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늘어가는 인연.

쇼요의 제자가 되고 나서 벌써 몇 해가 지났다.

긴토키는 이제 나와 몸집이 비슷해졌다. 어깨어림에 오던 키는 이제 눈을 마주보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예상하다시피... 나는 그대로다.

그 때 여기에 왔을 때처럼, 긴토키를 처음 만난 그 때 그대로 내 성장은 멈춰있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미래의 사람이 과거로 와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거다.

뭐, 애초에 과거에 오게 된 거 자체가 과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이상 현상이니 말 다했다.

그래도 몇 해 정도니, 쇼요와 긴토키는 단순히 성장이 느린 편이라고 치부해버렸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내 키가 이 몇 년간 단 1cm도 크지 않았다는 걸.

묘하게 키가 걱정 된다. 성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과거에서의 난 완전히 동화되지 못한 이레귤러. 나이를 먹게 하지 못한다는 건, 이 과거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에 동화되지 못한 난 아마 언젠가 강제적으로 다시 미래로 송환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 순간, 어쩌면 어린 긴토키를 만나고 있는 게 한순간에 끝나버릴 꿈이더라도 제대로 하기로 했다.

아무런 목표가 없는 미래보다 어쩌면 꿈같은 이 과거가, 긴토키의 성장을 보고 있는 게 소소한 기쁨이었다.

이젠 내가 정말 부모가 된 기분이랄까.

내가 부르는 '긴상' 이라는 호칭이 유일하게 그가 내 부모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호칭이었다.

뭐, 아무튼. 긴토키는 나랑 똑같이 쇼요의 제자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가끔가다... 아니, 자주 자유를 만끽했다.

요컨대 수업 땡땡이 치기.

나는 이미 말이고 글이고 이미 깨우치고 들어왔기에 항상 상위권에 우등생이라 할 수 있었지만, 긴토키는 아니었다.

항상 하고 싶을 때, 있고 싶을 때만 있었고, 어쩌다 수업에 들어와도 창가를 바라보거나 졸거나 딴 짓을 했다.

나는 그런 긴토키와 다르게 그에게 모범을 보이고자 열심히 수업을 들었건만, 긴토키는 경쟁이 아닌 관심 없는 태도를 취했고, 요즘엔 나 역시 긴토키를 데리러 오는 명목으로 수업을 빠졌다.

나는 이미 유곽에 있을 즈음에 스스로 말과 글을 이미 깨우쳤다. 여기서 응용을 해서 한다고 해도, 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조금만 응용을 해도 어려워하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나는 어른의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꼬고 응용을 해도 어른이 내 시각에서는 거기서 거기였다.

그래서 수업이 슬슬 지겨워졌다.

거기다 가끔있는 검술 수업은 기본을 가르쳤다.
검술 역시 검도관에서 배웠던 것 처럼 기초적이고 정직한 공격이었다.

검도관의 그런 특유의 기술들은 아무리 류가 다르다고 해도 한 발 물러서서 보면 거기서 거기였다. 거기서 나는 한 술 더 떠, 내가 전에 다녔던 검도관만의 기술과 여기서 배운 기술을 합쳐버렸다.

거기다 검도관 내에서 아무도 이길 수 없다고 소문 나있던 긴토키 역시 조금 버겁긴 했지만 못 이길 정도는 아니었고, 그렇게 해서 가장 강한 쇼요와 겨루면 항상 졌다.

그래서 쇼요와 겨루는 것이 유일하게 흥미가 있었건만, 그는 스승이다. 스승인 위치인 만큼 자주 겨뤄주지 않는다.

이내 검술 역시 흥미가 떨어졌다.

덕분에 땡땡이 치는 긴토키를 잡아서 데리고 온다는 명목 하에 같이 수업을 땡땡이 치는 데 한 몫 보태주는 형세가 되버렸다.

그리고 오늘 역시 도망친 긴토키를 잡으러 간다는 이유로 수업을 빠졌다. 긴토키가 수업을 빠지고서 있을 만한 장소는 이미 외워두었다.

대부분 낮잠을 자기 좋은 명소들이었다.

풀밭 위, 나무 위, 가끔은 그늘진 처마 밑.

오늘은 신사의 근처 나무 위였고 긴토키를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긴상! 나무 위 계시는 거 맞죠?"

"......"

"저도 올라갑니다?"

"싫어, 비좁아, 오지마, 저리가."

"그럼 저와 함께 수업을 들으러 갈까요?... 아님, 쇼요 선생님을 불러올까요? 낮잠 자기 좋은 명소를 한 자리 들켜 다신 못 오게 되도 다 긴상 탓입니다?"

