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 로드의 부탁

"우으...아직도 속이 않좋아.."

"아까 받은 약 있잖아."

"......."

"..야, 너 설마.."

"아, 아니다 뭐~!약이 쓰니까 못 먹는거 아니다 뭐~!"

"이게 진짜 가지가지하네, 빨랑 안 먹어?!"

"시, 싫어!"

"너 정말!"

왜 우리가 이렇게 싸우느냐 묻는다면 답은 쉽다.헬리는 빨리 약을 먹으라며 잔소리를 하고 있고, 난 약을 먹기 싫다며 극구 반대 하고 있었다.물론 나도 빨리 출발 하고 싶다.하지만 아까 받은 약 엄청 쓸거 같단 말이야...

"그냥 눈 딱 감고 빨리 먹으면 되잖아!"

"싫어!쓴맛 싫단 말이야~!"

"지금 맛을 따질 때냐?!"

이렇게 우리가 말다툼을 하며 아웅다웅 거리고 있는걸 유심히 보던 파루트씨가 앉아있던 바위에서 일어나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확실히 그 약 엄~청 쓰긴 해.근데 그걸 안 쓰게 먹는 방법이 있어."

"오, 그럼 빨랑 이 어리광쟁이한테 방법 좀 가르쳐 줘."

"헬리 진짜 너무해잉..."

"먹는 방법은 쉬워.살짝 씹고 단번에 삼키는 거야."

"자, 그렇텐다.이제 방법도 알았으니까 고집 그만 부리고 빨리 먹어."

"우으..몇알 먹으면 돼요?"

"지금은 시간도 많이 지났으니까 음..한알 정도면 됄거야."

파루트씨의 말을 듣고 약병에서 약 한알을 꺼내 손바닥에 올려놨다.역시 내 예상과 같이 약에선 불쾌한 냄새가 강하게 났다.색도 뭔지 모를 이상한 색이었다.뭐랄까...알롱깔롱?
난 파루트씨가 말해준 방법대로 약을 씹으려고 입으로 가져갔다.그러나 처음 먹는 약에 긴장한 나머지 그만 너무 쌔게 씹어 버렸다.그러자...

"크흡!픕!으븝!"

"뭐야, 왜 그래?"

"...으흡!프븝!"

"아, 설마 쌔게 씹은 거야?그럼 엄~청 쓸텐데.."

"야, 뱉으면 안돼, 절대 안돼!"

난 뱉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 가며 약을 삼켰다.

"윽..으아아아.."

"그거 제대로 먹은 사람은 내 평생 네가 처음이야.잘했어."

파루트씨는 주저 앉아 있는 내게 다가와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해 줬다.

"아니 근데 눈물 콧물 짜며 먹을 정도야?"

헬리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지금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약의 쓴맛을 맛보며 고통스러워 하는 내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뭐, 이게 일반적인 반응이긴 한데...아, 물 좀 마셔둬.조금이나마 가라앉을 거야."

파루트씨는 배낭에서 물 주머니를 꺼내 갖다 줬다.난 물 주머니를 받음과 동시에 마개를 열어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조금이나마 이 쓴맛의 감각을 없애려고...

"콜록, 콜록..푸흐으..."

물을 마셔서인지 조금은 가라앉은 것 같았다.

"물...고마워요..."

파루트씨는 물 주머니를 받으며 안쓰러운 듯 날 보며 말했다.

"이제 출발 하려는데, 괜찮겠어?"

"...괜찮아요, 바로 출발하죠."

내 대답이 끝남과 동시에 파루트씨는 내 허리에 손을 대고 그대로 들어올려 뒷좌석에 앉혀줬다.그러고선 곧바로 내 앞으로 올라 탔다.

"스니퍼, 보아르(voar)!"

그러자 스니퍼는 몇발자국 뛰다가 바로 날아 올랐다.

"..음?"

나는 방금 파루트씨가 내뱉은 언어에 대해 궁금해졌다.아까 출발 할 때에는 다른 단어였던것 같은데..

"파루트씨, 파루트씨!"

"응?왜 그래?

"방금 했던 말은 리자드 언어인가요?"

"오, 용케 알았네?그래, 우리 리자드 언어야.무슨 뜻이었는지도 아니?"

"아, 아니요.그냥 어림짐작으로 물어본 거에요.근데 무슨 뜻이었나요?"

