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육성 홍보모델(2)

2화




2화-육성 홍보모델(2)




"반갑습니다. 육성 스마트폰 홍보 모델로 뽑힌 유상진이라고 합니다. 기대에 부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유상진씨. 홍보부 부장 백형석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머리 반쯤 벗겨진 중년 남성 홍보부 부장 백형석이 유상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상진이 그와 악수를 하자 그가 말을 이었다.

"뒤에 저분들은...?"

백형석이 말하는 이들은 박진형이 고용한 상진의 경호원들이었다. 정장 슈트를 입은 덩치 큰 외국인 사내 둘이 상진의 뒤에서 썬글라스를 끼고 정중한 자세로 서 있었다. 한 명의 얼굴에는 엄청난 일을 겪은 듯 커다란 흉터가 있어 공포감을 주는 분위기였다.

"아 저분들은 제 경호원 분들입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요즘 워낙 사생 팬들이나 안티 팬들이 많아서요."

"아 그렇군요..알겠습니다. 저분들도 여기 앉아 계시면.."

백형석의 말에 경호원 중 얼굴에 흉터가 있는 사내가 입을 열었다.

"..NO"

굵고 짧은 한마디였다.

"아..예에.."

"아하하..죄송합니다."

"아..아닙니다. 상진씨가 사과할 필요 없어요. 일단 다음주 부터 바로 광고 촬영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일정에 조율이 필요할까요?"

"괜찮습니다. 다음 주부터 바로 시작하죠."

백형석이 자리에 다과와 차를 내오고는 말했다.

"시원시원해서 좋네요. 사실은 상진씨가 맡아주지 않을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요즘 육성 홍보 모델에 관련한 괴담이 사실이나 다름없이 여겨지고 있잖아요?"

"저 역시 그 이유로 많이 고민했습니다만 육성 홍보 모델은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괴담은 사실무근이니 걱정 말고 일에 힘써주세요"

"네 물론입니다."

'뭐야 괴담은 괴담일 뿐이다 이건가..걱정할 필요 없었나보네..다행이다'

상진이 홍보부 백형석 부장과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진씨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요"

"네 감사합니다."

상진이 건물에서 나오자 매니저가 기다리고 있었다.

"형! 왔어?"

"상진아..별일 없었지?"

'많이 걱정됬나보네..'

"별일은 무슨! 아무 일도 없었어~ 그리고 괴담은 괴담일 뿐이었어. 육성 쪽도 괴담 때문에 고민이 많더라니깐? 너무 걱정 하지마~"

"그렇다면 다행이긴 하다만..그래도 너무 긴장 놓지는 말아..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잖아? 정말 뭔가 있을 수도 있다고.."

"형.. 가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때 있어~ 너무 걱정마"

상진의 말에 매니저가 반쯤은 포기한 듯 허탈한 웃음을 짓고 말했다.

"어휴 그래 들어가자 차에 타~"

"옙~"




* * *




-컷!

"상진씨 아주 좋아! 와 오늘 너무 잘 찍는데? 역시 대스타님 다워~"

일주일이 지나고 바로 육성 스마트폰 광고부터 촬영이 시작되었다. 신 메뉴인데다 새로운 기술까지 적용된 스마트폰인 만큼 육성에서 작정하고 낸 것이 틀림없는 이번 제품에 전 세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 육성 스마트폰의 홍보 모델인 상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좋아, 좋아. 오늘 찍을 부분은 다 찍은 것 같아요~ 상진씨가 잘해줘서 그런지 생각보다 일찍 끝난 것 같습니다"

카메라 감독의 말에 스태프들이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상진씨 덕분에 일찍 퇴근하겠네~"

"아닙니다. 스태프분들이 잘해주셔서 일찍 끝난거죠~ 수고 하셨습니다~"

"겸손은~ 상진씨도 수고했어요."

분위기 좋게 첫날의 촬영이 마무리 되는 듯하였다. 보통의 광고라면 하루로도 충분하겠지만 광고 영상 한두 개 찍는 것이 아니었다. 찍을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양의 사진과 영상을 찍게 될 것이었기 때문에 촬영 중 분위기는 정말 중요했다. 그러한 점에서 오늘의 촬영은 아주 완벽하다 할 수 있었다. 만족스럽게 촬영을 마친 상진이 기분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때 상진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하나 날라왔다.


-백형석 부장-

상진씨, 촬영 끝나고 잠깐 홍보부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


'백형석 부장님인가? 그러고 보니 촬영장에 나오지 않으셨네?'

-알겠습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상진이 메시지에 답을 보내고 홍보부로 향했다. 육성그룹의 본사. 지하 5층 지상 37층 짜리 건물에 16층에 위치한 홍보부는 16층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큰 부서이다. 육성이 홍보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상진이 홍보부에 도착해 지난번에 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백형석 부장의 부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워낙에 넓은 건물 탓에 길을 헤매고 있었다.

"여긴 어디래냐..길이 너무 어렵네.. 부장님은 바쁘신지 연락도 안 보시고.. 어쩌지.."

상진이 문이 많은 어딘지 모를 복도를 걷고 있을 때 였다. 갑자기 바로 옆의 문이 활짝 열리며 상진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했다. 상진이 맞고 엉덩방아를 찧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악!"

"음?"

"..어?"

갑자기 문을 열고 나온 사람. 그는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사람. 반쯤 머리가 센 미중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외모를 갖춘 남자. 바로 육성 그룹의 회장 이중헌이었다. 그의 얼굴을 보고 상진이 놀라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회..회장님..!"

