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보지 못하는 남자

그 날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날 이였다.

평소와 같이 일어나서 학교에 알바를 가고 오랜만에 여자 친구도 만나러 갔다.

어찌 보면 운이 좋은 날 이였다.

학교에서 시험을 평소보다 잘 봤고, 알바 할 때도 실수를 하나도 안 해서 칭찬을 받았고,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갈 때 돈도 주웠고.

그래, 운이 좋은 날 이였다.

행운 뒤에 불행이 있다 했었나.

누가 한 말인지는 몰라도 정말 끝내주게 정확한 말이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난 범죄를 당했다.

흔히 말하는 묻지 마 범죄 같은.

누군가가 골목길에서 웅크려 떨고 있기에 다가가 괜찮냐고 물어보았더니 갑자기 칼로 나를 그었다.

눈 쪽을 그은 그 사람은 칼을 떨어트리고 덜덜 떨더니 도망가 버렸다.

평소와 다른 일을 하면 죽는다고 그랬던가.

연속되는 행운에 들떠 평소라면 무시했을 사람을 돌아본 게 화근일까.

피로 붉게 물들어가는 시야 속 보름달이 뜬 아름다운 밤하늘을 마지막으로 암전이 찾아왔고 나는, 두 번 다시 그 풍경을 볼 수 없게 되었다.

0
이번 화 신고 2017-11-11 22:15 | 조회 : 668 목록
작가의 말
먹물

프롤로그 비슷한 것입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