"쉬워, ''날아!''라는 뜻이야."

"그럼..아까 출발했을 때는요?"

"그때는 이모스 파르티다(imos partida)야.이건 ''출발하자!''라는 뜻"

"헤에~리자드 언어는 왠지 듣기 좋네요."

"그래?그런 말을 인간한테서 듣는건 처음이네."

"그런가요?딱히 듣기 거북하다는 느낌은 안드는데.."

"음...아가씨는 ''차별하는 쪽'' 사람이 아니구나?"

..차별?아, 혹시..

"그러니까 쉽게 설명하자면 아가씨는 ''자신의 종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쪽''의 사람이 아니냐, 이거지."

"그럴리가요!모든 종족은 서로 공존하며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잖아요!"

"그렇지, 그래야만 하는데...아직까지도 그걸 져버리고 노예제도를 거리낌 없이 실천하는 여러 종족들의 귀족들이라거나 부족들이 있지.그래서 물어본 건데, 아가씨는 착한 사람이었네."

''사람이 아니라 드래곤이지만..''

난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말을 이어서 하려 했으나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다.

"어라...하~암..."

"아, 지금 약 기운이 도나보네, 데우칸 산맥까지 가려면 한참 걸리니까 걱정 말고 편히 자둬."

"..그러엄~그럴게요~.."

그렇게 말하고 나니 점점 더 졸려지면서 그대로 잠을 청했다.

그 시각 로드의 레어에서는...

"으갸갸갸갸!!"

"....또 까불꺼야, 안 까불거야?"

"여기서 물러나면 남편 체면이...응그아아악?!"

"당신한테 체면이라는 것도 있었어?"

"우그아아악!!부러진다, 부러져!!"

"이참에 허리를 못 쓰게 해주지."

마침 티엘리넬과 에피멜리온이 부부싸움 중이었다.둘은 폴리모프한 상태에서 싸우고 있었으며 에피멜리온의 모습은 머리가 약간 짧은 엘프의 모습이었다.원래 엘프종족은 그 외모 때문에 머리카락이 길면 남녀구별이 쉽지 않은 종족이다.그러나 짧은 머리를 하고 있어도 그의 외모는 엘프 남성의 외모라고 하기에는 너무 여성적이었다.그리고 눈동자 색과 머리카락과 눈썹의 색은 마치 금방이라도 물을 머금은 새싹같은 색의 밝은 녹색이었으며, 대체로 편한 복장으로 셔츠와 바지만 입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멋들어지게 자신의 남편에게 새우꺾기 기술을 쓰고 있는 티엘리넬의 모습은 무표정을 하고 있어도 어디서든 눈에 띌 정도의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무표정으로 있는것 조차 매력적이었다. 바다색과 같은 눈동자와 웨이브 진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남편과 다르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이기에 작은 사파이어가 박혀있는 피어스를 양쪽으로 끼고 있었으며 푸른색 셔츠를 윗 단추 세개를 풀어 입고 아랫단을 배꼽위로 올려 묶었으며 양팔을 걷어붙이고 가죽 장갑을 끼고 있었으며 다리 라인이 살아보이는 검은색 가죽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굽이 약간 높은 검은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아무리 둘의 성격이 개차반 같아도 로드의 레어에서 본모습으로 싸울 정도로 예의가 없진 않았다.이른바 지킬 것은 지키는 주의였다.그러나 이것도 편히 보이지 않던 로드는..

"야, 너네 싸울거면 너네 레어에서 싸워!왜 내 레어에서 싸우고 난리냐?!"

거대한 로드가 핀잔을 주자 에피멜리온은..

"로드, 이건 그저 우리 둘의 스킨쉬이이이입?!"

"이게 로드께 어따대고 반발이야, 반발이..!"

"엘리, 여보야, 나 진짜 허리 부러질 것 같아.이제 그만 용서할 때도 됐잖아?"

"어, 그래."

티엘리넬은 남편의 말에 아랑곳 않고 크로스 페이스로 자세를 바꿨다.

"으가아아아아?!?!"

에피멜리온은 지금 얼굴부터 시작해서 목뼈와 팔, 척추로 오는 큰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자, 이제 그만 포기하시지?"

"저얼대에!!아안해에!"

"허리보다 더 위험한 쪽이 부러질텐데?"

"끄가아아아아!"

에피멜리온이 불쌍하게 여겨진 로드는 티엘리넬에게 말했다.

