
현이가 있었다.

"현아?!"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묻는말에 너무도 무덤덤하게 왜라고 답한다.

"아니... 왜 아직까지 여기있어?"

"뭐 내가 여기 있으면 안돼?"

"안된다는게 아니라 끝난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왜 아직까지 집에 안갔나해서..."

내말에 잠시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다시 시선을
돌리며 내 팔을 끌었다.

"집에 같이 가자."

난 잠시 내가 잘못들은줄 알았다.

그래서 다시 묻자 아까와 똑같은 대답이 나왔다.

"왜?"

난 이해가 되지 않아 되물었다.

"왜라니. 너도 이제 집에 갈꺼 아냐? 나도 이제 집으로 가는길이고, 너 어차피 우산도 없잖아. 내꺼 있으니까같이 쓰고가."

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선 고개를 붕붕
저으며 거절했다.

"아냐 괜찮아!
난 그냥 뛰어가면돼. 굳이 그럴 필요없어."

"밖에 비가 많이 오는데. 그냥 같이 우산 쓰지?
감기 걸리고 싶어?"

"그래도!"

"아님 나랑 가는게 싫어?"

어느새 사납게 변한 목소리에 나는 놀라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답했다.

"그럼 그냥 내 말들어."

"넵...."

그에 기에 눌려 난 맹수 앞 토끼처럼 얌전히 같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같이 가는길은 굉장히 조용했다.

난 어색함에 손만 꼼지락거렸다.

그러자 그가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내 어깨를
감싸안고 자신의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으앗!"

갑작스럽게 끌어당긴 힘에 놀라 약간의 소리를 지르니
그가 무뚝뚝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쪽에 있으면 어깨가 젖잖아. 내 쪽으로 붙어."

말을 하고 나서도 내 어깨를 감싸안은 팔은
풀지 않았다.

그리고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난 그의 다정한 행동에 뭔가 울컥하며 가슴 속에
무언가가 터지는 느낌이 들면서 눈에서 눈물이
주체없이 흘러나왔다.

"어...? 왜..왜울어?"

갑자기 터진 내 눈물에 그는 꽤나 당황한듯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하지만 난 그의 말이 시발점이 된 듯 말을 듣자마자
더욱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우산을 확 치워버렸다.

우산을 치우니 차가운 빗줄기가 내 옷과 머리등 전신을 적셨다.

난 바람이 불자 내 몸에 드는 한기에
몸이 덜덜 떨렸다.

내가 떨고있으데 그는 빤히 쳐다보다가
그대로 내 젖은 몸을 껴안았다.

난 힘없이 안겨있는데 따뜻한 온기에 내 몸에 떨림이
줄어들었다.

그는 그렇게 계속 안고 있다가 내 몸에 떨림이 완전히 없어지자 안은 상태로 내 귀에 작게 말했다.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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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1-28 20:56 | 조회 : 1,648 목록
작가의 말
몰랑볼

우산을 쓰는 이야기는 로맨스에서 굉장히 자주 나오지만 그만큼 설레는이야기죠! 안녕하세요 몰랑볼입니다. 제가 오래 찾아오지 않았는데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겠지만 혹시나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저는 언제 또 올진 모르지만 꼭 완결을 할거예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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