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기록 no.1-183년 8월 4일

지금은 AA 183년 8월 4일, 황무지에서 방황한지 12일째 되는 날이다.
나의 번호는 K-2179, 이름은 체로키이다.
현재 위치는 이름 모를 하얀색 건물이다. 외부에 별과 선이 그려진 깃발과 다양한 기계들의 잔해, 그리고 군복이 입혀진 백골들이 놓여있던 것으로 보아 뭔가 옛 국가의 중요시설이었던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제 76-7-4 시설의 추격자 [욕설]들의 기습으로 인해 녹음을 3일씩이나 밀려서 하게되었다.
이번 기록에는 나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내가 번호를 언급한 점에서 왜 내가 추격을 당하는지 알것이라고 보지만, 혹시 모르는 이들이 있을것을 대비해 이 점에 대해서도 뒤에 녹음할 예정이다.

나에 대해 설명하려면 우선 내가 있던 바이오스피어 '제 76-7-4 시설'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을것으로 보인다.
제 76-7-4 시설은 생존 인류 약 900명을 보호하고 있으며, 주변의 다른 76-7 시설들과의 통신이 가능하기에 주변 바이오스피어들의 허브 역할을 겸하고 있다.
가장 큰 특이점은 식품 생산 설비가 없어 자연환경에서 생산되는 동식물들에 의존해야 하는 대신, 보존생물의 유지 및 복제를 위한 유전자 복제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복제한 동물 및 '인조인간'을 타 시설에 제공하는 대가로 물자를 공급받는다.

인조인간이라는 존재가 없는 바이오스피어 출신들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인조인간은 전 인류와는 달리, 인권이 존재하지 않으며, 필수영양소만을 응집시켜놓은 캡슐형 식품만을 섭취하여도 문제 없고, 진통제 등에 면역이 없어 위험 업무에 투입하기 쉬우며, 무엇보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는 [잡음]세 즈음에 사망하도록 설계가 되어있는 등, 전 인류가 투입되기 곤란한 상황에 대처하기 용이한 특성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점들 덕분에 인조인간에 대한 타 시설들의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덕분에 76-7-4 시설은 물자 걱정 없이 인류를 유지할수 있다.
다만 이것이 내가 시설에서 나온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76-7 시설들 출신이 아니더라도 이쯤에서 나의 정체를 눈치챘을 것이라고 본다.
나 역시 생존 인류에게 봉사하기 위해 제작된 인조인간이다.
나는 등급 K의 인조인간으로, 주로 시설 외부에 존재하는 발전소 등의 중요시설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투입되는 인력이다.
이를 위해 나는 약간의 기술적 교육을 받았으며, 공업용 강화외골격, 전력을 사용하는 고급 공구 등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외부로의 탈주가 가능하였으나, 그만큼 취급이 다른 인조인간에 비해 나았기에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탈주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었다.

그런 내가 시설에서 왜 탈주를 하였는가, 그것이 내가 가장 얘기하고자 하는 점이다.
시작을 간단히 하자면, 봉기가 있었다.
인조인간들이 인권을 얻기 위해 사용하던 공구, 식기 등의 무기로 사용 가능한 모든 물건들을 들고 일어났다.
문제는, 봉기에 모든 인조인간들이 참여하지는 않았음에도 생존 인류들은 모든 인조인간들을 진압하려고 하였고, 이를 위해 시설 심층부에 보관되어있던 총기가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그들이 '공식적으로는' 실탄보단 비살상 충격탄을 사용하였다고는 하지만, 그런것 치고는 희생자가 너무나 많이 속출하고 있었다.
봉기에 참여하지 않은 바로 아래 등급인 Q등급들도 희생되기 시작하였고, 이에 나와 나의 동료들은 주 계획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K등급 인조인간 하나가 진압을 핑계로 사살당하자 실행에 옮겨지게 되었다.

그 과정은… [폭발음] [괴성] 이런, 저건 도대체… [괴성] 녹음을 마친다. 이 녹음기를 발견한다면… [금속음] 이런 [욕설]!

[재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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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8-27 19:07 | 조회 : 1,89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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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0(프롤로그)를 수정하였습니다. 연재는 자유연재입니다. 수정 완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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