"너도 수업 싫어서 맨날 빠지잖아. 명소를 들키면 너한테도 불리한 거아냐?"

"글쎄요. 좀 따분해지긴 하겠지만 딱히 낮잠을 자는 거랑 안 자는 거랑 차이는 없을 듯 합니다. 전 워낙에 공부도 잘해서 말이죠. 그럼 이만, 전 쇼요 선생님께 갑니다."

긴토키는 재수없다는 눈초리로 한번 훑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 올라와."

잠깐의 실랑이 끝에 긴토키의 바로 옆 가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럼, 오늘도 전 긴상을 못 찾은 겁니다?"

"... 악마."

"악마라뇨. 제가 옆에서 딱히 긴상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땡... 휴식을 잠시 취하는 것 뿐인데 말이죠."

나는 언제나처럼 밝은 미소를 보였다. 뭐, 사람들 말로는 여기, 서당에 오고서 많이 밝아진 거라고들 하는데, 잘 모르겠다. 애초에 난 그리 어두운 성격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뿐, 이게 내 본래 성격인데.

긴토키는 딱히 키와 몸이 나랑 비슷해진 것 외에는 달라진 게 없었다.

이전에 전쟁터에서 돌아다니며 싸움이 일어날 때 유일하게 날카로운 눈을 했었는데, 지금은 목숨을 걸고 싸울 일이 없으니, 사시 사철 썩은 동태 눈이다.

언제나 무기력하고 나른함을 보이는 저 눈.

"하여간 달라진 거라곤 성장한 몸밖에 없네요."

"... 그 성장도 안 한 사람한테 듣고싶진 않은데 말이지."

"아, 말발도 느셨네요, 긴상. 전에는 정말 순수했었는데."

"시끄러. 잘 거야. 조용히해."

"네, 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보이며 한 번 으쓱하고 긴토키의 옆 가지에 얌전히 몸을 뉘였다.

"긴상."

"뭐."

"기억하십니까?"

"뭘."

"카오루란 이름 말입니다."

"그게 왜."

"그 이름 긴상이 지어주신 건데 말이죠."

"그런데."

"정말 카오루란 이름을 지은 이유가 뭡니까?"

"말했잖아, 좋은 향기가 나서라고."

"정말 놀리지 말고요, 피냄새가 좋은 향깁니까?"

"... 피냄새 말고도 다른 향기도 났어. 그냥 그리운 냄새... 지금 생각해보면 느낌에 가까운... 아무튼 그런 게 있어."

"만난 적도 없었는데 말입니까?"

"어. 그러니까 잠 좀 자자."

혹시 내가 그의 아들이라서 그런 향기, 아니 느낌이 든걸까?

모르겠다. 그냥 잠을 자는 게 마음이 편할 듯 하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분명 난 카오루다. 미래에서 과거로 왔고, 그 때 어린 긴토키에게 이름을 받았지만, 어린 긴토키에게 이름을 받기 이전부터 내 이름은 카오루였다.

내 이름은 아야메가 지어준 게 아니라 긴토키가 지어준 거였나?
어떻게?

난 갓난 아기때부터 유곽에서 카오루라고 불렸다. 그럼 갓난 아기 때의 이름을 긴토키가 지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긴토키는 내가 10살이 되어 해결사에 의뢰를 하러 갈 때까지 아들이라는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카오루라는 이름이 돌고 돌게 된 거지? 카오루라는 이름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거지?

모르겠다.

그냥 어떻게든 내가 카오루라는 이름을 갖게 될 운명이었다... 라던가...... 몰라,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꼬여간다.

하지만 이런 내 복잡한 상념을 깨어준 고마운 녀석들이 있었다. 왠 꼬맹이 둘이 재잘재잘 떠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신사 앞 마루 위에 왠 꼬맹이가 비스듬히 기대 앉아있었지.

그럼 한 명은 저 녀석을 데리러 온 건가? 어쩌면 같이 땡땡이를 치러 온 걸지도.

나와 긴토키같은 관계인가?

"역시나... 여기에 있었구나."

"......"

"너 또 서당에서 크게 말썽을 부렸다며? 이번이 도대체 몇 번 짼 줄 알아?"

"......"

"이 나라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질 천재들이 모인 명망 높은 곳인데, 너 같은 애를 가르치기엔 아직 안되나 봐, 타카스기."

"... 천재들을 모은 명망 높은 곳? 웃기지마, 카츠라. 거기 있는 놈들은 그놈들 부모가 돈을 잘 벌거나 연 때문에 있는 거야.
내가 난리를 피운다고? 내가 한 거라곤 배운 걸 토대로 진지하게 훈련에 임한 것 뿐이야."

"......"

