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축제 준비


"윤예슬 어딨어?"

"아, 학생회. 걔 전교부회장이라서."

"아, 그렇구나."



내 질문에 하리안은 윤예슬의 자리를 흘깃 보곤 말했다. 잊고 있었네, 전교 부회장이 여주였지..



"맞다! 그러고보니 우리 곧 축제기간 아니야?"



신도림은 손뼉을 탁 치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맞아맞아, 곧 축제기간이었구나~!"



김현과 한진우의 반응과는 달리 신도림과 하리온은 붕방붕방 뛰면서 좋아했다. 야호, 앗싸 등등 말들을 하면서 말이다.



"윤예슬은 곧 축제기간인 것 때문에 학생회에 갔나보네."



한진우는 무심하게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그런가봐, 하고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때 종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학생회에서 돌아온 윤예슬이 왔다.



"모두 자리에 앉아줘!"



윤예슬은 큰소리로 애들을 자리에 앉히고는 선생님께 뭐라 말을 전했다. 거기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윤예슬과 함께 칠판에 섰다.



"다들 곧 축제기간인 건 알지? 그래서 오늘 안에 각 반에서 뭘 해야할지 정해야 한다더군. 고로 우리반은 축제 때 무엇을 할 지 추천을 받겠다! "



다들 조금 갑작스러웠는지, 딱히 내세울 의견이 생각나지 않았는지 조금 조용했다. 그러다가 한 아이의 시작으로 후에 몇 명이 여러 의견을 말했다. 그렇게 뽑힌 우리반은 나, 한진우, 김현, 하리안을 제외해 만장일치로 메이드카페를 하게 되었다.

시발, 잊고 있었다..



"남자는 여장, 여자는 남장! 어떱니까?!"

"좋소!!"

"안돼, 싫어!!"



한 여자애가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말하자, 다른 여자애들 모두 그 의견에 동조했고 남자애들은 경악하면서 말렸다. 그래서 결국 제비뽑기로 걸린 애들 몇몇만 여장, 남장을 하기로 했다.

근데 이 제비뽑기에서 분명 시현이가 걸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친!


난 캐릭터들이 캐붕을 한 것도 있으니까 어쩌면 이것도 바뀌지 않을까 싶어서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뽑았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시바알..."



난 종이를 꾸기며 다시 책상에 힘없이 엎어졌다. 막심한 후회감이 몰려왔다. 내가 미쳤다고 왜 시현이를 여장에 당첨되게 한 걸까. 그냥 짜지게 냅둘 걸, 하고 말이다.

한진우와 김현, 하리안, 하리온, 신도림은 키득거리며 잘 해보라고 했다.

아니, 왜! 도대체 왜! 나는 남주들 여장 안 시키고 애꿎은 시현이 여장을 시킨거야! 과거의 나,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럽다아!


하아, 그래. 진정하자. 우선 여장 당첨 남자애들은 나 포함해서 3명이었다. 그리고 남장 당첨 여자애들은 4명.


"시현이에서 다시 이쁜이로 바꿔야되나?"

"닥쳐라, 한진우."

"푸훕.. 괜찮겠는데-?"

"김현 너까지.. "

"시현이는 예쁘니까 어울릴거야~!"

"신도림 너..."


난 이제 지쳐서 애원하듯 애들의 이름을 불렀다.



"맞아, 맞아! "

"하리온.."

"풉.. 힘내."

"하리안... 이것들이 보자보자하니까.. 이 새끼들아, 진짜 죽는다..?"



얘네들이 돌아가면서 아주 내 멘탈 쪼개려고 작정했구나??



"자, 그럼 우리반은 메이드카페로 결정하고. 여장하는 애들은 김시온, 반지우, 최시현. 남장하는 애들은 윤예슬, 채서린, 이지현, 유서영. 이상 종례 끝."



아흑, 확인사살 안해줘도 되는데..
선생님께선 최종정리를 한 듯 노트에 기록하고는 쿨하게 나가셨다. 그리고 난 하루종일 여자애들의 열정적인 시선들을 받아내며 수업을 해야만 했고, 결국 수업 내용이 하나도 내 머릿속에 안 들어온 상태로 하교를 하교를 하려던 중, 여장 의견을 냈던 여자애가 나한테 왔다.


"시현아, 내일은 너희 3명 컨셉회의하고 옷, 화장스타일 같은 거 정할거야! 알겠지?! 아, 참고로 우리 그런 거 잘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럼 내일 보자~! "

" 어? 어. "


뭐지, 이 폭풍이 지나간 듯한 느낌은..? 내일부터 무척 피곤해질 것만 같은 이 불길한 예감...
나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곤 원치 않게 남주들과 여주와 같이 집으로 돌아갔다.

어제에 비해 잘 자서 그런지 피곤함은 별로 없었다. 그렇게 아무생각없이 교복을 입고있으니 문득 떠오르는게 있었다.


"그러고보니... 축제 때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데.."



맞아, 그때 시현이가 남장 한 윤예슬한테 다시 한 번 반하게 되고.. 그리고 분명 그 전부터 꾸준히 남주들하고 여주 사이 갈라놓으려하고 사건사고 다 터뜨리다가 결국 축제날 때 담임쌤한테 들켜버렸지..
저런, 이렇게 큰 스토리가 축제 때 진행된다니. 나도 참 미쳤지.

한숨을 푹푹 내쉬며 학교에 가자, 여자애들은 눈에 불을 키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으악..!"

"시현아, 우리가 잘 꾸며줄게!"

"암 그렇고말고! 걱정하지마! "

"꼭꼭 예쁘게 해줄게~!"

"어, 어.. 알겠으니까 좀 떨어져줄래..?



한꺼번에 많은 여자애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니 너무 부담스러워져서 그녀들을 살짝 밀치며 내 자리로 갔다. 그제서야 좀 떨어진 여자애들은 한 자리에 모여서 매우 매우 열정적이게 토론중이었다.



" 휘유- 최시현 인기쟁이?"



김현이 휘파람까지 불고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꼬듯 말했다.


"하, 이게 어딜 봐서 인기쟁이인지 설명 좀 해줄래 "

"시현이 여장은 좋지만, 달라붙는 여자애들은 싫은데-"

"넌 좀 닥쳐, 한진우."



이 새끼들이 진짜 어제부터 계속 귀찮게 굴고있어! ...아니, 그 전에 아까부터 몰래 웃고 있는 하리안, 하리온, 신도림도 신경쓰이네?



"너희 셋은 작작 쪼개라."

"""푸핫!... 으응..."""



아, 제발. 쟤네 죽이면 안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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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30 22:32 | 조회 : 8,114 목록
작가의 말
온씌

흐극ㄱ극... ㅇ여러분 곧 있음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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