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화 미안해(1)

"리나 씨, 루드 씨!!"
미림이가 도착했다.

"....."
레노아는 아무 말 없이 그들을 흘깃 바라보다가 옆에 서 있는 렌을 보았다. 그들은 렌의 친구였고 그 사실은 레노아도 알고 있었다.

이런 정신없이 싸우는 전쟁터에서도 렌의 눈빛은 그들을 향해 있었다. 그 눈빛은 따듯하면서도 든든해보였다.
그들이 살아있었기에 안심하였고, 또 그렇기에, 그들이 살아있기에 힘이 된다는 의미였다.


이렇게 정신없이 싸우는 전쟁 통에서도 레노아는 느꼈다.

'..부럽구나.'


레노아는 차라리 그것들을 보지 않기로 했다. 그들을 볼 바에는 사라져버린 이드리스의 행방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응?"
어느 새 고개를 돌린 렌이 작은 소리를 냈다. 레노아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렌이 보았던 것을 그녀도 보았다.


방어막 근처 척박한 땅 속 봉긋 솟아올라있던 봉우리, 그것은 분명 방어막이 폭발하기 전에는 없던 것이었다. 폭발하고 난 후에 갑자기 생겨난 것이었지만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그 봉우리 안에서는 무언가 커다란 가시가 돋아나고 있었다. 애초에 가시가 맞는지도 알 수 없지만 없던 것이 생겨났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그것을 의심할 가치는 있었다.

렌과 레노아는 잠시 숨을 멈추고 얇게나마 남아있는 방어막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는 그 봉우리를 계속해서 말없이 주시했다.
예상대로 봉우리는 수상한 것이 맞았다. 솟아나있던 그 가시는 끊임없이 자라났고 동시에 봉우리도 꿈틀거렸다.


"야 레노아...아무래도 이거 큰일난 것 같지?"
렌은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오른 봉우리를 쳐다보며 목소리를 떨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평범하게 넘어갈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


퍼엉-!!!!


진짜로 그것이 터져버렸다.



'미친..!!'

터져버린 봉우리에서는 붉은 색의 마력이 연기처럼 새어나왔다. 아름다운 그 붉음을 눈에 담기도 전에 일은 일어났다.
봉우리 속에서 남아있던 드래곤들을 먹어치우며 마력과 체력을 보충한 이드리스가, 모든 것을 보충하고서 봉우리에서 튀어나온 것이었다. 방어막을 일부 깨뜨린 것은 그저 모두의 시선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위험해-'

"전부 고개 숙여라-!!!!!"

빠른 상황판단력으로 레노아는 검을 흔들며 모두에게 소리쳤다. 목청이 터지도록 큰 소리로 외쳤고, 그것은 친구들이 살아남았다는 행복에 잠시 겨워있는 블로우와 이아나에게 충분히 들렸다.


"-이드리스?!!"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고개를 돌린 코앞까지 돌격해오는 이드리스를 볼 수 있었다. 처음 보았을 때보다 훨씬 더 강한 마력이 느껴지고 있다는 것도 느껴졌다. 이런 괴물을 어떻게 상대할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지금 당장 돌진해오는 이드리스를 어떻게 막아야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 방어막을 만들기는 시간도 없고, 나한테 온다면 나와 부딪히는 충격으로 아이들은 덜 다칠텐데..!'
나에게 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가겠어.

"전부 비켜-!!!"

이아나는 이드리스가 날아오는 방향으로 마력을 타고 직접 다가갔다. 제발 이 충격으로, 뒤의 내 친구들이 더 이상 다치지 않기를 간절히 빌면서, 이제 나 따위는 어떻게 되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이드리스를 향해 뛰어갔다.



"영역 설정- 「전개」."


".....!"

이드리스를 향해 뛰어간 이아나의 눈 앞으로 커다란 마법진이 생겨났다. 꽃무늬가 그려진 분홍색의 마법진-
'미림이의 중력장!'
그것을 확인하자 이아나는 언뜻 미림이의 '전개' 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어째서 평소의 파란 색 마법장이 아닌지는 금방 해결났다. 이아나는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그 마법장에서 무언가가 나오려는 것이었다. '마요' 의 공간의 축복능력이 더해진 것이었으니까.