"어이, 이제 그만들 해.보기 안쓰러워 진다."

"네."

티엘리넬은 그제서야 에피멜리온을 풀어줬다.

"크하아....."

"그래서 너네 둘, 싸우는 이유가 뭐야?"

"이 양반이 애들좀 돌보라는데 자기는 시간이 없다며 내빼는 거예요.그래서 이참에 혼 좀 내려고 여기서 한가닥 하게 됬습니다.로드께는 죄송할 따름이지만, 이 빌어먹을 자식에게 말로 해선 해결이 안 될것 같아 이렇게 소란을 피우게 됬습니다."

그렇게 티엘리넬의 말을 진지하게 듣던 로드가 입을 열었다.

"저 새X가 나쁜 X끼네?!"

"옳으신 말씀 입니다."

티엘리넬도 로드의 한마디가 통퀘하고 뿌듯한지 평소 무표정으로 지내면서 자식들 외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미소를 지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크윽..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흑흑.."

"네가 바빠봤자 신종 식물 찾기밖에 더 있냐?"

"윽.."

로드의 말에 자신도 찔리는게 있는지 에피멜리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던 중 로드의 옆에 작은 수정구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어엇?!야, 너네들 이제 돌아가라!"

"으음?"

"으으..왜 그러세요?"

"아아아..이유는 묻지 말고 빨리 나가라니까!"

로드의 갑작스런 행동에 두마리의 에이션트 드래곤은 본모습으로 돌아가 레어밖으로 나갔다.

"그럼, 로드, 저희는 이만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어, 잘 가라~"

로드의 레어에서 나와 한참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던 티엘리넬은 그런 로드의 행동이 걱정되는지 계속 표정이 안좋았다.그런 그녀의 생각을 알고 남편인 에피멜리온이 입을 열었다.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마.그분이 갑자기 그런 행동을 보인건 조금 놀랐지만 그렇게 큰일은 아닐거라 생각해.음...난 어휘력이 그다지 좋진 않지만..하여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자."

"...그래, 그래야지.."

그러나 로드는 깜빡이는 수정구를 보며 큰 다짐을 해야했다.수정구의 그 깜박임은 분명 자신의 ''가족''만이 보낼 수 있는 신호였다.이른바 ''가족 신호''라 해두자.로드는 그 신호를 받아 염화를 했다.

-그래, 왜 부른거야?-

-어머, 얘도 참, 언니가 동생한테 연락도 못 하니?-

-언니가 연락할 땐 뭔가를 부탁할 때 뿐이잖아?-

-그것도 그렇네.뭐, 그다지 큰 부탁은 아닌데..-

-그럼 하질 말던가-

-어머 얘, 들어보기라도 좀 해라.-

-됬고, 본론만 말해.-

-정말이지...동생이라는 애가 귀염성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네.그러니까 네가 아직까지도 결혼을 못 하지..-

-우씨!지금 그 얘기가 왜 나와?!-

-알았다, 알았어.됬고 우리 딸애 얘기인데..-

-조카?걔가 왜?-

-최근에 성룡식 치른 애들보다 한달 빨리 성룡식을 치뤘잖아?-

-그랬지.그 시기에 성룡이 되는 애는 그애 하나뿐이었으니까-

-마지막으로 연락된게 데우칸 산맥 쪽이었는데 아직까지도 연락이 없어.혹시 뭐 들은 거 없니?-

-에엥?걔 이제 마지막 고룡분께 인사하러 갔담서, 근데 왠 데우칸 산맥?-

-걔 성격이 좀 희안하잖니.그래서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다가 얼떨결에 고룡분들 만나고 마지막으로 데우칸 산맥으로 간거 같아.-

-하여튼 누구 피 아니랄까봐..-

-얘가, 얘가 누워서 침 뱉는 소릴 하네?-

-아아, 됬고 그애한테 어떻게 도와줬으면 하는데?-

-음...아, 혹시 그 근처에 다른 드래곤은 없니?-

-잠깐만....아, 하나 있네, 어...이번에 성룡식 치른 애네?-

-마침 잘 됬네, 그애한테 우리 딸이랑 같이 여행 가 달라고 부탁 좀 해주라.-

-하아?!-

-왜 뭐가 어때서?-

-아니, 얘는 이제 시작한 애인데 걔랑 붙여서 다니게 하라고?-

-왜?어차피 우리 딸은 마지막 고룡분을 만나러 가는 거고, 거기서 부터 이제 자신의 유희를 즐길 수 있는거니까 먼저 끝낸 애가 도와주면 여러모로 좋잖아?그리고 지켜보는 애가 하나라도 붙어 있으면 그애 성격상 도움도 될테고..-

-하아...뭐 일단, 부탁은 해볼게.그러나 그애가 거절하면 나도 어떻게 도와줄 수 없어.-

-알았어~그럼 이언니는 ''동생''인 너를 믿고 이만 끊을게.-

그렇게 염화가 끝나고 나자 로드는..

