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드디어 밝혀지는



그리고 문득 난 유신우가 떠올랐다. 유신우도 분명 문도윤과 비슷하게 나에게 고백해왔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네가 계속 신경 쓰였어. 너랑 옆에 있는 그 자식들도 정말 거슬리고. 아, 시발. 나도 내가 무슨 얘기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난 네가 좋아. 친구로서가 아니라 연애 감정으로. 네 과거가 어떻든 네 집안이 어떻든 상관없어. 난 너를 좋아하니까. 사랑해, 시현아.''



짜증나게도, 정말 짜증이 나게도 유신우와 문도윤이 또 한 번 겹쳐 보였다. 넌 뭔데 자꾸 유신우를 떠오르게 하는 걸까. 난 급히 떠오르는 그 생각을 지우며 눈앞에 닥친 상황부터 마주했다.



"나, 난..."

"답은 나중에 들을게, 시현아. 지금 답해주지 않아도 좋아."



문도윤은 내 볼을 쓰다듬고는 옷을 올려주었다. 그리고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곤 내 옆에 누웠다.

난 지금 정말 공황 상태였다. 문도윤의 고백은 이상하게도 들었을 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좀 좋았다. ....아니, 사실 잘 모르겠다. 난 과연 이 고백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생각은 갈수록 꼬리를 물고 늘어져 머리가 아파져 올 지경이었다. 싱숭생숭한 마음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은 후 생각에 잠겼다.


그 결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문도윤은 없었다. 그리고 남주들은 폭풍 질문을 하며 공통으로 괜찮으냐고 물어왔다. 순결은 괜찮으냐고 묻는 한진우는 내가 친히 뒤통수를 때려주었다.

어제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잠시 까맣게 잊고 있던 윤예슬이자 유신우의 이복동생 유제림. 유제림은 이 세계에서 떠나보낸 누군가를 위해 울 이유가 없었다. 그야 그건 어디까지나 윤예슬의 가족이고 지인일 테니 말이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 납골당에서 유제림이 울 이유가 존재한다면... 하, 설마.

자꾸만 드는 말도 안 되는 생각에 설마 설마 하게 된다. 하지만 난 유제림을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할까. 내가 제림이를 찾아서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안그래도 문도윤의 고백 때문에 혼란스러웠는데 유제림 덕에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코난도 아니고 계속 추리만 하고 있네, 시발.

내 처지가 참 불쌍했지만 계속 애들과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여기저기 설명을 듣고 놀고 체험했다. 내 정신은 여전히 다른 세상에 가 있었지만.


뜬금없지만 내가 이 소설을 썼을 때 느꼈던 생각들과 내가 어떻게, 어떤 생각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됐는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납골당.. 납골당이 등장하는 회차는 분명 수학여행이 확실했다. 그리고 딱 한 번 언급됐었다. 최시현이 수학여행을 왔을 때 기분이 별로 안 좋았던 이유로 말이다. 또한, 그날은....



"설마..!"

"설마라니?"



내 말에 반문을 하는 하리안. 하지만 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급히 윤예슬을 찾아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난 점점 획신으로 물들어가는 생각에 경악하게 됐다.



""시현아!!""



내 몸은 반사적으로 납골당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다들 날 불렀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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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05 15:07 | 조회 : 5,351 목록
작가의 말
온씌

본래 우리나라에선 납골당이 아닌, 봉안당이란 표현을 쓰는 데, 대게 납골장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저도 납골당이라 쓰게 되었네요..! 그래도 같은 뜻이기도 하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어 계속 납골당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닷...! 랄까 곧 70화네용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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