이아나의 뒤에서 뮬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 숙여요, 리나 언니!"
뮬은 그렇게 소리치며 무언가를 때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앞에는 미림이가 만든 중력장이 있었다.


"잠깐만....!"
이아나는 다급하게 중얼거리며 뛰어가던 걸음을 급히 멈추었다. 한시라도 빨리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아나가 뜀박질을 서서히 멈추고 고개를 수그린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뮬은 있는 힘껏 자신의 앞에 있는 중력장을 내리쳤다.


콰아앙-!!!!


중력장에서는 뮬이 내리친 힘이 그대로 통과되어 이드리스를 향해 나아갔다. 충격파는 이드리스의 온몸을 겨냥했고 그녀는 충격으로 잠시 몸을 비틀거렸다. 하지만 잠시 그럴 뿐이었다.
이드리스가 악랄하다고 평가받는 것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큰 이유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다른 이의 생명력을 앗아가는 능력' 이다. 다른 이가 드래곤이든 마물이든 인간이든 그것도 아닌 다른 동식물이든, 이드리스는 그것으로부터 마력과 체력 더 나아가 축복능력까지 빼앗을 수 있다. 그리고 이드리스는 방금 전 남아있던 드래곤들을 모두 잡아먹었으니,


"가짜 따위의 힘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드리스는 다시 팔팔해진 날개를 이끌고 방어막을 뚫고 들어왔다.

'통하지 않았어?!'
뮬은 저릿거리는 팔을 움켜쥐었다.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낼 수 있는 힘은 모두 낸 것이었다. 이프와 싸우느라 이미 많은 양의 마력을 소모한 뒤였기에, 지친 몸은 그 이상의 싸움을 본능적으로 거부했다. 더 이상 두 발로 서있기조차 버거웠다.

"..미안해요 미림 오빠...나 무리에요.."
뮬은 풀린 눈으로 제자리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미림은 당황하며 그녀를 깨워보려고 했지만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이드리스는 그들을 향해 공격을 하려는 상태였다.


"죽어-!!!!!"

레노아가 검을 들고 이드리스를 향해 뛰어갔다. 높다른 곳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던 이드리스에기 닿기에는 레노아는 너무 낮고도 작았다. 그녀에게 닿기도 전에 이드리스는 레노아를 내쳤다. 레노아가 아픔을 호소하며 땅으로 떨어졌을 때 렌과 미림, 일리아. 리더시스에 린과 카밀리, 이엘 그리고 디오까지. 전부 가능한 마력을 모두 모아 이드리스에게 퍼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많던 마력은 거대해진 이드리스에게 조금의 상처도 낼 수 없었다. 교수들은 손을 쓸 생각도 하지 못했다.



"너무 오래 걸렸구나...이깟 인간들을 죽이는 데에 너무 오랜 기간이 걸렸어."
이드리스의 주위로 붉은 색의 핏방울과도 같은 마력이 모여들었다. 그녀의 붉은 빛을 내던 눈동자는 더 깊게 어두워졌다.
"수천년동안 잠겨져있었기에 며칠은 충분히 기다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지금 당장 죽여버리지."
땅이 흔들렸다. 모두가 서 있는 그 거대한 땅이, 대륙 전체가 온전히 서있지도 못할 정도로 흔들렸다.
땅은 갈라지고 갈라진 틈에서는 모두를 집어삼키는 붉은 피의 마력이 올라왔다. 뚫려버린 방어막으로 침식은 강물보다 빠르게 흘러들어왔다. 모두가 울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그래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함께하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가 정말 끝인거야?!!!'
미림과 렌은 부서져내리는 흙을 움켜쥐었다.

