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6년의 날이었다.
내 앞에서는 차가 불타고 있었으며 상대방의 머리에는 구멍이 뚫려있어 불냄새와 살 타는 냄새가 자욱해 속이 메스꺼웠다.
그 상황 가운데서 그만이 멀쩡해 보였고, 그 혼자만이 살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난 그에게 물었다.
"왜 이랬어요..?"
나도 물론 정상은 아니었다.
아직도 쓰러져 있는자들에게 맞은머리가 욱신거리고 피로 말라붙은 뒷머리는 끈적했다.
하지만 물어야 되는건 묻는거다.
"왜.. 왜 이랬어요..?"
그 남자가 피다만 담배를 짓밟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세계는 죽이지 않으면 혼자선 살아 남을수없고, 과묵을 이유로 남들이 재수없다한들 칭찬으로 듣는 세계야. 하물며 여태까지 내가 너를 데리고 있을수 있는건 하나의 천운이야."
난 한번 더 물었다.
"그럼 왜 난 안 죽인거에요..? 그때 죽였음되었잖아요."
겨우 17살의 나이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었던 나는 이 사람에 의해 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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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맡아주었던 사람들이 말했다.
"그 사람하고 잘살수 있을거야. 암. 그렇고말고."
겨우 그 말을 하고서 돌아선 사람들은 내가 간 후 얼마 지나지않아 죽었다.
사람들은 앞에선 불쌍한 아이처럼 말하지만 내가 가면 뭐라고 말하는지 잘 알았다.
불운의 아이콘 어디서든지 머물기만 하면 그 사람들의 운을 모조리 빨아들여서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아이.
어렸을 때는 맡아주겠다는 사람들은 많았었다. 하지만 이젠 날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내가 저주의 아이라 부르는 마을아이들.
이따금씩 뒤에서 수군대는 마을 사람들.
난 그들을 떠나 서울로 왔다.
서울에서 고졸이 아닌 사람은 거들떠도 안봤다.
하지만 난 학교를 다니며 편의점 알바를 해서 간신히 생활비를 메꿀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도 소년, 소녀 가장 혜택에 의해 수급자 생활을 하면서 간신히 생활비만 벌어도 되는 상황에 안도했다.
그 편의점 알바를 하러가던 그 순간 난 그를 처음봤었다.
새카만 선글라스를 끼고 새카만 정장을 입은 그는 차가워 보였다.
가벼운 미소조차 띄지 않은 그는 매우 차가워보였고, 난 그를 피해 편의점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첫 만남을 가진건 아니었다.
그는 우연히 편의점에 들어왔다.
"어서오세요."
안내멘트를 뱉은건 나였다.
그는 무심히 marvoro1미리짜리 하나를 사고는 나갔다.
"다음에 또 오세요. 손님"
그렇게 가고난 후에 그는 다시 그 자리에서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알바가 끝나기 10분전 난 평소대로 카운터 계산 정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사장님은 이 시간때 쯤엔 감시카메라 근처 의자에서 깨서 일어나신다.
계산정리가 딱 맞아 떨어지면 난 가도 된다.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시간이 다 되어 사장님이 가도 된다고 하시자, 난 후딱 짐을 챙겨 갔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내일뵈요."
그렇게 말하며 나가자 사장님이 수고했다며 가라셨다.
그렇게 난 나갔고, 끝인줄 알았다.
그렇게 나간 난 아직까지 서있는 그를 만났다.
난 용기내어 물어봤다.
"왜 아직까지 서있어요?"
그 검은코트남이 얘기해주었다.
"그걸 네가 알 필요는 없지 않나."
맞는 말이었기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 사람은 나를 쫓아왔다.
처음엔 그저 날 삥뜯는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다.
난 그 사람이 쫓아오는것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집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내가 생각하는 참사는 없었다.
그렇게 무사히 집에 들어간 나는 그 사람이 지나치는걸 보았다.
그냥 단순히 가는길이 같은것 뿐이었구나 하고 안심하자 그날 하루는 건너갔다.
이모네 집에 도착하자 할일은 그저 설거지, 빨래, 밥통이 비워지면 밥을 짓는것 뿐이었다.
오늘따라 유달리 피곤한 나는 그저 내 할일을 마치자 내 방으로 소리없이 들어가 자는것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