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2)- 화



k의 눈은 i의 온몸 구석구석 검사하듯 i의 몸을 흘겨보았다. i는 k의 눈에 수치심이 들어 고개를 파묻고 싶었지만, 자신을 감싼 물에 고개를 숙일 수도 없었다.

i의 사과에도 k는 그저 바라만 보자. i는 눈치를 보다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열려고 할 때, k가 한발 앞서 말했다.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는 거는 아니겠지?"

k의 말에 i는 겁먹으며 고개를 숙였다. i는 끝이 아니라는 절망감과 k에 대한 공포감 하지만, k의 말에 거부할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다. i는 그저 부들부들 떨며 k가 명령 내리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안 하는 행동을 하긴 했지. k는 봐줄 사람이 아니니까.''

i는 눈앞에는 찰랑거리는 물과 그 속에 담긴 자신의 허벅지가 보였다. 하지만, i는 눈에 들어오는 것이 k밖에 없는지 k의 명령만을 기다리며 있었다. k는 i를 그저 바라만 보다가 갑자기 일어서 욕실을 나갔다. i는 k가 나간 사이 욕조에서 나오라는 말은 없기에 욕조 안에서 무릎을 꿇고 기다렸다. 한편, k는 욕실을 나와 가죽으로 된 긴 채찍을 들고 다시 욕실로 걸어갔다.

"k.."

욕실에 들어오자 i는 투명한 물속 안에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무릎을 꿇고 있었다. k를 무릎 꿇고 올려다보는 i를 보자 기분이 나아진 듯했지만, k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강하게 쓸어 올리며 i에게 다가가 i의 머리채를 잡고 물속 안에 넣었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 했지만, 곧바로 숨을 참으며 k가 자신을 꺼내길 기다렸다. 보통사람이라면 허구 적이 돼야 할 때가 되고 i도 숨이 막힌 지 덜덜 떨리는 손으로 k의 손을 잡았다.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물속에 넣은 k의 손을 잡고 움찔거렸기며 최소한의 반항만 했다.

''k랑 좀 더 있고 싶은데, 지금 날 죽이는걸까..''

더이상 못 참을 거 같을 때 k는 i의 머리채를 들어 올려 물속에서 빼내 주었다. 이제 숨을 쉴 수 있는 i는 급하게 숨을 쉬며 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물줄기가 양 볼에 흘러내렸다.

"나와"

k의 명령에 가쁜 숨을 고르며 일어서자 촤아아-라는 물소리가 울려 퍼졌다. 물에서 나온 i의 새하얀 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i의 몸 부피만큼 물이 줄어들었다. i는 젖은 몸으로 욕조에 나와 k 앞에 섰다. k는 i의 뺨을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내리쳤다. i의 한쪽 볼이 붉게 물들고 i는 추운 것인지 아니면 두려워서인지 몸을 살짝 떨었다.

"뒤돌아서 꿇어"

k의 말에 i는 바로 뒤돌아서 무릎을 꿇었다. 딱딱한 타일 바닥에 무릎이 아파져 왔지만, 그것도 잠시 k의 매질에 무릎의 작은 고통은 느껴지지도 않았다.

짝!!

k의 가죽으로 된 채찍이 i의 등을 휘갈겼다. i는 바로 허리가 휘며 바르바르 떨었다. 가죽으로 돼서인지 피부 속까지 들어왔다 나가는 느낌이었다. 거기에 물이 묻은 몸이어서 고통은 배가 되었다.

"하읏!!...흐..!!!"

신음은 참기도 전에 터지고 난 후였다. k는 나의 행동에 묵묵히 다시 높이 지쳐 들었다.