"끄아아아~!언니라는게 이렇게 동생을 부려먹어도 돼?!?!아무리 내가 로드라서 능력이 더 좋아도 그렇지, 언니도 에이션트 드래곤인데 그거 하나 못 하냐고!!"

그렇다.현 로드 세피티엘, 그녀에게는 100년 먼저 태어난 자매가 있었다.그녀의 이름은 세피루엘, 에이션트 골드 드래곤인 것이다.

"후우...내 입장도 좀 생각해 보라고.."

로드는 그렇게 말하면서 데우칸 산맥으로 가는 누군가에게 염화를 보냈다.

그 시각 리아는...

"..아, 리아, 도착했어.일어나봐."

"으..음..여긴.."

난 졸린 눈을 부비며 풍경을 바라봤다.그러자 보인것은..

"바다?"

파루트씨는 에린의 안장에 고정시킨 끈들을 풀며 내 뒤쪽을 가리켰다.

"뒤쪽으로 돌아봐봐."

파루트씨의 말대로 뒤로 돌아보자 나는 그자리에서 굳을 수 밖에 없었다.눈에 들어온 것은 장엄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돼는 산들이 여럿 보였으며, 드래곤이 몇마리나 거주하고 있어도 설명이 될 정도로 넓고 거대하며 높았다.

"이게..데우칸 산맥.."

"헤에~장관이구만"

"뀨루~뀨루루~!"

"응, 엄~청!커다래!"

"자, 내가 안내 해줄 수 있는 데는 여기까지야."

"아, 고맙습니다.여기, 계약금이요."

"음"

파루트씨는 주머니를 받아 열어보고는 눈으로 새어보더니 이내 다시 닫으며 주머니를 배낭에 넣었다.

"그럼, 모험가의 여행길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파루트씨는 그렇게 말하며 스니퍼의 등에 올라타 날아 올랐다.

"자, 여기서 부터 어디로 가야 다음 고룡분을 뵐 수 있을까나?"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어디로 가야 고룡분을 뵐 수 있는지 찾아봤다.그러던중 머리속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 아, 들리니?-

"어?!누구??누구세요?!"

"뭐야?왜 그래?"

"머리 속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고 있어!"

"아아?머리 속?"

-네가 릴리아나...맞지?-

"네, 맞는데요?누구세요?누구시길래 제 머리속에서 말하시는 거예요?"

-아, 네가 아직 염화를 안 배웠구나?나 로드란다.-

"에엑?!?!"

"뭐야, 누군데?"

-아하하..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로, 로드께서 저한테 무슨 일이신가요?"

-아아....다른건 아니고..부탁을 좀 하려는데..-

"네...네?!어, 어떤..부탁이시길래..."

-으음..이걸 말해도 되려나..-

"전 성룡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그..로드께서 부탁하시는 일을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어...그게 솔직히 나도 너한테 이런걸 부탁해도 될지 잘 모르겠구나...-

그렇게나 힘든 일인가?
나는 마음을 다짐하고 로드께 말했다.

"무슨 일인지는...잘 모르겠지만 저라도 괜찮다면 제가 할게요."

-고맙구나, 아무래도 마음을 정한것 같구나.-

"네."

-으음...일단 데우칸 산맥에 들어가면 그곳의 특정상 마력을 차단 시키는 유적이 있어서 아무리 나라도 염화가 닿질 않는단다.그러니 간단하게 나마 설명해주마.-

로드는 잠시나마 한숨을 쉬고 다시 내게 말씀하셨다.

-내 조카를 찾아줬으면 해.-

"조카..분이요?"

-음..분 소리 들을 정도는 아니야.너보다 빨리 성룡식을 치뤘지만 너와 같은 나이대 란다.그러니 편하게 부르렴.-

"어..음...그러면 조카를 찾은 다음은 어떻게 할까요?"

