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헌터의 비밀

#14. 헌터의 비밀



「벰파이어 헌터.

뱀파이어들의 천적이면서 먹잇감.

그들은 인간인 동시에, 뱀파이어를 사냥한다.

인간도, 뱀파이어도 아닌 그 경계에 있는 자들.

뱀파이어들의 악점.

성스러운 힘을 담고 있는 성수와 은.

그래서 그들은 성수에 담근 은탄을 담은 총이나, 칼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있는 비밀.

오직 세 명만 알게 될 비밀.

그 비밀을 알면, 뱀파이어든 인간이든, 모두가 죽게 될 것이다.

시작이자 마지막인 존재를 제외하고는.

-디바이드 로몬 中」



―― #14. 헌터의 비밀 ――



"커맨더를 어떻게...! 저희도 하급을 이기긴 힘든데."

"역시 약하구나."

"페르, 그만해. 나한테 소개시켜줘 놓고는 절망감만 줄거야?"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 난 널 돕는 거고, 내가 싸우는게 아니잖아."

"이제 보니까 의심돼. 너 뻥 아니야? 그럼 네가 커맨더가 되야지 왜 걔가 커맨더야?"


대화가 몇 번이나 끊기는건지 알 수가 없다. 아, 진짜 계속 이러면 안 되는데.


"그게 무슨 소립니까...?"


다행이 저족에서 말을 먼저 꺼내주시네. 그나저나...

나는 페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말해도 돼?"

"안돼. 못 믿어, 얘넨."

"흠..."


난 헌터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이건 알려드릴 수가 없네요. 제 용건은 하나예요. 제가, 헌터가 되고 싶거든요."

"하, 하지만..."

"한채현. 안 말한게 있는데, 헌터가 되려면 '조건'이 있어야 돼."


관심이 그렇게 받고 싶구나, 페르.

저분들이 말해줄 것 같았는데.

그나저나....조건이 있단 얘긴 아까 안 했잖아!


"인간보다 신체능력이 뛰어나야 돼."

"저분들도 인간이거든!"

".....하긴, 인간이긴 하지..."


페르의 눈이 순간적으로 더욱 붉게 빛났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은 헌터들. 그들은 페르의 시선이 닿자 움찔- 했다.


"그럼 나 못해?"

"얘네한테 물어봐."


뭐야. 지는 다 안다는 듯 말했으면서.


"안 되는 거예요?"

"예. 아무래도...안 그러면 위험할 수 있기에."

"그건 걱정마. 얘 옆엔 내가 따라다닐 거니까. 안 그러면 죽을게 뻔한데 여기에 데려왔겠냐. 내가 얠 도와줄 수밖에 없는 처지거든."

"예, 예...?"

"그냥 통과시켜."


반강제적 협박. 뱀파이어는 거래나 현상은 없고 협박밖에 없나보다.

특히 페르!!

그냥 죽는 것 보다 협박이 더 무섭다고!

물론 그런 페르를 협박한 건 나지만.


"하, 하지만...헌터가 되는 이상 한 달에 한 번은 찾아와야 할텐데.... 저희에게 당신은...'표적'입니다. 게다가 왜 오히려 저희에게 힘을 더 주시려는지..."


뱀파이어의 존재를 아는 이는 적다.

안다 해도 죽임을 당하거나 그들에게 유혹당하기 십상.

그러니 헌터들의 수도 적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 한 명, 한 명이 엄청난 전력이 될 텐데 오히려 뱀파이어가 헌터들을 도와주는 꼴이니.


"니네가 힘 다 합쳐도 나 못 이겨."


페르의 말에 동의하는 듯 그들은 고개를 숙였다.


"게다가 난 너희를 죽일 맘은 없거든. 내가 너희의 공격에 '방어'를 할지언정 '공격'을 하는 일은 없을거야. 어떻게 내가 너희를 죽여? 로몬이 너희 때문에 힘들었는데."


로...몬...? 페르가 말한, '사랑하는 여자'인가?

흠...반응이 이러면 궁금하기까지 하다.


".......그럼 다행이군요. 여자분은 따라오세요. 뱀파이어분은.......따라오실건가요?"


한 헌터가 어느 방으로 향해가며 우리 둘에게 물었다.


"응. '위험한' 범주에 속하면."

"....당신도 꽤 강해보이는데, 저 여자분을 따르는 걸 보니...저희에게도 적이 아닙니다. 저희의 적은 어디까지나 '피를 마시는 괴물' 이니까요."


피를 마시는 괴물이라...

나도, 한땐 그렇게 했나.

단지 뱀파이어 모두를 피를 마시는 괴물로 취급했지만, 지금은 좀 다른가.


"....페르, 너 개같은거 알아?"


난 그 헌터를 따라가며 페르에게 웃으며 말했다.

조금, 날 바꾸게 해준 페르. 고마워.


"뭐?!"


내 말에 무슨 뜻이 있었는지, 넌 모르겠지.

알아도 착각하진 마. 난 그저, 고마운 것 뿐이니까.


"졸졸졸 따라다니는게, 참..."

"이게 진짜!"

"어디 한 번 죽여봐라~"


난 뛰어가면서 말했다.

페르는 씩씩대며 날 쫓아왔지만, 진심으로 날 잡진 않았다.

그리고, 난 모른다.

지금 그의 심정이 어떤지.


'.......로몬....'


그가 나에게서 누굴 보고있는지, 난 모른다.

아니, 알지 않길 바랬을수도.

나역시, 그에게 이용당하고 있었을수도.

내 힘이 아니어도 그는 그 책을 찾았을 거다. 단, 더 쉬운 길을 찾은 것 뿐이지.

그는 내가 흥미로워서 살려둔게 아니다. 나에게서, 그녀의 모습을 찾고 있었던 것 뿐.



* *



"여기요."


그 헌터를 따라가자 내 손에 쥐어진 건 총이었다.

그리고 눈 앞의 표적.


"....?"

"뱀파이어들은 빨라요. 그만큼 그들을 죽일 기회는 처음 만났을 때, 한 번 뿐이죠. 그때 정확히 명중시켜야 해요. 아무리 강한 뱀파이어가 옆에 있다고 해도... 그가 없을 경우도 있고, 당신 개인의 힘은 있어야 하니까요."

"아..."

"이름이 뭐예요? 전 '이나 벨르토'라고 해요."

".....네...?"


분명 '이나'는 인간 이름 갖지만 '벨르토'는...뭐지? 게다가 페르의 이름을 봐서 뱀파이어는 한 단어인데....


"혼혈이에요. 하프 뱀파이어죠. 인간도, 뱀파이어도 아닌. '다른 종족'이에요."


헌터들의 비밀.

인간보다 뛰어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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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10-13 19:53 | 조회 : 1,568 목록
작가의 말
히나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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