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이건 캐붕이야!



"엿 먹어, 새꺄."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한진우를 향해 욕은 물론,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보였다. 모두 나의 행동에 더욱 경악했고, 초면인 여주와 남주들도 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과 달리 한진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있을 뿐이었다.



"우리 이쁜이, 욕하는 것도 이쁘네-"



쟤를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날까.
정말 진심을 담아 생각했다. 원래 한진우가 이런캐였나? 문득 든 의문이었다. 여주랑 있을 때만 해도 꼬맹이라고 불렀던 애가 갑자기 나한테는 이쁜이라고 부를게 뭐람?

아니, 애초에 내가 너한테 이쁘게 보일 만한 짓을 한 적도 없는데..? 우리 만난지 30분도 안 지났어...



"야, 한진우 너.. 괜찮냐..?"



하리안은 혹시나 해서 조심스럽게 한진우에게 물었다. 모두 한진우의 태도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인지 하리안이 질문을 하자, 모두 한진우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숨죽이고 있었다.



"왜? 난 괜찮은데? 멀쩡해~"



아, 응. 다른 애들은 전혀 그렇게 느끼는 것 같지 않은데.

애들은 오히려 이렇게 천진난만하게 웃고있는 한진우를 더 무서워하는 것 같다. 분명 한진우의 기분이 좋아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특유 분위기나 지켜온 이미지 같은 것들 덕분에 그 말 한마디로 다들 넘어가진 않았다.



"혹시 널 이렇게 만든 건 전학생...이야..?"



하리안에 이어 이번엔 하리온이 조심스레 물었다. 너희 죄인이냐...? 아니, 그 전에 한진우를 저렇게 만든 게 나라니..?

하리온의 말이 끝내자, 모두 나에게 이목을 집중했다. 뭐야, 뭔데.



"시현이는 이쁜이가 맞으니까~"

"호오? 그 한진우가 그렇게까지 한다니, 흥미 있는 걸?"



아악, 제발! 김현, 너한테만큼은 흥미든 관심이든 뭐든 간에 다 받고 싶지 않다고! ..망할 한진우, 내가 한진우 때문에 스쿨라이프가 꼬이면 꼭 죽여버릴테다...!

한참 투지를 불태울 때 내 짝꿍이자, 이 소설에 여주인 윤예슬의 시선이 느껴졌다.



"뭘 봐?"

"으응, 아니 그냥. 전학오자마자 다른 애들이 너한테 관심 가지는 것도 그렇고, 진우가 저렇게까지 하는 거 보니까 신기해서."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걸고 넘어가야될지 모르겠다. 뭔가 부러운 듯하면서도 호기심 있는 그런 눈길로 쳐다보는 윤예슬. 하지만 그 눈빛에는 알게모르게 질투심과 열등감, 분노감이 미묘하게 섞여있는 듯 했다. 뭐냐, 너...?



"우웅, 그럼 도림이는 앞으로 시현이랑 친하게 지내야지!"



...어째서..? 왜 결론이 그렇게 되는거야..? 응...?
신도림의 말에 한진우는 그를 째려보고는 다시 나에게 달라붙었다.



"뭐야, 이쁜이 인기쟁이 되면 곤란한데."

"어딜 봐서 인기쟁이냐."

"응? 하지만 너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너무 튄다고. 거기다 내 관심까지 받고있으니까 말이야."

"그럼 니 관심 좀 얼른 거둬라."

"흐음, 미안하지만 그건 싫은데-?

"개새끼.."



뭐야, 내 소설 속 캐릭터가 캐붕(캐릭터 붕괴)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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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16 19:15 | 조회 : 9,540 목록
작가의 말
온씌

입 험한 수 조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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