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애수가 앞머리를 잘랐다. 그리고 눈물바다..??

"애수야~ 응? 애수야아-... 제발 앞머리만이라도 자르자..."

"오늘은 현서 누나까지 왜 그래요.. 왜, 금요일만 되면 누나들은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데요.."

"그건 '금요일이니까' 잖아! 그러니까 애수야, 앞머리 자르자... 아니면 묶던가!"

"하지만 긴게 조금더 안정이 되는..."

"우이씨... 제이 오빠! 가위 좀 가져와봐!"

"에? 뭐 할려고 그래요, 누나?"

"자, 여기있습니다. 아가씨."

"제이형? 형까지 왜 그러는.."

"솔직히 나도 그건 보기가 영 답답해서 말이지~ 너 처음부터 그러긴 했지만 이제는 변화를 줘도 좋다고 생각하거든."

아.. 진짜 나한테 왜그래요..

예정이 누나가 나에게 다가오며 허리를 숙여라고 했다.
나는 당황해서 잠시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났고 누나들이 나에게 말했다.

"애수야, 한 번만. 딱 한 번만 자르자. 그리고 나서 그게 불편하면 다시는 말 안할께~.."

"후아.. 알겠어요.."

진짜 날 만나고부터 몇 년간이러는데 더 이상은 나도 귀찮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누나들의 말대로 앞머리를 자르기로 했다.

제이형이 가져다준 가위를 들고 예정이 누나가 말했다.

"제이 오빠. 신문지 좀 줘봐. 바닥에 깔아야겠어. 그리고 애수 너는 신문지 깔고 나면 내 자리에 앉고."

옆에 있던 현서 누나와 정현이 누나가 신문지를 깔자 나는 예정이 누나의 자리에 앉았다.
누나는 나에게 다가와 안경을 벗어라고 했고 나는 안경을 벗고 눈을 감았다.

내 얼굴을 본 예정이 누나가 잠시 멈칫했지만 아마도 내가 눈을 감는 것을 보고 다시 가위를 재차 잡았다.
누나는 가위질을 하며 내 앞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예정이 누나는 미용사 자격증과 헤어디자이너 자격증도 있는 사람이니까.

예정이 누나, 정현이 누나, 현서 누나까지해서 셋이서 잘 다니는데 세 명 다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다.

집안 좋고 외모와 몸매가 좋은 것은 물론이며, 여러가지 자격증을 따고 있고 그와 관계 없이 셋이서 무슨 사업을 한다는데 그것도 무척이나 번창하다고 한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지만 가끔 보면 좀 여러가지 면으로 무섭기도한 사람들이다.

어느샌가 다 잘랐는지 가위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고 예정이 누나가 무슨 스펀지 같은 것으로 내 얼굴과 옷을 털어주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예정이 누나가 나에게 눈을 떠 봐라고 했다.

"어머.. 애수 너 이런 아이였구나! 세상에 진짜 너 이제는 안경도 좀 벗고 다녀야겠다!"

"어떻길래 그렇게 감탄하는 거... 어머! 애수, 너 맞니? 어머나..."

"이걸 잘생겼다고 해야하니, 예쁘다고 해야하니.."

"애수 너 렌즈 끼고 일하면 여자 손님이든 남자 손님이든 늘겠다?"

"네에..? 그럼 이상하진 안은거죠..?"

"물론이지!"

주변에서의 시끄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나는 안경을 쓰지 않았기에 가까이 있는 예정이 누나의 얼굴만 흐리게 조금 보일 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나는 들고있던 안경을 썼다.

"아, 보인다."

이제 좀 보이네. 나는 고개를 한 번 휘저은 뒤 누나들과 제이형을 바라보았다.
다들 말이 없길래 왜 그러지? 하고 내가 말을 걸려는데 제이형이 나를 숨이 막히게 세게 안아왔다.

"케엑.. 제이형.. 숨 막히는.."

"아, 미안미안~ 귀여워서 그랬어.
근데 너 안경을 쓰니까 네 이쁜 얼굴이 다 가리잖냐!"

"하지만 안경을 벗이면 아무것도 안 보여요. 렌즈는 싫어하고요."

"제이 오빠 그냥 내버려 둬~ 이정도면 만족해도 되잖아?"

"맞아. 그래도 역시 저 뿔테는 너무 두껍지만..."

"애수 너 안경은 바꿀 생각 없지?"

"네. 저는 이게 편해요."

현서 누나의 물음에 태연하게 답했고 누나들과 제이형은 한숨을 살짝 내쉬었다.
왜 저러지?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정현이 누나가 시원시원하게 웃으며 나에게 물었다.

"검은뿔테안경의 애수군? 앞머리를 자른 소감은?"

누나의 물음에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생각보다 이쪽 편이 훨씬 편하네요. 예전에는 짧은게 싫었었는데..
아, 할머니가 너무 극악으로 짧게 잘라줘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네요."

"그치? 역시 이게 편하지?"

너무도 기쁜 표정으로 물어오는 누나들에게 몇 년 동안이나 신경쓰이게 한게 미안해서 잠시 꾸물거리다가 말했다.

"누나들이 저에게 앞머리 좀 잘라라고 말한게 벌써 몇 년이죠?
그동안 미안했어요, 신경쓰이게 해서."

"애수야?"

"하지만 고마워요, 누나들. 말은 안했었지만 저도 누나들 좋아해요.
물론 제이형과 다른 형들도."

다른 형들은 없었지만 새삼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준게 고마워서 정말로 오랜만에(어렸을 때 이후로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싱긋 웃어보이며 말했다.

그러자 누나들의 눈에서 눈물을 한 방울, 두 방울씩 또르륵 흘러 바닥에 떨어졌다.
놀라서 누나들을 바라보자 누나들이 얼굴이 약간 빨개진 채로 말했다.

"흑.. 흐윽.. 애수가 우리에게 이렇게 웃어준거 처음이야.."

"이 나쁜노옴.. 그렇게 웃을 줄 아는 녀석이였잖아.. 다행이다.. 흑.."

"흐아아앙~ 애수야아..."

눈물을 흘리는 누나들이 해주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기쁘고 날 행복하게 해서 가만히 누나들을 바라보는데 옆에 있던 제이형이 큰 소리를 내며 눈물을 바가지로 흘려대기 시작했다.

"흐어어어엉-.. 애수우..야아아... 크흡.. 이 형은.. 이 형은 말이지..."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제이형을 보며 나는 물론이고 옆에 있던 누나들도 당황했다.
그렇게 이번 금요일 밤, 이 가게에서 누나들과 제이형을 달래느라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그 어느때 보다도 이 가게에서 일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척이나 행복한 날이었다.

1
이번 화 신고 2017-08-08 22:47 | 조회 : 1,829 목록
작가의 말
보라린

누나들도 제이형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죠? ㅎㅎ // '125번째 머리카락님' 재미있으시다니 다행입니다ㅠㅠ 감사합니다(*´▽`*) 그리고 첫댓 축하드려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