'.....한심하네.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헬리오스에 왔는데, 이대로 죽는다니.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으니까.'
이엘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동생 보고 싶다..엄마랑 잘 있겠지.'
린은 머릿속으로 자신과 똑같은 초록색 머리를 한 동생을 떠올렸다.
'즐거웠어.'
카밀리는 학교에서 있었던 친구들과의 일들을 하나식 곱씹었다.
'루드, 안 돼....'
디오는 돌아가지지 않는 고개에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려 루드를 보려 애썼다.




"안 죽어."



".......!!!!!"
리더시스가 나지막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모두가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닌 머릿속으로 울려퍼지는 듯한 그 소리를.


"우리가 여기에 서 있는 한, 이곳의 사람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
"우리가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까."
"이곳에서 죽는 건 단 하나."

""이드리스. 너 뿐이다.""


'리나, 루드...!!'
리더시스의 회색빛 눈동자에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비쳐졌습니다. 달빛에 비쳐서 더 아름답게 반짝이는 빛과, 어두운 밤하늘의 그늘에 비쳐 더 아름답게 흘러넘치는 어둠.



"........"
'공기의 흐름이 달라졌다. 뭐지? 이 느낌은?'
이드리스가 이아나와 블로우를 주시했다.
'아냐. 잠깐동안 빛과 어둠의 느낌이 나긴 했지만 아주 잠깐이었어, 저것들도 분명 마석의 조각을 물려받은 가짜 따위에 지나치지 않을 것들이다! 절대로 태초신일리 없어, 그것들은 죽었으니까! 자멸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느끼고 있는...!'
두려움은 대체 뭐란 말이야-???!!!!!



"킥."
"....!"
이아나의 작은 웃음소리에도 이드리스는 몸을 움찔거렸다. 이미 그녀의 온몸의 신경은 바짝 곤두서있었다. 이미 그곳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도 남을 양의 마력을 모아놓고나서도 그녀는 섣불리 그 마력을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꼴사납구나 이드리스."
"우리가 아직도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나?"
"몇 천년 전 네가 했던 그 일을?"
"마석들을 모두 속인 채 신이 되려고 했던 잔꾀를?"

"........"
이번에 움찔한 것은 뮬이었다. 기절한 상태에서도 이안과 블로의 말에 본능적으로 마석이 반응한 것이었다.



"...웃기는구나. 하지만 이젠 그것도 끝이다."
이아나가 아무 말 없이 손 위로 작은 빛의 마력을 올려보냈다. 블로우는 그것을 보고는 어둠의 칼을 만들어 도약할 준비를 했다.
"네가 그토록 가지고 싶어했던 빛이 이 아이의 것이 맞느냐?"
이아나가 그 빛을 공중으로 쏘아올렸다.


"마음껏 가져가라."
이 말을 기점으로 쏘아올려진 빛은 불꽃놀이처럼 아름답게 터졌다. 터진 빛은 이드리스의 눈에서 춤추었고 갑작스럽게 많은 양의 빛이 들어온 그녀의 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했다.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은 시림. 그게 이아나가 첫번째로 한 공격.

"아직 멀었다."
두 손으로 눈을 감고있는 이드리스에게 블로우는 속삭였다.

"어느새...?!"
"적과 싸울 때 한눈을 팔면 안 되는 것은 상식이란다, 이드리스."
어둠의 마력은 이드리스의 몸을 휘감았고, 그녀의 몸은 빛을 받지 못한 채 차가워져갔다. 온 몸이 얼어버려 움직이지 못할 것만 같은 차가움. 그게 블로우의 첫 번째 공격.

"죽으면 안 돼."
이아나의 빛은 또다시 한 번 모였다. 태양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난다면, 이만큼이나 클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의 커다란 크기. 빛의 구는 앞을 보지 못하던 이드리스에게로 빠르게 달겨들었고, 모여있던 빛은 그만큼이나 뜨거웠다. 차갑던 그녀의 몸은 다시 한순간에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뜨거워졌다.