"어떻게 싸우는 지도 모르는 녀석들이 미래에 우릴 이끈다고? 재밌겠는데?"

"타카스기... 그런게 널 즐겁게 만들어 주는 거야?"

"이 세상에는 가난해서 읽는 것조차 못 배우는 사람들이 있어.그 사람들은 사무라이가 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오로지 재능 덕에 특별히 학교에 입학할 수 있던게 너였지.
난 네가 훌륭한 사무라이가 될 거라고 확신해."

"......"

"그들의 가족이나 그들의 나라나 무언가를 위해 싸우다 죽는 위대한 사무라이들 중의 하나라... 미안하지만, 그런 무딘 사무라이에겐 관심 없어."

"그러면 넌 정확히 어떤 무사가 되고 싶은거야? 타카스기 넌 어떻게 나아가고 싶은 건데?"

"나도 몰라. 내가 그걸 알고 있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

허이구. 카츠라니, 타카스기니 어디서 많이 이름을 들어본 것 같다 싶더니. 홍앵 의뢰를 맡을 때, 동기인 카츠라와 또다른 동기이자 적으로 간주하고 서로 칼을 겨누었던 타카스기 아닌가.

그나저나 타카스기는 어째서 어릴 때부터 중2병인건데?

사회군, 사회였어. 젠장, 사회가 썩었군. 사회가 저 어마어마한 중2병을 낳았어.

그나저나... 지금은 얼굴을 봤을 때, 그 때와 같은 광기도 없고 카츠라와도 일단은 붙어다니는 걸 보면, 아마 무언가 일이 터지기 전이라는 건데... 문제는 그 문제라는 게 언제 터지는 건지 모른다는 거지.

항상 상황을 주시하고 있어야 된다는 건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니, 타카스기가 신사에서 일어나 입구로 걸어간다.

어쩐지... 왠지 기척이 느껴진다 했더니 두 녀석을 따라온 무리들이 있었다.

"이거... 왠지 위험하게 돌아가는 것 같은데... 긴상, 긴상?"

옆에 있는 긴토키를 바라보니 이미 잠에 빠져있다.

아니, 어떻게 이 상황에서 잠을 잘 수가 있어?!

"긴상, 긴상? 설마 깊게 잠든 건 아니죠?"

일단 상황이 위험해보여서 긴토키를 깨우기보다는 상황을 주시했다. 계속해서 긴토키가 일어나지 않을 때, 여차하면 긴토키를 업고 도주할 틈을 봐둬야했다.

그 한 덩치 하는 무리들은 금방 타카스기랑 카츠라... 라는 꼬맹이들을 둘러쌌다.

"타카스기 너, 내 동생을 건들었다며?... 너 같은 천박한 무사가 자기 위치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냐? 너 같은 놈은 선배한테 특별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 이번에야말로 진지하게 훈련에 임해야할 것 같네."

"잠깐만! 그렇게 개인적으로 싸우는 훈련을 하면서 무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게다가 엄청나게 열세잖아?!"

아이 둘에 아마도 같은 서당 동문의 선배로 보이는 무리 여섯 일곱명 정도. 확실히 두 아이들이 훨씬 불리해보인다.

도와줘야될까? 긴토키는 여기다 냅두고? 내가 여기서 뛰어내리는 순간 여기 위치가 발각되는데.

좋아, 기척을 죽이고 나무를 내려와 조금 돌아서 녀석들의 뒤를 쳐야겠다.

"뭐야, 카츠라도 있네? 뭐, 좋아. 네가 장학생이든 뭐든 상관없어. 우린 돈 낼 여유도 없는 가난한 놈 옆에 앉아있는 게 신물났거든. 얘들아, 해치워라!"

"... 봐봐, 카츠라. 여기에 사무라이는 전혀 없어."

그 와중에도 싸움이 진행된다.

계획을 세우고 급히 나무를 내려갈려고 몸을 제대로 가누는 순간, 두 아이들과 무리들 사이에 칼이 날아가 바닥에 꽂혔다.

... 정확히는 긴토키가 칼을 날렸다.

"갸- 갸- 갸- 갸- 시끄럽다고. 발정기냐, 네놈들. 잘 자다 깼잖냐."

완벽하게 내 계획을 부쉈다. 거기다 나나 쇼요는 그런 말을 가르친 적이 없는데, 저 발정기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걸까. 아니, 진짜 도대체 누가 애한테 저런 말을 가르친거야?!

"... 긴상, 지금 보니 깊게 잠들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제가 깨울땐 안 일어나신 겁니까?"

"... 몰라. 아무튼 네놈들, 연습 같은거 하고 싶으면 서당에서나 해. 수업 빼먹는 법도 안 배운거냐?"