"욕조 잡아."

k의 말에 i는 욕조 옆에를 잡으려고 하는데 k의 손이 더 빨라 i가 잡기도 전에 더 강하게 내리쳤다. i는 급기야 눈물을 흘리며 욕조를 재빨리 잡았다. k는 시간이 지난 탓인지 i의 몸에 매달려있던 물방울들이 증발해서 거의 다 사라지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k는 샤워기를 들고 i의 몸에 물을 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다시 내려쳤다. i의 등은 벌써 붉게 올라왔고 너무나 아파서 온몸이 덜덜 떨려왔다. k는 한참을 i의 등을 거칠게 내리쳤다. i의 등에서 피가 맺히기 시작할 때쯤, k는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리면서 채찍을 바닥으로 던져버리고 i의 머리채를 잡았다.

i는 k의 힘에 뒤로 넘어졌다. 하지만, k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i를 질질 끌며 욕실에서 나왔다. i는 조금이나마 안 아프기 위해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데 k가 갑자기 머리채를 땅으로 내팽개쳤다. i는 k의 자비 없는 행동에 눈물까지 고였다. 오늘따라 예민한 것인지 k는 평소에 이보다 더 많이 혼내지만, 이렇게까지 막 다루지는 않았다. 아무리 k가 강하게 혼낸다고 하더라도 i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이를 확실히 알고 있는 i는 이때까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이유 등으로 자주 눈물을 보였지만, 오늘처럼 불안해해서 운 적은 없었다.

i는 멈추지 않는 눈물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k는 i의 눈물에 남모르게 살짝 움찔하더니 자신이 혼내는 것이 아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에게 화가나 낮게 욕을 하며 머리를 거칠게 쓸었다. i는 k의 욕에 심하게 놀랬다. 이때까지 거친 말을 사용해도 욕까지 한 적은 없었다. i는 자신이 제대로 안 해서 그랬다는 생각에 바로 k의 앞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k의 발 바로 옆에 대었다. k는 i의 행동에 더 화가 났다.

"일어나"

k의 낮은 목소리에 i는 움찔했지만, 고개를 들 수는 없었다. 아까부터 흐르는 눈물 때문에 k의 화를 더 부추길까 봐 k의 말을 들을 수가 없었었다. k의 말에도 꼼짝도 안 하고 그대로 자신의 앞에 웅크려있는 i에 더 미치게 화가 났다.

"i, 일어나라고!!"

k의 큰 고함에 i는 깜짝 놀라 크게 움찔거렸다. 놀란 탓인지 눈물을 더 많이 흐르기 시작했다. i는 k의 말을 또 무시했다가는 진짜 죽기까지 갈까. 혼나더라도 일어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눈물범벅인 얼굴로 허리를 곧게 일으켰다. i는 눈물을 거칠게 닦으면서 k에게 잘못했다고 계속 빌었다. k는 덜덜 떨면서까지 자신의 앞에 무릎 꿇고 있는 i가 멍청해 보이면서도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자, 잘못했어요. 눈물 근방 그칠게요.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말 잘 들을게요. 제발..제발..잘못했어요."

i의 애절하고 두려움에 덜덜 떠는 목소리가 k의 귀에 울려 퍼졌다. k는 자신의 두꺼운 손을 i의 뺨에 조심스럽게 갖다 댔다. i는 k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흠칫거리며 놀랐다. k는 그의 행동에 이를 꽉 물며 인상을 살짝 쓰고 i를 향한 손을 거두려고 할 때, i가 k의 손을 붙잡았다. k는 미세하게도 아니고 누가 봐도 덜덜 떨고 있는 손으로 자신을 붙잡았다는 것이 꽤 놀랐다.

"잘못했어요. 버리지 마세요. 말 잘들을께요...혼내주세요."

눈물범벅인 체로 혼내달라고 애절하게 말하는 i에 깊은 한숨을 쉬고는 i를 그대로 안아 들어 다시 욕실로 향했다. i는 더 혼나야 한다는 생각에 눈을 꼭 감았다. k가 욕실 바닥에 내려놓자. i는 알아서 아까 무릎 꿇고 맞았던 자리로 가서 그대로 꿇었다. k는 무엇인가 심장이 욱신거리듯 조여왔다. i의 등은 이미 붉게 물들여 피가 맺힌 상태였다.