육성 그룹 이중헌 회장이 걱정스런 눈으로 상진에게 물었다.

"괘..괜찮아요? 문에 세게 부딪힌 것 같은데.."

"아 괜찮습니다..! 저 튼튼합니다..하하"

"큰일날 뻔 했네요..근데 못보던 얼굴인데 여긴 무슨 일로..?"

"아..! 저 이번에 홍보 모델로 뽑힌 유상진이라고 합니다..! 홍보부 백형석 부장님을 뵈러 왔다가 길을 잃어 헤매고 있었습니다."

"아 그랬군요. 미안해요 내가 연예인은 잘 몰라서 못 알아봤네요. 백형석 부장 말이지요? 부장실은 저쪽으로 가면 있을겁니다."

이중헌 회장이 가리킨 방향은 상진이 온 방향이었다. 완전히 반대로 온 것이었다.

'완전 반대였네..'

"감사합니다 회장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하하 그럼 저는 바빠서 먼저 가겠습니다. 일 잘보고 조심히 들어가요. 상진씨"

이중헌 회장이 사람 좋아보이는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상진의 손에 사탕을 쥐여주고 갔다.

"앗..감사합니다.."

사탕은 홍삼사탕이었다. 상진은 버려야 할지 먹어야할지 진심으로 고민하였다.

"아 일단은 부장님부터 만나야지.."

상진이 사탕을 주머니에 넣고 부장실을 향했다.




* * *




"최이사. 방금 저 친구 잘 지켜보도록 해... 그것도 잘 전해줬으니 이제 남은 건 지켜보기만 하면 될거야."

"예 걱정마십시오 회장님. 제가 이미 다 지시해둔 상태입니다."

"역시 최이사야. 내가 믿을 건 자네 뿐이로군 그래."

육성 그룹 회장 이중헌이 앉은 자리. 그 앞의 대형 모니터에는 어떠한 신호가 잡히고 있었다. 그 신호는 이 건물 16층 홍보부 부장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 * *




-띠링

"음?"

육성 홍보 모델로써 광고 촬영에 임한지 삼일 째, 매니저가 우려한 것과 달리 유상진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 없이 즐겁게 촬영하였고 촬영장의 분위기 역시 아주 좋았다. 촬영이 끝나고 매니저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상진에게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하였다.


-X-

안녕하세요! 유상진님!
신작 MAFIA GAME의 사전참여판이 도착하였습니다!

[MAFIA GAME] 다운로드!
*AOS:http://Download/2dasd2ds
*ONE:http://Download/asdhio2o
*IOS:http://Download/aposihd5

*마피아가 되어 시민들을 모두 죽이십시오!
*마피아를 찾아내고 처형하여 살아남으십시오!


"하하..."

상진이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사전예약 같은건 한 적 없는데 말이지..해킹당했나?"

"해킹??"

상진의 말에 운전하던 매니저가 차를 급정거하며 말했다.

"아니..형 별일 아니니깐 다시 출발해줘..뒷차에서 욕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어? 아 그래.."

매니저가 다시 운전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상진이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사전예약이 아니라 사전참여판이 온거구나..? 이게 왜.."

"정말 무슨 일인데 그래?"

상진이 매니저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말 없이 메시지의 다운로드 링크를 눌렀다. 그러자 링크를 통해 어떤 사이트로 접속되었다. 다운로드 버튼을 누르자 아무런 이변 없이 스마트폰에 [MAFIA GAME]이 설치되었다. 상진이 이런 게임을 설치한 것은 단순히 호기심에 지나지 않았다. 이 게임이 상진의 아주 많은 것을 바꿔놓을 줄은 본인도 몰랐다.




* * *




"아!!! 이걸? 이걸 진다고~?! 아 이건 좀 선넘었지..!"

상진이 열불이 난 이유. 단순히 어제 집에 들어오면서 설치한 게임 [MAFIA GAME]에서 패배했기 때문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게임을 실행해 지금까지 끄지 않았다. 휴대폰 배터리가 모자라 충전기를 꽂은채 게임을 계속해왔다. 창문에 걸린 블라인드 사이로 빛이 퍼져들어왔다. 퍼져들어오는 빛을 본 상진이 멈칫하였다.

"아...진짜 일났네..밤 새버렸다..촬영 어쩌지.."

상진은 평소 게임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그냥 가끔 시간 떼우기 용으로 하는 정도였다. 게임을 하며 밤을 샌다는 것은 학창시절 밤새가며 게임하는 친구들을 보고 혀를 찼던 상진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아..진짜..쓸데없이 재밌고 난리야.."

-띠리리링

매니저로부터의 전화였다.

"여보세요?"

"상진아 잘 잤냐? 준비하고 있어? 오늘 10분정도 늦게 도착할 것 같아..차가 많이 막히네"

"아...어 괜찮아 천천히 와"

"...왜그래? 뭔일 있어? 목소리에 힘이 없다?"




* * *




"그래서..밤을 샜다고?"

"...네.."

"흠..일단 핫세븐 좀 사갈테니까 준비하고 있어..커피로 사갈까?"

"아냐 핫세븐으로 부탁해.."

그날 유상진의 공식 미튜브 계정에는 2분 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평소 완벽하기로 유명한 유상진이 촬영장에서 졸고 있는 모습이 찍힌 고작 2분짜리 영상. 편집없이 바로 올라간 영상이었지만 유상진의 팬들에게는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이 영상은 결국 무려 3일만에 조회수 100만을 기록하게 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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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1-22 11:22 | 조회 : 825 목록
작가의 말
K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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