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도 안돼게 예쁘네

"오늘은.... 좀 쉬었다가... 낮에는 내가 좀 심하기도 했고.."

저녁을 다 먹고 집앞이 다 가까워져서 커피우유와 사탕봉지를 든 평범이 도세찬에게 먼저 말을 건낸다
평범의 말에 놀랍다는 표정을 짓는 도세찬, 그렇게 말하고 곧 후회가 밀려와 잘못 말했나 속으로 걱정이 생겨버린 평범

"아.. 오늘은 안섰어, 나간다"

생각했던것과는 다른 도세찬의 대답에 평범은 벙쪄있다

"정말로 갔다.."

입구까지 따라 들어오겠다고 했던 도세찬이 정말로 간것이다..
그것도 들어오라고 자리까지 마련해줬는데 그냥 가버렸다
이 생각으로 평범은 멍해있다 분해하다 중얼거리다가 어이없어 하며 혼자 원맨쇼 한다

"잠깐.. 나 왜 분해하는거야? 뭐에 화난건데? 오히려 잘된거 아니야?"

문득 화를 내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평범
그리고 그렇게 밤이 찾아왔고 평범의 꿈속에는 고교시절 도세찬과 처음 마주하던 화장실 앞에서부터 끌려가 자신의 앞에서 자위하던 모습이 나오는 꿈을 꾸게 된다
그런 밤을 보낸 평범은 다음날 아침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을 하고 있다

"내가 그 자식을 상대로 몽정을 하다니... 어지간히 쌓인건가..."

이불속을 본 평범은 다시한번 절규한다

"그 자식 얼굴을 어떻게 본담.."

걱정은 잠시 뒤로 하고 출근을 위해 옷을 차려입고 문앞을 나섰지만 평소와는 다르다
문앞에 있어야 할 도세찬이 없다
평범은 자신이 너무 빨리 나온건가 싶어 시계도 확인하지만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시간이다
조금은 의아한듯 하지만 이내 생각하길 멈추고 자신이 가야하는 길로 향한다


점심시간이 나가와서도 점심시간이 지나서도 도세찬은 평범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꽃을 든 남자가 지나가지도 않았다
퇴근후에도 약국앞에서 늘 기다리고 있던 도세찬은 있지 않았다
조금 기다려 볼까 싶어 약국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렸지만 도세찬은 나타나지 않았다

집으로 향하는 조금은 무거운듯한 평범의 발걸음
집가기 전에 있는 칠븐일레븐에 들러 습관적으로 커피우유 두개와 사탕 한봉지를 사들고 집으로 향한다

평범의 집안 식탁위에는 주인없는 커피우유 한팩과 사탕봉지가 올려진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어 2일 잘쉬고 보자"

퇴근시간 여의사와 인사를 나눈 평범은 약국을 빠져나온다

도세찬이 평범의 앞에 나타나지 않은게 벌써 열흘이 되어 갔다 퇴근후 저녁을 먹고 습관적으로 사오던 커피우유와 사탕봉지는 이미 평범의 식탁위를 다 덮어 사탕진열대가 되어 있었다

첫날은 이상한 느낌만 들었다
둘쨋날은 무슨일이 있는줄 알았다
세쨋날은 이제 떨어져 나간건가 싶었다
네쨋날은 갑자기 화가났다 지마음대로 시작하고 지마음대로 끝내고
다섯쨋날은 일에 집중을 못하고 멍하게 보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갈 수록 가슴한구석에 구멍이 크게 난듯 멍하게 보내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기억에서 지워진듯 형식적인 일상을 지내게 되었다

자신에게 그렇게 괴롭기만한 존재가 아니였던가 물어보기도 수십번이였지만 결국 알게 모르게 이미 도세찬에게 평범은 묶여있던걸까

도세찬과 보낸 일상은 이미 평범의 일상이 되어 있었고 도세찬이 없음으로 인해 평범의 일상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건들면 부숴질것 처럼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지는 자신을 진정시키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평범

"...."
"무시하기라니 너무하네"

평범을 기다리고 있던 도세찬이 있던 자리에는 더이상 눈길도 주지 않았고 자신이 갈 길을 가려던 참에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오래 못들은 것만 같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금은 나 기다려줄줄 알았는데.."
"..."

목소리가 난 쪽으로 돌아보지도 못한체 그대로 서있는 평범

"아니아니 조금은 기다려 준건가?"

혼잣말을 하고 있는것 같은 도세찬의 행동에도 평범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서있었다

"저기요? 안들립니까? 음.... 나랑 사귀실래요?"

"저기요? 사귀자니까요?"

"저 없던 사이에 사귀는 사람이 생긴건가요?"

가만히 서서 대답이 없는 평범의 뒤통수에 대고 도세찬은 계속 사귀자는 말을 내뱉고 있다

"피식- 6년도 넘게 널 안보고 살았는데 지금은 열흘만 못봐도 죽을거 같다"
".."

장난 섞이던 말들을 다 뒤로하고 살짝 웃으며 말하는 도세찬

"넌 정말 나쁜새끼야..."

이미 눈물이 턱끝까지 흘러내리고 있는 평범이 뒤돌아 도세찬을 바라보고 서있다

"슬픈얼굴을 한 범을 사랑한거 였는데.. 행복해서 우는 범은 비교도 안돼게 예쁘네"

더이상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 평범을 바라보고 웃으며 한마디 하고 두팔을 벌려주는 도세찬에게 평범은 조금씩 발을 움직여 도세찬에게 다가간다

앤딩


비하인드 조금만 풀어 쓰고 끝냅니다 사실 세드앤딩이였는데 전 해피앤딩이 좋아서 수정했습니다

0
이번 화 신고 2017-03-19 22:26 | 조회 : 2,951 목록
작가의 말
내생일은2월13일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