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상한 일[1]

쾅-!

익숙하지 않은 폭발음 소리와 함께, 학교 주변 건물들이 힘 없이 무너졌다. 한창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지금. 학생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선생님들도 놀라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안아.. 저게 뭘까...?"

나를 향해 조용하고, 소심하게 묻는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예은었다. 뒷자리에서 내 후드티에 달려있는 모자를 꼭 쥐며 말한 예은은, 자신의 키와 맞지 않았다.

"글쎄."

나는 딱히 신경쓰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말 그대로이다. 별로 신경쓰진 않는다. 이유? 그것은 내가 금강불괴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도 염력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방어막을 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겁 않나...?"

내가 혹시 화내고 짜증낼까봐 조심스럽게 묻는 예은. 평소, 잘 웃지 않는 나는 "풋."하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웃자, 예은의 머리에는 ?가 뜬 듯했다.

"솔직히, 않나. 끽해야 죽기 밖에 더하겠어?"

"힉!"

선생님이 없으신게 다행이었다. 방금, 예은이 비명을 지른 것은 생각보다 컸기 때문이었다. 내 말에, 예은의 짝꿍인 은서가 "이안이 답다."라고 중얼거렸다. 작게 중얼거린 말이었지만 내 귀에는 똑똑히 들렸다.

"....아, 선생님 오시네."

나는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선생님을 보며 애들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안경을 다시 고쳐 쓰며 우리에게 "절때 밖으로 나오지 마라."라고 하고는 다시 복도로 나갔다.

"....겨우 이 말 하시려고 온거?"

내 짝꿍인 나린이 의문을 표하곤 나를 쳐다보았다. "언제봐도 적응 안되는 얼굴이야.."라고 중얼거리는 나린이 짜증이 난 나는, 나린의 등짝을 한 대 때리고는 다시 앞을 봤다.

"악! 아.. 씨... 너가 때리니까 엄마보다 아파."

"봐준건데."라고 내가 말하자 은서는 "그럴 줄 알았음."이라고 중얼거렸고, 나린과 예은의 얼굴에서는 핏기가 사라졌다. 소심한 예은 대신, 나린이가 말을 더듬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ㄱ..그...그럼... 지..진시임으로.. 했...을 때, 때...앤..?"

알아 듣기 했지만 정말 드럽게 더듬거려 말했기 때문에 나는 깔끔히 그 질문을 무시했다. 나린은 "흥"이라며 아까랑 딴 판인 표정을 짓곤, 삐졌다. 예은은 삐진 나린에게 화 풀라면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지가 그런 거 아니면서 화 풀라고 하긴. 내가 그런 건데.'

나는 별 영양가 없는 생각들을 하며 무너진 건물들을 창문을 통해 바라보았고, 내 머리카락은 열여져있는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바람 때문에 휘날렸다. 누가 보면 그림같은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한 장면이었다.

'초능력... 내가 초능력을 가지게 된 것을 알게 된 건.... 한 달 전이지.. 시간 참 빠르게 가네.....'

나는 창문을 닫았다. 그러자 창문에는 무엇인가가 부딪혔고, 이내 밑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창문을 열고 밑을 바라보니 어떤 한 여자가 떨어져있었다.

"뭐야?"

난 어처구니가 없어서 창문을 다시 닫았고, 창문에는 누군가가 우리가 있는 4층 창문까지 뛰는 모습이 보였다. 4층이다. 사람이 4층 높이를 뛸 수 있을리 없다는 판단을 한 나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인간이다.. 분명 인간이야.. 저 정도까지 점프가 가능한 것이면... 점프강화의 초능력을 가진 초능력자인 건가..'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예은은 내 후드티에 모자를 흔들었다. 나는 짜증이나 획-하고 바로 뒤를 돌아 예은을 보았고, 예은은 내 옆에 있는 창문을 가리켰다.

"저 아줌마 누구야..? 여기 4층인데.."

"시끄러. 생각 중이야."

내가 매정하게 말하자, 예은은 시무룩하며 내 후드티에 모자를 놨고, 계속 뛰는 여자를 보고 나는 더이상 안되겠다싶어서 창문을 열고는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곤 그 여자를 발차기로 찼다.

"으악!"

그러자 비명소리와 함께 그 여자는 멀리 날라갔다. 아마 금강불괴 때문이겠지. 나는 그 뒤로 창문을 닫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나는 나를 쳐다보는 시선을 느껴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

은서는 딴청을 피우고 있었고, 나린과 예은,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내 앞 자리에 있는 연서는 나를 보고 입을 떡 벌렸다.

"아, 아니.. 처음보는 사람을..."

"정신 사나우니까."

나 다운 대답이 나오자 은서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린과 예은, 연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자신들이 할 일을 했다.

서걱- 서걱-

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은서와 예은은 소설 책을 보고, 나린은 책상에 낙서를 하고있었다. 마지막으로 연서는 만화 책을 보고 있었다. 은서가 보는 소설 책을 판타지, 예은은 미스테리었다.

"하아..."

다 그렸다. 꽤 마음에 그는 작품이 나오자 난 흡족해 했고, 이내 그 그림을 책상 서랍에 넣었다. 아직도 오시지 않는 선생님 때문에 지루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라는 속담이 맞는 걸까.

"자-"

선생님이 오셨다.

"-소란이 조금있었지만 다시 공부를 합시다. 국어는 넣고, 수학 꺼내요."

근데 무언인가 달랐다. 분명 선생님은 우리에게 반말을 쓰셨다. 근데 갑자기 존댓말을 쓰시는 선생님을 보니 팔에 소름이 돋았다. 그만큼 어울리지 않았다. 선생님이 존댓말을 쓰시는 것을. 그걸 선생님, 본인도 알기 때문에 쓰시지 않는 것이다. 존댓말을.

"선생님-"

우리 반의 반장인 모범생 김 인태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은 상냥하게 웃으며 "뭐죠?"라고 말했고, 인태는 과학 교과서을 꺼내 선생님한테 보여주었다.

"지금은 과학을 할 시간인 데요."

"아, 그렇군요. 자, 다들 과학책 펴세요-"

선생님 같지 않았다. 원래 선생님은, 실수 같은 것을 절때 하시지 않았다. 나는 이상한 눈초리로 선생님을 쳐다고았고, 선생님은 그런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칠판에 뭐라뭐라 썼다.

"이상해-.."

"응? 뭐가?"

작게 중얼거린 그 말을, 나린이 들었는지 나에게 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하고는 턱을 괴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생각이 많았다. 아까 폭발은 무엇이고, 선생님은 왜저러고, 아까 그 초능력자는 누구인지.

"하아..."

낮게 뱉은 내 한숨은, 그 누구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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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24 14:17 | 조회 : 1,392 목록
작가의 말
해를 품은 달

[이안이 시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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