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안녕하세요, 화사한 잿빛얼굴입니당:) 드디어 후기로 인사를 하게 되네요! 제가 이걸 과연 적을 날이 올까 까마득하게 느껴지기만 했는데, 지금 쓰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사실 후기를 쓰게 된다면 Q&A를 다시 해볼까 생각해봤지만 제가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중구난방이 되면서 자신감이 떨어져버렸기 때문에 안 하는게 더 나은 선택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장기간 연재하는 소설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ㅜㅜ

그래서 이번에는 저 혼자서 하고 싶었던 이 소설에서 다 못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외전을 쓰려고 했지만 아이디어 고갈에 시간 부족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겹쳐서..


우선 이 스토리를 기획하게 된 일입니다!
예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저는 혼자서 아무 생각이나 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 소설 또한 그런 막생각에서 탄생했답니다.
사실 리나와 루드가 신이라는 설정은 제일 처음에 만들어둔 설정이었어요. 이 소설의 제목이자 가장 큰 설정인 '파인더' 라는 설정은 다른 웹툰과 연계시켜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빠져버린 블랙헤이즈가 너무 제 마음을 후드려치고 있어서 이 소설에 들어와버렸습니다. 그 설정을 자세히 설명하지 못해 많은 분들께 혼란을 가져오도록 한 게 실수지만ㅎ....


악역들을 만들어내면서 이드리스와 한패인 아이들은 전멸하는 걸로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어요. 사실 린은 안 죽었다! 살아있다! 같은 거 없습니다. 다 죽었습니다.^^
제 첫 소설이라서 뒷일은 생각도 안 한채로 들떠서 앞만 막 써내려가버렸던 터라, 나중에 등장할 악역은 소설 중반쯤에 가서야 생성시켰긴 하지만요.
이드리스 팀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누구일까 한 번 생각해봤는데, 전 역시 예시카가 제일 좋았어요! 제가 직접 만들어낸 캐릭터라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시카의 결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뭔가 가장 여운이 남으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캐릭터여서 그런 것 같아요.

그냥 소설 전체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고 하면 당연히 전 이아나! 라고 말하고 싶네요. 은발 머리 여캐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고, 제가 가장 먼저 만들어낸 자캐이기도 하고, 이름도 예쁘고, 나의 첫 소설의 시작과 마무리를 책임져준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니까요. 블로우가 좋아서 시작한 제 소설이 이아나에게 빠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에요.

두 번째로 좋아하는 사람은 델피니움입니다. 이유는 간단히 '그냥 이름이 예뻐서' 에요. 제가 예전에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전 아이들 이름을 지을 때 모두 그 뜻과 연관시켜서 짓고, 델프같은 경우는 꽃말을 이용해서 지었죠! 그 점이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유일무이한 델프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아요.

가장 싫어하는 캐릭터같은 경우는 없어요. 진짜 한 명도. 그냥 악역이어도 제가 생각할때는 하나같이 매력이 느껴졌으니까요. 물론 비앙카같은 사람은 예외로 생각합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챕터는 이아나 과거편입니다. 그때 시험기간이라 독서실에서 공부하다 아이디어가 훅! 하고 들어와서 쓴 건데, 생각보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좋았어요. 반응도 나름 괜찮았던 것 같고 무엇보다 그 뒤에 나올 예시카와 제레미와의 연관성도 지을 수 있어서 가장 나은 챕터라고 생각합니다.
최악인 챕터는 피의 밤 챕터인데 이유는 거기서부터 줄거리가 난리부르스를 지겨서...노트에 써가면서까지 정리를 해놨는데 결국 손이 움직이는대로 썼더니 그 꼴이 되버렸더라구요^!^ 정말 후회합니다. 다음부턴 절대로 그렇게 안 써야지 진짜.

