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읽고 쓰다(2)

스승님은 들어오시면서 말씀하셨다.

"시조를 이 중에서 잘 쓰는 지 알고 싶지 않는냐? 지금 여기서 시조를 써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라."

양반자제들은 갑작스런 제안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었다. 향월을 취하려고 했던 자, 장영수가 반발했다. 영수의 부모님은 양반이기전에 토지를 많이 가진 거부였다. 양반들의 차디찬 시선과 신분이 낮다는 모멸감에 아버지는 양반이 되겠다는 생각에 이름 난 관리에게 뇌물을 주었지만 "어디서 평민 주제에 양반이 되겠다고? 하늘이 바뀌어도 신분은 바뀌지 않아."라며 소용이 없었다. 추운 겨울에 곡식을 얻을 수 없게 되자 나라에서 납속책을 열었다. 납속책은 쌀을 헌납하면 그에 맞는 적합한 상을 주는 제도이다. 아버지는 납속책으로 쌀을 많이 받쳐서 관직에 오르게 되었다. 영수는 어렸을 때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양반 아이들이 영수의 아버지의 신분에 대해 숙덕거리는 소리를 듣고 알게 되었다. 아버지에게 달려가 안겨 오열했다.

"아버지, 아이들로부터 신분에 대해 떠드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예전부터 양반이 아니라 평민이었습니까?"

아버지는 아들을 슬픈 표정으호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들아, 어른이 되면 이 사실을 말해주러 했었다. 너 말이 맞다. 평민이였지만 땅이 많은 거부였다."

영수는 울화통이 몰려와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런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재산으로 양반이 되었다한 들 사람들은 우리를 미천한 자라고 손가락질 했을 것입니다."

"내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양반들로부터 차디찬 시선을 견딜 수 있겠느냐? 절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누가 뭐라하든 이제 넌 양반이다. 신경쓰지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영수는 대답을 하지 않고 자신과 똑같은 사람인데 신분으로 무시하는 양반에게 마음 속의 분노가 쌓여갔다. 아버지와 이야기 이후로 양반 집 아이들과 예전처럼 지내지 못했다. 무리 중에 겉도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에게 호기심이 생겨 물어보았고 이름은 윤길이었다. 사람들에게 인간재앙이라고 여겨져 마을사람들 아무도 가까이 지내지 않는 다고 했다. 장영수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나자 분노를 표출할 대상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윤길은 영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응어리를 윤길에게 상처주는 못된 말로 풀었다. 구경만 하던 아이들이 가세해 윤길의 물건을 고장내고 불길하다며 침을 뱉어냈다. 윤길에게는 그 시간이 너무나도 지옥같았다. 영수와 아이들이 성장하자 그들은 철저히 윤길을 무시하거나 혼자로 만들어버렸다. 윤길은 그들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함께 하지 못하는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었다. 참다가 화가 솓구친 윤길은 영수에게 찾아가 따졌다.

"자네는 왜 그렇게 나를 괴롭히는 거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준 적이 없소.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짓밟고 무시해도 되는 거요? 그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오."

영수는 윤길을 노려보며 대답했다.

"괴롭히는데 아무 이유 없소. 그냥 예전부터 밉고 싫었네. 할 말 없으면 가겠소."

영수는 그 말하고 어딘로가로 가버렸다. 윤길은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싶어했지만 너무 많이 울어서 나오지 않았다. 지금 장영수가 스승님께 반기를 든 이유는 빨리 시험에 합격을 해 신분에 대한 약점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시조는 과거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장영수는 스승님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스승님, 시조를 짓는게 과거에 무슨 도움을 준다고 그러십니까? 아무 도움도 주지않습니다. 과거를 통해 빨리 관직에 오르는게 여기 있는 자들의 소망일 것 입니다. 그러니 제발 학문이나 가르쳐 주십시오."

스승님은 생각에 잠기신 듯 정면을 바라보시더니 이내 말씀하셨다.

"사람의 속에 감춰두었던 울분이나 회한, 희노애락을 담을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다른 사람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엿볼 수 있으며 아무리 참기 힘든 분노일지라도 시조를 쓰면 마음이 차분해져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너희에게 시조를 쓰라고 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길 바랬구나."

영수는 스승님의 말에 흔들리는 표정을 지었다.

"스승님 말씀에 반기를 들어 죄송합니다. 그렇게 기쁜 뜻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양반 자제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벼루에다가 먹을 갈고 시조를 쓰기 시작했다. 스승님은 다 쓴 것을 확인 하고 나서 한지를 걷으셨다. 찬찬히 살피시더니 실력이 뛰어난 시조를 읽으셨다.

"천하가 넓다하되 만물이

소생하는 순간을 막을 수

없으리오

태산이 높다하되 만물아래

작디 작은 산 뿐이로다

온 만물에 비견될만한게

없도다"

양반들은 시조의 빼어난 문장력에 감탄을 했다. 스승님은 시조에 대해 느낀 것을 말씀하셨다.

"이 시조는 이병훈이 썻구나. 양시언 학자의 '태산이 높다하되'를 비슷하게 따라했지만 다르게 표현했다. 다른 사람의 시조를 자기만의 색깔로 만들버렸구나. 아주 잘했다."

스승님은 두번 째 시조를 읽으셨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게

아니라 유에서 무로 돌아

가고 싶구나

아픔을 등에 짊어진 채로

슬픈 마음을 가득 안고

아무것도 없는 세계로

빠져 울부짖음이 안

들리는 곳으로 발자취

를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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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4-28 23:53 | 조회 : 776 목록
작가의 말
기향

아주 오랜만이네요. 제 인생이 걸린 시험을 하느라 바빴습니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솔직히 애환은 중간에 관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조선시대 관련된 지식이 없을 뿐더러 잘 표현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천천히 하더라도 끝까지 완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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