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와 에필로그

순서는 후기-에필로그입니다. 참고로 에필로그는 열린 결말(?)인 이전 화의 다음을 다루고 있음으로 작가의 명확한 결말이 나옵니다.

<후기>

안녕하세요. 하루, 날입니다.

네... 마무리를 저따구로 지어놓고 이렇게 인사드리는게 참 (퍽퍽 셀프로 혼날게요ㅠ

먼저 황당하고 당황스럽게 느껴지실 결말에대하여..

사실 '어느 날 찾아온'의 결말은 몇달전부터 이미 저렇게 정해놓은 상태였어요. 작가의 말에 새드엔딩 써보고싶다고 했을때 갈팡질팡하다 결국 이 작품에 바로 적용했죠. 또한 65화 전에 무조건 끝내고싶었기에 저 혼자 준비를 해나갔던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이 느끼시기에는 "아니 이렇게 갑자기? 뜬금없이? 왜?" 이러실수도있으나 사실은 이미 다 계획된것이었다는! 여러분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떡밥(?)을 드리지 못한 제 잘못이에요ㅠ

분명 시작은 마르에이의 알콩달콩 깨볶고 꿀떨어지는걸 쓰고싶었는데..? 마지막이 음.. 열린결말? ㅎㅎ;;;

두번째 작가의 뻘짓..

제가 선호하는 문체가 상당히 투박하고 단백한 문체여서 그렇게 적고싶었어요. 그러다가 가끔 기분이 어마어마하게 업되면 개그물을 쓰고싶더라고요; 웃기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ㅠ

쩝, 고개를 들 수 없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님이 대단하세요!

사실 후기에 가장 적고싶었던 말이 요거에요. 이렇게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있어요. 특히 거의 모든 회차에 '좋아요'를 남겨주신 nic51556281님.. 감사합니다!

전 이분의 노예가 되었던듯해요ㅎㅎ 주인이 먹이를 줄까 기다리는 길들여진 동물이 된것 같기도했어요ㅋㅋㅋ 덕분에 완결을 낼수있었을거에요. 아니었으면 그냥 머리속으로만 생각하고 말았을거에요.

차기작..

다음 작품은 마르에이가 아닌 평범한 bl이 될것같아요. 사실 마르에이도 생각해놓은것이 있긴하지만.. 요즘 그걸 적고싶어서 빨리 끝낸것도 있지만.. 가벼운걸로 한숨 돌리고 시작하려고요. 다음 작품과 그 다음이 될 마르에이는 반드시 명확한 해피엔딩일거에요! 그럼 그때 뵈어요o(^-^)o

<에필로그>

아침 해가 들어오는 거실창문으로 밖을 보자 어제까지 태풍으로 잔뜩 흐리던 날씨가 다행히 화창했다. 새벽까지도 비가 내린탓인지 난간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빗방울이 둥글게 맺혀있었다.

갓 내린 커피향이 온 집안을 감쌌고 버터향이 풍부한 식빵이 노릇하게 적당히 구워졌다. 늘 버터와 딸기잼을 함께 발라먹던탓에 식탁에는 두가지가 모두 준비되어있었다.

"오늘은 아침 간단하게 먹고 전에 약속했던곳에 가자."

막 일어나 부스스하고 약간 부은 얼굴을한 마르코가 식탁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지? 얼마나 빌었는지 넌 모를거야. 날씨 맑게해달라고 인형도 달까했었다니까?"

마르코는 아침을 먹은 후 세면대 거울 앞에 서서 오랜만에 하는 면도에 어색하게 손을 움직이며 그동안 아무렇게나 길어버린 수염을 정리했다. 뭉글뭉글한 거품을 한 손 가득 받아 턱에 묻힌 후 조금씩 면도기를 움직였다. 사각이는 소리와 함께 수염이 깎여나갔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며 매의 눈으로 거울을 째려보다 마음에 들었는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 전에 갔을때 입었던 옷으로 입으면 좋겠는데 그때 뭘 입고갔었는지 기억이 안 나. 양복은 좀 그렇지?"