"이리와 i"

꽤 부드러운 목소리로 i를 불렀다. i는 k의 명령에만 집중하느라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는지 머릿속에 안 들어왔다. i는 k의 명령이 들려오자마자 벌떡 일어서 k의 앞에 급하게 가서 k의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었다. k는 i의 모습에 답답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죄악감이 들어서인지 차마 화를 낼 수가 없었다. i가 그렇게 된 것은 k 자신 때문이란 것을 k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i, 화내는 거 아니야. 일어서"

k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i의 귀에 들어왔다. i는 일었으면서도 당황스러움 반과 두려움 반으로 묘한 표정을 하며 k를 바라보았다. k는 물을 틀어 손으로 받아 i의 눈물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i는 그의 행동에 놀라 허둥지둥거리며 말했다.

"제, 제가 할 수 있어요!"

k는 i가 닦으려고 하자 제지하고 자신이 다 닦아주었다. k는 수건을 꺼내 i의 뽀얀 피부를 닦아주고 i를 데리고 욕실에 나왔다. i는 갑자기 착해진 k의 모습에 아까처럼 혼날까. 최대한 조심하면서 행동했다.

"침대 위로 올라가."

부드럽게 말하려고 했지만, k는 습관대로 명령조로 말해버렸다. 달라진 거라고는 목소리 억양밖에 없었다. 그것도 미세한 차이였다. i는 k의 명령에 조용히 침대 위로 올라가 무릎을 꿇었다. k는 와이셔츠를 벗고 서랍을 뒤져 약 상자를 갖고 자신도 침대 위로 올라갔다. 침대 위에는 무릎 꿇고 있는 i가 있었고 k는 i의 등 뒤로 가서 i의 등에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i는 쓰다 림과 동시에 간질거리는 느낌에 허리를 살짝 튕기며 움찔거렸다.

"읏,...죄송합니다."

k는 i의 모습에 꽤 귀엽다고 생각해 계속 간질거리게 약을 바랐다. i는 그에 예상대로 얕은 신음을 흘리면서 허리를 계속 튕겼다. i는 k가 혹시라도 화가 날까 신음이 안 나도록 두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신음은 무심하게 세어나갔다.

"하으으,. 죄송합니다.. 흣!"

허리 쪽 왼쪽 부분을 누르자 더욱 강하게 허리를 튕겼다. k는 더 하면 울 거 같아, 짓궂은 장난은 잠시 접어놓고 i의 등에 붕대로 휘감았다. 어딘가에 스치면 꽤 아프다는 것을 알기에 섬세하게 감아주었다. 붕대를 다 감자 k는 아무 말 없이 i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i는 k의 따뜻함에 울컥하면서 아까 참았던 눈물을 마저 흘렸다. 하지만, i는 거칠게 눈을 박박 문지르려고 할 때 k가 i의 손을 잡고 i의 몸을 자신 쪽으로 돌려 i를 안고 그대로 누었다. i가 당황하자 k는 더 강하게 안았고 i의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었다.

"미안하군, 이번 일은 다시는 없을 거다."

k의 목소리는 꽤 미안한 감정이 많이 담겨있었다. i는 k의 말에 배시시 웃으며 k의 가슴팍에 얼굴을 문질렀다. k의 단단한 가슴에는 심장박동 소리가 꽤나 크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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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5-12 16:30 | 조회 : 16,486 목록
작가의 말
Thddl.

너무 오랜만에 돌아와서 죄송합니다..ㅠㅠ 그래서 좀더 길게썼어요!! ㅎㅎ 너무 안써서 표현력이 뒤떨어지더라도 이해해주세요,..ㅠ 사랑해요!! 트위터 많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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