제일 좋아하는 장면도 생각해봤는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는 것 같네요. 굳이 꼽자면 루드가 어릴 때 리나에게 던져지는 돌을 대신 맞아주던 거..? 그냥 멋있어서ㅎ
예시카가 투신자살(?) 한 게 제일 여운이 남긴 하지만 이미 앞서 얘기해버려서 제외해보면 딱히 없는 것 같네요. 이아나가 어릴 때 계단에서 밀려서 넘어진 것도 기억에 남긴 하지만 그건 불쌍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일을 기점으로 능력이 발현되고 이아나의 흑빛 인생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마지막화의 제목이었던 '마침표' 는 후반부에 다다랐을 때 '꼭 이 제목으로 해야겠다!' 해서 적은 제목이었습니다. 원래 마침표가 문장이 끝날 때 쓰는 거고, 전 제 소설이라는 한 문장을 이제 끝맺었으니까 이 제목이 가장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한 거였어요. 이게 잘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마지막화 쓰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만 오천자 정도 썼을 거에요. 마지막화인데 두 번 나눠서 쓰면 분량은 괜찮겠지만 짜증날 것 같아서(개인적인 생각) 한번에 다 쓰려고 한 건데, 평소에 쓰는 양의 2배가 넘게 됐더라고요. 저도 쓰고 나서 당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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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할 얘기는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 생각이 안 나네요.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어볼까 합니다.




몇 번이나 이 소설을 삭제할까 생각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상상력과 필력 그리고 조회수나 댓글 수에 자신감도 현저하게 떨어졌고, 취미가 아닌 의무가 되는 느낌에 더 이상 내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 재미있지 않아졌습니다. 더이상 연재되지 않는 블랙헤이즈에 열정이 떨어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요. 친구에게 이 소설을 쓰는 게 들통나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도 평생 안 지울 생각입니다. 보면 볼수록 이불을 뻥뻥 차버리고 싶을 정도로 창피한 말들도 많지만 안 지울 생각입니다.

아직도 이 글을 처음 업로드시키던 날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내 방 컴퓨터에 앉아서 한글을 키고 키보드를 두드리고는 폭스툰에 올렸어요. 중학교 2학년 7월 여름날부터 시작해 내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 약 2년을 함께 보내며 지낸 내 소설은 절대로 삭제되는 일이 없을 겁니다.
힘들고 자신감 떨어져도 언제나 재미있다고, 잘 읽고 있다고 남겨주는 댓글이 행복했습니다. 말없이 항상 좋아요 눌러주시는 분도, 꾸준히 올라가는 리워드도 내 소설은 아직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어요. 힘들어도 행복했습니다.

말하는 게 무슨 시상식에서 상 받는 느낌이네요. 그만큼 오래해온 소설을 참 많이 부족한 모습으로 내려놓는 게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간질간질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여러모로 많이 아쉬운 작품이지만 이제 내려놓고 다음 작품 준비나 해보려고 합니다!(차기작 준비중에 있어요)


아직 제대로 못 푼 떡밥도 많긴 하지만...
제가 이 이야기를 이곳에서 끝마쳐도, 내 소설 속 아이들은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을 거랍니다. 이야기 속에서 언제까지나 살아 숨쉬고 있어요.

리나도 루드와 헬리오스에서 친구와 함께 잘 지내고 있을 거고, 학교로 찾아온 아버지를 만날수도 있습니다. 그 아버지에게 어릴 때 일에 대한 사과를 들을 수도 있겠고 리나가 그 사과를 받아주지 않을 지도 모르죠. 마스터와 렌 씨는 여전히 루드와 리나를 금같이 아껴줄거고, 시크무온은 여전히 둘을 끈질기게 쫓아다닐 거에요. 친구들은 힘든 일이 있어도 다같이 해결해나가겠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 거랍니다. 적어도 전 그렇게 끝냈고, 아이들에게 현실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진심을 다해수 그렇게 되기를 빌어줄 생각입니다.


그 뒷이야기는 제가 마무리지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제 여기서 이만 작별인사하겠습니다.




안녕,
"FINDER(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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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거기서 뭐해?"


"응? 아무것도 아냐."


"어서 가자. 마스터와 렌씨도, 친구들도 다들 기다려."


"그래. 가자."

6
이번 화 신고 2019-08-31 13:21 | 조회 : 2,284 목록
작가의 말
화사한 잿빛얼굴

갤러리며 메모장에 가득하던 이 소설 정보들을 다 지울 생각을 하니 속이 다 후련하네요. 여전히 시원섭섭하지만, 잘 가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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