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엘프의 등장

"마을은 대체 언제 나오는거냐고.."


머리를 북북 긁으며 사무엘은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푸른 녹음에 지쳐버린 사무엘은 아무 바위나 골라잡고 앉았다.


"으어, 심심하다. 용병이고 나발이고 다운이나 찾고 싶네"


다운이 생각을 하니 또다시 서러운지 시무룩한 사무엘.


부스럭-부스럭-

"에..?"


앉은 바위 뒷편 수풀에서 부스럭거리던 소리가 나더니 사슴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목에 웬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호오, 사슴이라. 맛있겠군"

노숙 나흘째, 고기를 먹고 싶었는데 잘되었네. 막힘없이 파이어볼을 시전하려던 사무엘을 누군가 붙잡았다.


"파이어-"

"거기까지"

"에..엘프?"


와 진짜 엘프는 이렇게 생겼구나!!!오오 신기해!



여자엘프는 날카로운 인상에 금발과 파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외국인취급을 하려다가 뾰족한 귀를보고 엘프임을 간파했다.


"이름."

"사..사무엘입니다"


온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날카로운 오오라.


"우리랑 같이 가야겠다, 사무엘"

"아니, 제가 왜..!"

"영물 '샤프란'의 신탁이다. 조용히 따르도록"


이게 무슨 소리야?! 할 틈도 없이 입 막혀서 끌려갔다.


인생... 요즘따라 인생을 부르짖는 일은 잦은것같다면 기분탓일까..

-

"쯧쯧, 저렇게 막다루면 곤란하다구, 샤프란"

[흥, 차원의 관리자 주제에 말이 많다]

"영물이 흥이라니, 안어울린다고"


그 말을 하고선 깔깔 웃는다. 기분 나빠진 샤프란은 끙, 하고 신음을 흘렸다.


[쟤가 뭐]

"엘프 하나만 붙여줘. 튼튼한 애로"

[까득.. 너..]

"한명이면 된다구, 대신에 이번에 축복 내려줄게"

[후우, 원래는 안되는거 알지?]

"그럼, 쟤는 특별해"

[...어딜봐서?]

"사랑에 모든 걸 바치는 모습이, 꼭 닮았잖아"

[누구와?]

"있어, 내 아픈 손가락"

[손가락 아파?]

순진무구한 질문에 차원의관리자는 빵 터졌다.


"아, 미치겠다"


키득대던 차원의 관리자는 시간이 다되었다며 연결을 일시적으로 끊었다. 샤프란은 한숨을 쉬었다. 차원의 관리자가 요즘 이상하다. 혹시 이거 세상이 망할 징조인가..


-


샤프란은 고개를 절래절래 지으며 엘프족장에게 전음을 건넸다.
[차원의 관리자가 엘프 하나를 붙여달라는군]

"예, 알겠습니다"

[흠? 화 안내나?]

"대신 많이 내주셨으니 그걸로 되었습니다"

[이러니 너를..]


샤프란은 인간화하여 다시 족장 패트릭 앞에 섰다.


"싫어할 수 없질 않느냐"

쪽-하고 샤프란은 패트릭의 이마에 키스를 남겼다.


"으읏, 샤프란님. 밖에 사람이..."

"오늘 밤에 다시보면 되겠군"

"몰라요."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인 족장.

영물 샤프란의 사랑을 받았던 족장 패트릭 오 브렌.


훗날 역사에 새겨진 그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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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7-30 21:59 | 조회 : 1,664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오랜만에 비엘다운 장면이 쫌 나왔네요! 어휴, 서브커플도 사랑질 하는데 메인커플은 왜 떨어져 지내나여...((자기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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