"널 죽이는 건 우리니까."
이드리스의 거대한 몸뚱아리만큼이나 큰 그림자가 그녀를 붙잡았다. 더 이상 움직일 힘도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이드리스는 그녀 자신의 그림자에 의해 구속당했다. 그 때를 노리지 않고 블로우는 들고 있던 어둠의 낫을 휘둘렀다. 낫에서 흘러나온 검은 색의 마력의 파장은 이드리스의 몸을 관통했다.


".....굉장해.."
메르디스는 멀리서 모든 것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검은 색과 흰 색, 붉은 색이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것은 아름다운 물감의 그림과도 같아 눈을 뗄 수 없었다.
"저게 신의 힘이구나."



"마지막이다, 이드리스."

이아나가 두 손을 들고 활을 쏘는 시늉을 했다. 아무것도 없던 그녀의 손에서는 반짝거리며 환한 빛을 내는 마력의 활이 생겨났다. 그 안에 블로우가 작은 손짓을 내밀자 어둠으로 만들어진 화살촉이 생겨났다.

타앙-.
이아나의 하얀 손이 화살을 놓치자 화살은 빠르게 달려갔다. 그림자에 잡혀버린 이드리스는 버둥거리며 그것을 피하려고 했고, 간신히 고개를 살짝 돌린 이드리스는 화살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스쳐버린 그녀의 몸은 순식간에 불꽃으로 타버렸다.



"아아아아악-!!!!!"

뜨거운 빛은 그녀의 몸을 녹였고 차가운 어둠은 그녀의 몸을 얼렸다. 다시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게끔.



"이게 네 최후다. 이드리스."
날개를 잃은 채 땅으로 떨어진 이드리스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두 명의 신을 보았다.
"....분명 그때 죽었을 텐데. 어떻게...... 된 거지..?"
이드리스는 눈동자만 위로 올려 둘을 바라보았다. 이아나와 블로우의 눈동자에는 한 마리의 드래곤이 담겨있지 않았다. 찢어죽여도 시원찮을 녀석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단순한 축복능력이 아니라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리나라는 아이도, 루드라는 아이도."
"그게 신의 힘이라는 걸 알게 된 건 네 오만함 때문이지. 이드리스."

이아나와 블로우는 동시에 눈을 감았다.



과거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며 동시에 잊고 있는지도 모르겠는 현재의 기억들이 잊혀졌다.
'....원래 내 이름이 뭐더라.'
'내가 왜 본가를 나왔더라. 모르겠어..'
서서히 그들은 전생의 자신들에게로 동화되어 갔지만 그 뿐이었다. 그 이상으로 강해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드리스를 해치우기 위해서라면 전생의 전생, 그 때의 기억을 알아야 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동시에 겁이 났다. 그렇게되면 현재의 리나 크리시와 루드 크리시는 영원히 잊혀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때, 이드리스가 봉우리에서 깨어났다. 사방에 날아다니던 수많은 드래곤들을 먹어치운 채 강해진 채로 나타났다.
'....어라. 저 모습 어딘가 본 것 같은데.'
'예전에 봤어. 이드리스가 다른 이를 먹어치우던 걸 봤어.'
'예전? 나한테 이드리스를 봤던 예전이 있었어?'
'없었지. 전혀 없었어. 그런데도 이렇게 낯익은 건....!'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절대로...'

이드리스의 최후의 모습이 그들의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그제서야 그들은 신으로서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래. 네가 그 때 그런 말을 했지."
"이 말을 들으면 우리가 진짜라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겠어."

""영원한 것은 없다.""
빛과 어둠이 동시에 말하며 손에 들고있던 마력의 무기를 이드리스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잠시 둘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바람 빠지듯 실없는 웃음소리를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쿡. 그렇군요."
역시 잔꾀는 부리면 안 됐었나..


"이번에도 물어는 주지.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블로우의 물음에 이드리스는 몇 천년전과 똑같은 얼굴로 대답했다.
"평생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지옥에서든 저승에서든...





퍼엉-!!!!

3
이번 화 신고 2019-07-27 11:02 | 조회 : 1,938 목록
작가의 말
화사한 잿빛얼굴

다음 화가 아마도 마지막화에요. 물론 외전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잘 적힐지는 모르겠네요..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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