이번에는 옷을 고르느라 옷장 앞에서 한참을 씨름이었다. 셔츠 밖에 없으면서 다른 옷을 찾겠다고 뒤지다가 결국 셔츠를 입었다. 넥타이는 얇은 검정색을 가볍게 둘렀다.

*

"어떻게 해드릴까요?"

"아.. 좀 다듬어주세요. 깔끔해보이게요."

"소개팅이나 데이트가세요?"

"네, 데이트에요. 하하"

"어머, 좋으시겠어요. 더 멋져보이게 해드릴게요."

가위질이 시작되고 노란 머리카락이 잘려나갔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바닥에는 잘린 머리카락들이 꽤 많이 모여있었다. 미용사는 신중하게 거울을 보며 이쪽저쪽을 다듬었다.

"남자친구가 데이트한다고 미용실까지 갔다온걸알면 좋아하겠네요. 호호호"

"그렇겠죠?"

"네, 다됐습니다. 즐거운 데이트되세요."

"감사합니다."

머리까지 손질을 마친 마르코가 차를 몰고 어딘가로 향했다. 그는 차가 달리는 동안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창밖으로는 푸릇푸릇한 나뭇잎들이 스쳐지나갔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새벽까지 내린 비로 더욱 싱그러워진 풀냄새가 들어왔다.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청명했다. 그렇게 도착한곳은 놀이공원이었다.

그는 천천히 산책을 하듯이 놀이공원을 걸었다. 그곳에는 어린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들과 두세명씩 친구와 무리지어다니는 학생들, 손을 잡거나 팔짱을 낀채 걷는 연인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즐거운 얼굴들을 하고있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하면서 하늘이 분홍빛이되어갔다. 마르코는 곧장 관람차로 향했다. 빨간 관람차가 느리게 돌아가고있었다. 잠시 기다린 끝에 그도 관람차를 탈 수 있었다. 마르코가 한발씩 조심히 안으로 들어가자 객차가 그 무게로 흔들거렸다. 그렇게 그가 탄 관람차가 조금씩 지상에서부터 멀어졌다.

"에이스, 저기 봐봐. 점점 건물이며 사람들이 작아지고있어. 여기 가장 높은 곳이 우리회사 꼭대기만큼 높으려나? 너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면서 밖에 보는것도 좋아했잖아."

침묵이 흘렀다. 관람차는 느리지만 착실히 움직였다. 곧 마르코가 탄 객차가 꼭대기에 다달할것같았다.

"에이스."

"에이스.. 에이스.."

마르코는 맞은 편이 비어있는 의자를 공허하게 바라보며 이름을 외었다.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지며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그의 셔츠를 적시고 무릎을 적셨다. 울음소리를 참는듯 꺽꺽이는 슬픈소리가 객차를 가득채웠다. 불타듯 주황색으로 물든 하늘빛이 홀로 앉아있는 마르코의 객차까지 물들였다.

"구해주지 못 해서 미안해!"

"더 사랑해주지 못 해서 미안해!"

"더 안아주지 못 해서 미안해!"

"더! 더. 더.. 크흡"

마르코는 감정이 북받친듯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밖을 바라보며 쉴세없이 흐르는 눈물도 닦지않고 그냥 둔채 아주... 슬프게 울었다. 그런 그의 얼굴에 지는 태양의 조각이 앉았다.

"너랑 같이 관람차 타고 일몰 보자고 했었는데.. 왜 나 혼자야.."

"왜 나 혼자냐고!"

결국 마르코는 고개를 숙여버리고 말았다. 관람차는 계속해서 움직였고 그가 탄 객차도 정상을 지나쳐 지상으로 내려가고있었다.

덜컹이는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관람차가 지상의 건물과 높이가 비슷해졌다. 마르코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크게 들이마시며 호흡을 정리했다. 고개를 든 그의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있었다. 심장이 크게 두근거리는게 들렸다. 마지막 눈물이 흐르지 않아 고인 눈동자가 굳게 정면을 응시했다.

"에이스, 널 잊지않을거야. 넌 영원히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고, 내가 사랑하는 마지막 사람일거야. 이건 꼭 지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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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01 16:34 | 조회 : 1,739 목록
작가의 말
하루, 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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