"긴상, 서당에서는 그런 거 안 가르칩니다. 랄까 말 돌리지 마시죠?"

"... 모르면 알려줄까?"

끝까지 무시 당했다. 말 돌린 채로 대꾸도 안 해준다. 아예 고개까지 녀석들에게로 돌렸다.

아... 저놈들 탓이구나... 먼저 저 녀석들을 처리하라는 무언의 의미인가?

나는 고개를 돌려 살기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훑었다.

"누구냐, 네놈들은!"

긴토키와 내가 동시에 뛰어내려 각각 한 명씩 얼굴을 밟았다.

"잠이나 자."

"입 다무시죠. 지금 기분 안 좋으니까."

긴토키는 특유의 무관심한 표정으로 코를 파며 그들을 대강 훑어본다.

"사무라이가 어중간해선 안 돼. 할 때는 뭐든 한다. 수업 빼먹을 땐 맘껏 한다. 내가 함께 해줄께, 모두 같이 자자구."

"... 그거 나쁘지 않네요. 뭐, 영원히 자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 잠깐 자는 거니까 금방 서당에도 나갈 수 있겠군요."

그렇게 그들에게 다가서려는 찰나, 나와 긴토키가 손을 쓰기도 전에 그들이 먼저 기절했다. 그 무지막지한 꿀밤...

쇼요였다.

"긴토키, 잘 말했어요. 그래요, 사무라이라는 자, 어중간해서는 안되죠. 다수가 소수를 괴롭히는 건 당치도 않죠. 거기다 그런 그들을 기절시켜서 서당으로 보내려 했군요, 잘 했어요, 카오루."

쇼요가 천천히 우리에게 걸어왔다. 나도 모르게 몸이 흠칫 했다. 긴토키도 얼굴과 몸이 굳었다.

...... 도망갈까, 그냥 도주해 버릴까.

"하지만 긴토키, 너희들 같은 반편이가 수업 빼먹는 걸 배우다니. 100년은 빨라."

그리고 긴토키에게 꿀밤을 먹인다.
한순간에 긴토키가 당했다...

쇼요는 나에게도 다가왔다.

나는 애써 억지로 베시시 웃으며 뒷걸음질 치며 변명했다.

"아아니, 전 그저 긴토키를 서당으로 데리고 가려고 잠시 나온 것 뿐이라... 그, 금방 서당으로 갈 생각..."

"제가 모를 줄 아셨나요, 카오루. 긴토키를 데리고 온다는 명목으로 긴토키와 같이 수업을 빼먹고 있단 걸. 흠... 오늘은 신사 근처 나무 위였으려나요?"

"그걸 어떻게.... 헙."

말을 하다가 손으로 막았다. 젠장... 인정했다, 인정해버렸어!

쇼요가 흐뭇하게 웃으며 나에게도 꿀밤을 먹인다.
덕분에 긴토키와 나란히 포개졌다.

쇼요가 축 늘어진 나와 긴토키의 옷의 뒷덜미를 붙잡고 질질 끌고 간다.

"싸움은 양쪽 다 책임이 있으니, 너희들도 어서 저들을 데리고 서당으로 돌아가세요, 작은 사무라이씨."

그리고 마저 다시 우리를 질질 끌고 간다.
끌려가는 와중에 두 녀석이 모여있는 게 보인다.

잘 들어보니 녀석들이 중얼거린다. 설마, 뒤에서 욕하는 건 아니겠지.

"저 사람이..."

"그런가, 저 사람이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최근에 백발의 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는 사무라이가 서당을 열었다는..."

"소문으로는 돈도 받지 않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친다 들었는데... "

"그럼, 저 사람이 쇼카 손주쿠의 요시다 쇼요."

뭐, 얼핏 들어보니 욕은 아닌 것 같다. 눈에 띄는 백발 꼬맹이가 하나도 아니고 둘 씩이나 있다보니 꽤 소문이 난 것 같다.

이렇게 나란히 쇼요에게 덜미를 붙잡힌 채 질질 끌려가고 있자니 드디어 긴토키가 내게 말을건다.

"날 버리고 쇼요 선생님한테서 튈려고 했어...!"

"... 그런 적 없습니다. 그리고 전 모범생인데..."

"수업을 잘 빼먹는 모범생이 어딨을까요. 단순히 능력이 뛰어나거나 공부를 잘해야 모범생이 아니라 성실한 학생이 모범생이랍니다. 그리고, 둘 다 그렇게 떠들 힘이 남아있으니 바로 수업에 들어가도 되겠군요."

쇼요가 무서운 말을 한다.

긴토키와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서당으로 얌전히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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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04 20:02 | 조회 : 2,890 목록
작가의 말
나른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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