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10.<채혁시점>

알람 없이 번쩍 떠지는 눈과 함께 깨질듯 한 두통이 나를 괴롭혔다.

허전한 옆자리와 함께 어제의 기억이 물밀려오듯 몰려왔다.

"미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방을 한번 둘러보고는 거실로 나왔다.

거실소파에 이불을 덮고 자고 있는 유성이에게 다가갔다.

살짝 보이는 쇄골부분에서 부터 있는 상처 자국에 어제의 나를 자책했다.

깨어나려는듯 한 몸부림에 얼른 무릎 꿇고 앉아 눈뜨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서 깬 듯 유성이가 눈을 떳다.

"으...음..."

"유성아..."

유성이는 지금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이불로 몸을 꽁꽁 싸맸다.

"어제는...."

"......."

"진짜..미안해..나는 나쁜 놈이야!"

"......."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용서 받을 자격도 없어!"

"......."

아무 말 안하는 게 더 무서워서 뭐라고 말이라도 했으면 했다.

"어제...진짜...아팠지...미안해..."

"너..."

"응응!"

유성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살짝 들어서 올려다봤다.

"일단 씻고 와 더러워."

"아! 응! 씻고 올게."

조금이라도 늦으면 화를 낼까 얼른 욕실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따뜻한 물이 나올 동안 거울을 보는데 진짜 더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떡진 머리와 술 냄새에 정액냄새가 섞여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

얼른 씻어내고 새 옷까지 꺼내 입고 다시 유성 앞에 무릎 꿇고 앉았다.

"깨끗이 씻었어!"

"응......."

"저기...유성아...."

"......."

"형아야..?"

가만히 눈썹을 찡그리며 나를 보고 있길래 조심스럽게 불렀다.

"나 어제 아팠어."

"응. 잘못했어."

"나 지금 상처가 따가워."

"응. 미안해.."

"약 발라줘."

"응. 미안...아! 응! 잠시만!"

얼른 일어나 약상자를 챙겨오니

유성이는 이불을 옆으로 치워놓고 웃옷을 벗고 있었다.

너무 적나라 게 보이는 상처에 죄책감이 몰려왔다.

"으아...진짜...아프지..진짜 잘 못했어.."

나는 울상 지으며 연고를 꺼냈다.

손끝에 조금씩 짜서 조심스럽게 상처에 발라주었다.

"아! 따가워."

"아팠어? 좀 더 살살 해줄게."

호호 불어가며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다.

"이제 없어?"

"응..없어."

"아직..화 많이 났지."

"응. 나 아직 화 안 풀렸어."

그날은 하루 종일 유성이에게 용서를 구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유성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릎 꿇고 있는 나를 보자마자 화가 풀렸던 건지

딱히 화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냥 그런 채혁이가 재밌어서."

그냥 혼자 쩔쩔대던 내가 재밌어서 그대로 놔 둔거라고...

뭔가 분했지만 그날 잘 못한 건 맞으니까..

"아니야..다 내 잘못이야. 유성이는 아무 잘 못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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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4-01 23:15 | 조회 : 3,166 목록
작가의 말
반하나55

혹시 보고싶은 장면 있으면 말해주세요! 없다면 내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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