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헬가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3월 2일. 아직은 겨울 향기가 공기에 사이사이 묻어나는 쌀쌀한 날.

이들은 입학식을 맞았다.




-선배님 사용법-
1화
[부제 : 헬가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강당 안은 학생들과 캐리어로 북적북적 거렸다. 입학식. 한 학교의 일원으로 소속되는 순간. 그 작지만 설레는 순간을 체감시켜주듯, 강당 안은 그 크기 만큼이나 시끄러웠다.

그러나, 두 신입생은 그것이 탐탁치 않았다.

언짢다는 표정으로 강당에 광이 나는 미모를 달고 들어온 그들에게, 시끄러운 와중. 많은 시선이 쏠렸다.

세쌍둥이. 남채은. 남보겸. 남여울. 머리부터 발끝까지, 학교를 잡아 먹을 포스를 풍기며 입성한 그들에, 강당 내의 이야기가, 그들에 관한 웅성거림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시끄러운 걸 좋아해 않는 셋에게, 그 이야기꺼리를 통해 오가는 작은 인기는 좋게 여겨질 수 없었다.

"님들, 여기 좀 시끄럽지 않……나…….?"

아. 하나 빼고. 둘만.

"제일 시끄러운 애 한테 뭘 묻는 거야? 쟤는 벌써 놀고 있어. 자리 잡고."

"………"

너한테 대답을 바란 내가 바보지, 바보야. 설레서 떠드는 신입생들과는 다르게 조용하고 과묵한 성격인 둘, 쉽게 말해 학교에서 흔히 '범생이'라는 과에 속해지는 두 신입생은, 저 옆에서 강당 떠나가시오 하며 시위하듯 노는 제 핏줄에 고개를 저었다.

"야, 빨리 와!!"

심지어 자리까지 풀고 앉아 손을 빙빙 휘젓는 그에, 그들은 관자놀이를 꾹 누른다. 어느새 만든 건지도 모르겠는 정체 모를 친구들과 하하호호 떠들며 노는 그를 보며, 그들은 한숨을 푹 쉰다.

"야. 분명 너랑 쟤가 일란성이고 내가 이란성인데 왜 너랑 내가 닮고 쟤만 다른 거지…?"

"…내가 묻고 싶은 부분인데 그건.…..근데 우리 입학식 분명 9시 시작 아니였어?"

"응. 9시 시작……인데…….30분이나 지났네……? 여기 시간 칼 같다고 하지 않았나……?"

뭔가 불길한데……예감이 적중하듯, 곧 모두의 시선이 시끄러운 굉음에 의해 앞을 향한다. 마이크가 만들어 낸 소음에 소리가 죽은 강당을 향해, 앞에 선 그가 내뱉은 한 마디는, 냉철함과 까리스마에 떨리기 까지 할 지경이였다.

"신입생들. 미쳤지."

욕지꺼리 부터 내 뱉는 쫙 깔린 말투. 그 언행을 내 뱉고 있는 잘생긴 외모마저 신경 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지금 시간이 9시 30분이야. 30분이나 지났어. 니들이 떠드시느라고. 첫날부터 죽고 싶지? 입학식 하지 말고 굴러 볼까?"

무서워 입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모두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들의 생각은

'죽었다.'

즉각 이 하나로 단결 될 수 밖에 없었다. 시간 가는지 모르고 떠들었던 저들은 어디 간 것인지 어느새 침묵 만이 맴도는 강당은 먹먹함에 숨이 턱 막혔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밑에서 식은 땀을 흘리는 한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며 움직이더니 이내 그 모습을 본 다른 이는 한숨을 푹 내쉬며 위로 올라가 손에 들린 마이크를 뺐어간다.

"자. 우태빈씨. 여기까지만 하고. 신입생들! 이제 니네 고생길이라 오늘은 그냥 넘어가는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라! 입학식 시작하자!"

"네!"

구세주로 인해 겨우겨우 시작을 맞은 입학식에, 벌벌 떨던 신입들의 얼굴에 웃음 꽃이 핀다.

그렇게 '가람고등학교'의 입학식이 시작되었다. 기본적인 절차는 언제 해도 지겹지만, 잠시동안 그 지겨움보다도 극한 공포를 느끼고온 그들에게 그 정도는 지겹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어진 훈화말씀. 가람고의 특징이라고 하면 학생회 3학년의 입학 축하도 있다는 것인데……

"안녕하세요. 학생부회장, 서지현 입니다. 여러분 음….일단….."

그래….그게 이 학교 특징인데…근데……

"야. 근데 저거 멘트가 조금 이상한데……"

"…조금이 아니라 많이 이상한데…….?"

보겸과 채은이 서로를 툭툭 치며 속닥거렸다.

"음….여러분 일단…..뭐, 저는 딱히 할 말은 없구요. 그냥, 환영이나 해주고 싶네요."

헬가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밝은 듯 싸늘한 한마디. 씨익 웃는 아름다운 외모에 대조되는 섬뜩한 표정으로 강당을 잠재운, 이상하다 못해 슬픈 팩트같은 멘트를 끝으로,

그들은 가람고의 일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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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15 01:05 | 조회 : 721 목록
작가의 말
이즈미-

음...검토 안 해봐서 좀 이상할 수도....필력 딸리는 저를 이해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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