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고싶었던 세상은 이런곳이 아니야 "
한 소년이 중얼거렸다. 올해로 18살, 소년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학교는 그만둔 지 오래, 혼자 사는 데다 가족은 소년을 신경쓰지 않았다. 소년은 이 세상에, 없는 것과 다름없는 사람이였다. 오늘도 어느때와 같은 하루였다.
달그락, 하는 소리와 함께 소년이 찬장을 바라보았다.
" 라면 벌써 다 먹었네.. "
언제부터인가 목끝까지 오는 길이의 긴 머리를 헝클이며 중얼거렸다.
" 머리도 잘라야겠고 "
무언가 다짐한 듯 욕실에 들어가 몇분 뒤 소년이 나왔다.
" .. 오랫만에 나갈까, "
한숨 한번 내뱉고는 머리를 빗었다.
" 거지가 따로 없네 "
하늘은 파랬다. 몇 주 만이지. 중얼거리곤 아마 예전에 자주 갔을 미용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딸랑- " 어서오세요 - "
대충 얼버무리며 머리를 잘라달라고 말하는 소년에게 말을 걸어오는 남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소년에 이내 남자는 입을 닫았다. 남자는 돈은 안 줘도 된다며 대신 다음에 또 오라고 손을 흔들어댔다. 나같은 게 뭐라고.
미용실에서 나온 소년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전봇대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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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이상한 전단지 다 있네. "
그렇게 말함에도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소년은 지금 기댈 누군가가, 제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때 뒤에서 꽤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 관심 있어? "
미용실 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