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날 이였다.
평소와 같이 일어나서 학교에 알바를 가고 오랜만에 여자 친구도 만나러 갔다.
어찌 보면 운이 좋은 날 이였다.
학교에서 시험을 평소보다 잘 봤고, 알바 할 때도 실수를 하나도 안 해서 칭찬을 받았고,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갈 때 돈도 주웠고.
그래, 운이 좋은 날 이였다.
행운 뒤에 불행이 있다 했었나.
누가 한 말인지는 몰라도 정말 끝내주게 정확한 말이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난 범죄를 당했다.
흔히 말하는 묻지 마 범죄 같은.
누군가가 골목길에서 웅크려 떨고 있기에 다가가 괜찮냐고 물어보았더니 갑자기 칼로 나를 그었다.
눈 쪽을 그은 그 사람은 칼을 떨어트리고 덜덜 떨더니 도망가 버렸다.
평소와 다른 일을 하면 죽는다고 그랬던가.
연속되는 행운에 들떠 평소라면 무시했을 사람을 돌아본 게 화근일까.
피로 붉게 물들어가는 시야 속 보름달이 뜬 아름다운 밤하늘을 마지막으로 암전이 찾아왔고 나는, 두 번 다시 그 풍경을 볼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