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진실 (3) + 허물이 벗겨지다



"무슨.."



누군가 탄식을 내뱉듯 말했다. 나는 씁쓸히 웃었다. 그리고 잠시 말이 끊겼다. 신우가 떠오르니 조금 먹먹해져왔다. 그때 문도윤이 물어왔다.



"..네 진짜 이름은?"



부드럽게 미소 지은 그는 분명 유제림과의 대화를 통해 내 진짜 이름을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갑작스런 얘기 때문에 많이 당황했을 터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내 진짜 이름을 물어주니, 의아하기도 하고 조금 고맙기도 했다.



"내 진짜 이름은.. 이하현이야."

"..그렇구나."



피식 웃으며 대답하는 모두. 난 거기에 힘입어 다시 말을 꺼냈다.



"내가 이하현일 때, 신우랑 사겼었어. 물론 둘 다 남자였고. 우리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였고 사귀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들어와서였어."

"그렇게 지낸 시간이 많은만큼 들은 얘기도 많았고, 한 얘기도 많았지. 그 중에서 제림이와 관련된 얘기도 꽤 많았어."



신우 얘길 꺼내려면 그의 가정사부터 얘기해야됐기에 많이 고민됐다. 하지만 이제 와서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숨을 크게 들이쉰 뒤 말을 이었다.



"신우네는 가정 사정이 안 좋았어. 신우의 친어머니는 일찍이 돌아가셨었고, 아버지쪽은 술, 도박이 일상이었지. 새어머니는 제림이만 예뻐했고 항상 신우에겐 무관심했어."

"그리고 어느날, 아버지, 새어머닌 사고로 돌아가시고 제림이와 신우만 남게 됐어. 다른 친척들은 서로 그 둘을 떠맡기기 바빴고. 그래서 둘은 열심히 살아왔어."

"신우는 항상 제림이가 착하고 예쁘다며 칭찬하기 바빴어. 뭐, 콩깍지일 수도 있고 안심시키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난 그게 사실이라는 걸 잘 알 수 있었어. 항상 곁에 있었는데 그거 하나 구분 못할까봐."



나도 모르게 마지막 말을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내뱉었다. 그리고 씁쓸히 웃었다. 이제부터 정말 이야기가 시작되는지라 입안을 깨물었다.

다시 죄책감이란 덩어리가 슬금슬금 올라왼 날 옥죄여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애써 진정시키며 그 기분을 가다듬었다.



"후우, 내 얘기로 넘어가자면.. 난 누구나 알아주는 기업의 차남이었어. 당연히 내 형이 후계자가 되는 줄 알았는데, 아버지는 편애가 심하셔서 형보다 더 능력이 좋은 날 후계자로 삼길 원하셨어."

"물론 난 거부했지만 끝없는 실랑이로 인해 내게 간섭하지 않고 자유를 주면 후계자 수업을 받겠다고 했어. 그래서 그 조건으로 아버지와 흔히 말하는 거래를 했지."



아버지와 거래를 했다니, 다시 생각해도 참 웃겨서 난 피식 웃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너무 안일했어. 형을 잊고 그 거지같은 아버지의 성격을 잊고 있었던거야. 오직 신우와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어리석게 굴어버렸지.."



웃음도 잠시 다시금 떠오르는 그 기억에 인상이 찌푸려지고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내가 신우와 사귄다는 걸 형한테 들키고 아버지의 귀에 들어갔어. 형은 그 사실로 계속 내게 협박했지만 나한텐 협박이 먹혀들지 않았어. 이때까진 아버지도 조용했지."

"..그래, 그때까지만 해도 말이야."



주먹에 힘은 더 세졌고 팔이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했다. 아버지라고 있던 그 늙은이와 형이라고 있던 권력에 눈이 먼 쓰레기 새끼가 지금도 여전히 증오스러웠다.



"형은 신우를 죽이려고 했어. 아버지의 사람을 써서. 근데 아버지는 그걸 막긴 커녕 재밌다며 지켜보셨지."



모두의 반응은 내가 예상한대로였다. 당혹감 가득한 얼굴.



"결국 난 더이상 피해를 주기 싫어서 신우와 헤어졌어. 정말, 정말.. 난 그러면 안됐는데.. 끝까지 신우를 믿고 옆에서 지켜줬어야 했는데..."

"..신우는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참았던 눈물이 다시 한 방울씩 내 볼을 타고 흘렀다. 아까도 많이 울어서 그런지 눈이 따가웠다. 그럼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옆에 있던 문도윤이 어깨를 빌려주며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 다정한 손길에 내가 위로를 받아도 될까 싶었지만 그저 난 너무 의지하고 싶어서 소리없이 눈물만 흘려 그의 옷을 적셔갔다.


침묵이 내려앉았다. 모두의 반응은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 난 멈춘 울음을 진정시키고 문도윤의 품에서 벗어나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참 드라마 같지? 어떻게 이런 얘기가 있을까 싶을테고. 나도 알아. 하하, 이젠 이게 현실인지 그게 현실인지도 잘 모르겠,"

"하현아."

"..!"

"하현아, 그만 얘기해도 돼."



내 이름을 불러주는 하리온은 자기가 더 아프다는 듯 울 것 같은 얼굴로 내 말을 끊었다. 왜, 어째서, 왜 너가 더 아파하는 거야.

하리온 뿐만이 아니었다. 다들 마찬가지였다. 여태까지 소설 속 등장인물이라고만 여기면서 배척해오고 담을 쌓던 내가 우스워지는 순간이었다.






***






...(빼꼼)... 안녕하세요.. 대역죄인 왔사옵니다... ((굽신굽신))..


공지라도 남길 것을 멍청하게 그것도 잊고 있었습ㅂ니ㅣ다... 진짜 정말, 너무 죄송합니다..88...



오랜만에 와서 댓글 보니까 다들 잊지 않아주셨더라구요..ㅠㅜ


이런 절 기다려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 (큰절


제가 한창 개학하고 나서 딱 꽂히는 감도 안 와서 한동안 소설에 손 놓다가 이렇게 돌아왔는데, 만약 제 감이 돌아온다면 꾸준하고 규칙적인 연재를 다시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무책임하다 느끼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성의 없는 글로 보답할 바에야 시간이 좀 걸려도 좀 더 완성된 글을 보여주고 싶은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자 마음이기에... 조금이라도 좋으니 이런 제 마음을 이해해주셨음 해요....



정말 말도 없이 잠수탄 점 죄송하고 앞으론 꾸준히 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온씌가 되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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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9-04 22:06 | 조회 : 4,541 목록
작가의 말
온씌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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