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용병시험

"사무엘이 무슨 뜻인줄 아나?"

"신의 말을 잘 알아듣는, 이라더군요"

"누가 지었는지, 듣자마자 귀족이냐고 묻겠군"

"에, 귀족같아 보이는 건가요?"

"일단 이름이 그러니까.."

"사샤는 풀네임이 뭐예요?"

"시에나 샤프란. 샤프란 님을 모시는 우리부족의 성은 무조건 샤프란이거든. 니가 축복의 언 때 들은 이름은 샤프란 님이 우리를 부를 때 쓰는 말이야."

잠시 고민하던 사무엘이 무언가 떠오른 듯 사샤에게 말을 건넸다.


"사엘, 어때요?"

"사무엘을 또 줄인건가?"

"애칭이라고 해둘까요?"

"사엘, 무슨뜻이지?"

"사탄과 미카엘... 천사와 악마라는 뜻이라고 해두죠"

"이름이 왜 그 모양이야?"

"그를 찾기위해서는 사탄이든 미카엘이든 가리지 않겠다는 각오같은거라구요"

"뭐, 그렇게 하지"

사샤와 사엘은, 그렇게 동료가 되었다.

"드디어..."

"틈틈이 연습하던데, 열심히 하라고"

"사샤, 같이 해야죠"

"그게 무슨...?"

"같이 용병하자구요"

"미안하지만, 내 임무는 여기 까..."

"네에네에, 같이 합시다"

사엘은 사샤의 손목을 잡고 질질 끌고왔다.


딸랑-



"어서오세요"

"용병시험 보러왔습니다만."

"이쪽으로"




컵을 닦던 바텐더는 자연스럽게 지하로 사엘과 사샤를 안내했다.



지하에는 덩그러니 책상과 의자, 그리고 로브를 입은 사내만이 앉아있을 뿐이었다.


"용병시험이라, 나이가?"

"흐음..올해가 스물셋이던가, 넷이던가.아무튼 그쯤됩니다"

"옆에는 엘프?"

"샤프란님 을 모시는 사샤다."

"주무기는?"

"마검술. 마법은 5써클정도? 검술은 아직 소드마스터까지는 아니고요"

"활. 에로우샷 가능"

"이름은?"

"사엘입니다"

"난 말했으니까"


간단한 문답 후 둘은 두번째 문으로 향했다.

"마물?"

"아닙니다, 피하세요! 사샤!"


으르렁거리던 몬스터는 이내 사샤를 덮쳐왔다. 사샤는 간발의 차로 그것을 피해냈다.


"얘는 뭐야!"

"오염된 몬스터입니다. 독성이 있구요"

"어떻게.."

"질문은 나중에! 일단 에로우샷 준비하세요. 제가 신호보내면 날리시구요"

"일단 따르지"


사샤는 내키지않는다는 투로 에로우 샷을장전했다. 사엘은 빠르게 몬스터를 피하다가 허점을 발견 한 듯 소리쳤다.


"미간 중앙! 보석을 파괴하세요!!"

콰광, 소리와함께 몬스터가 파괴되었다. 정확히 미간을 노린 사샤의 활 솜씨 덕분이었다.


"어, 다음 문이 생겼어요!"

"꽤나 쓸만하군"

"힛, 그거 칭찬으로 받아둘게요"


사엘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3번째 방으로 향했다.


"A등급이십니다, 두 분
다. 이것은 용병패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스륵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람을 보고 사엘의 눈에는 당혹감이 서렸다. 3번째 방은 일순 밝아지더니 어딘가로 옮겨지는 기분을 받았다.


"텔레포트...인건가요"

사엘과 사샤는 용병들의 쉼터, 원더(winder) 에 도착했다.

여러 용병들이 사엘과 사샤를 반겨주었다.


"사엘이라고 했나, 비리비리해 보이는 새끼가 용병은 개뿔.."


물론 무작정 환영해주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었다. 사엘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다가 욕한 사람 앞에 섰다.


"뭐...뭐 왜!!!"

"흐음, 어디서 뵌 것 같지는 않으니 오늘 초면이시겠고. 대형화면으로 봤으니 아무것도 안했다는 소리는 못하셨고. 아하, 혹시 마음에 두신 분이 절 칭찬한건가요? 여자분이시라면 단번에 좁혀지는데 말이죠. 남자분이시라면..저분 이신가요?"


투박해보이는 갈색 머리와, 지푸라기 빛 눈동자의 지목당한 용병은 피식하고 웃어보였다.

"나?"

"무.,무슨!!!"

"아, 역시. 저분이 아니시라면 이 분이겠죠."


사엘은 자신의 옆에 있던 여자용병 한명을 조심히 지목했다. 시비를 건 용병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다못해 터질 지경이었다.


"비리비리한 새끼가!!!!"

퍽, 하는 호쾌한 소리를 기대하며 그 용병은 사엘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헤에, 빠르시네요. 덩치보다"

바로 옆으로 피한 사엘이 힐긋 내지른 주먹을 보며 감상평을 말해줬다.


"이잇, 결투신청이다!"

"제 이름은 사엘, 당신의 결투에 응해주도록 하죠"


여유만만하게 웃는 사엘을 보며 더 부아가 오르는 건 용병쪽이었다.


"수브. 연무장은 공터뒷편. 어때?"

수브라고 불린 시비 털던 용병은 쾅쾅 발 소리를 내며 뒷문으로 향했다. 사샤에게 다녀올게요, 하고 가볍게 웃은 사엘 역시 뒤를 따랐다.


"아, 저 마검사인데. 마법 쓸까요?"

"전력을 다하는편이 좋을게다, 덤벼라!"


산적인줄, 하고 중얼거리던 사엘은 조용히 바스타드소드를 뽑아들었다. 잘 벼려진 검이 반짝, 하고 햇빛에 반사되었다.

보이는 이에게 긴장감을 주던 긴 기싸움은 사엘이 먼저 움직임으로써 깨졌다. 사엘은 에녹에게 배운대로 변화무쌍한 스텝을 걸으면 천천히 다가갔다.

수브는 그저 자기 덩치만한 검을 뽑아들고 때를 기다릴뿐이었다. 마침내, 사엘이 수브에게 가까이 다가온 순간.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았다.

1
이번 화 신고 2017-08-01 22:04 | 조회 : 1,408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조금 늦었지만요ㅎ 봐주시길... 역시 삽화가 없으니까 영영 심심하다, 그죠?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