-그애와 같이 그곳에 계시는 고룡을 만나러 가면 된단다.그 다음부터는 네 유희를 즐기려무나.-

"정리하자면 이곳 데우칸 산맥 어딘가에 있는 조카를 찾아서 이곳에 계시는 고룡분을 만나면 되는 거죠?"

-그렇지, 잘 알고 있구나.그렇다면 너를 믿고 이만 끊으마.다치지 않게 조심하렴.-

"네."

내 대답이 끝나자 머리속에서 더 이상 로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좋아, 로드께 부탁받은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지~"

"아까 네 말만 듣기로는 로드의 조카를 찾아야 된다는 거지?"

"응, 그리고 데우칸 산맥 어딘가에 마력을 차단하는 유적이 있다고 하셨어."

"엉?야, 그거 조금 위험한거 아니냐?"

"후에?왜?"

"로드 드래곤의 마력도 차단되는데 이제 성룡이 된 네가 이곳에 들어가면 마력도 못 쓰는데다 산악도구
같은것도 없잖아.어떻게 찾으려고?"

"아....듣고 보니까 그러네..어떻하지?"

"낸들 아냐?마력이 차단되면 그냥 걸어가거나, 기어가면서 올라가야 된다고, 너 그러고 싶냐?"

"우..으..엄청 힘들겠다.."

"그래서 생각난건데 산에 들어가기 전에 본모습으로 변해서 날아가는건 어떠냐?"

"오오!!헬리, 똑똑해!"

"야, 내가 똑똑한게 아니라 네가 생각을 안한거 아니냐?"

"읏...취이...칭찬해줘도 뭐라 그래..."

"익..아~알았어, 알았어!...칭찬해줘서 고맙다!"

"헤헤, 응!"

"뭘 웃어, 웃긴?빨리 본모습으로 돌아가기나 해."

"헬리는 부끄럼쟁이~"

"아이, 시끄러워!"

"히히~"

난 헬리의 말대로 본모습으로 돌아가려고 눈을 감고
마력을 집중했다.그리곤...

"폴리모프 해제"

''어라?어쩐지 느낌이 그대로 인것 같은데..?''

나는 다시 눈을 떠봤다.그러나 내가 생가했던 것과 다르게 내모습은 아직도 인간의 모습이었다.

"으에?!아직도 인간의 모습 그대로 잖아??!어, 어째서?!?!"

아무래도 이 지역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마력이 차단되어 버린 것 같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염화를 보내시다니..역시 로드..

"일단 에린을 타고 가보자.가다보면 뭔가 흔적이라도 나오겠지.."

난 파브를 품에 안고 에린의 등위로 올라 탔다.에린의 고삐를 쥐자 에린도 출발해야 하는걸 아는지 자연스럽게 앞으로 천천히 달려 나갔다.그렇게 몇시간이 지났을까..우리가 산맥을 오르고 내려가고를 반복하며 에린이 지나갈 수 없는 길은 내발로 걸어가며 데우칸의 산 여기저기를 왔다갔다 하며 로드의 조카를 찾아다녔다.그러던 중 멀지 않은 곳에서 유적이 보였다.

"...아직 저기는 찾아보지 않았어.음...일단은 돌아가자."

난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에린과 파브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그러자 파브가 고생했다며 반기듯이 내품으로 통통 튀며 안겼다.

"뀨루~뀨루~~"

"흐햐~~~역시 파브는 시원해~~"

나는 파브를 품에 안고 얼굴을 비비며 파브의 시원함을 만끽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거야?유적 안으로 들어가는거야?"

"그래야지, 아직 로드의 조카도 못 찾았는데 혹시나 그 유적안에 있을 수도 있잖아."

"하긴.."

난 에린을 타고 유적이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흐음....역시 저 안에 있으려나..?"

"미세하게나마 마력이 느껴지긴 하는데..뭔지는 잘 모르겠다.확실히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그럼 나랑 헬리가 들어갔다 올테니까 파브랑 에린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뀨루리~?"

파브가 언제 오냐는 듯이 묻는 것 같았다.

"음....조금 오래 걸릴 것 같아."

"뀨루~뀨루~"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것 같다.

"그럼, 다녀올게~"

나는 헬리와 함께 유적 입구로 들어갔다.유적 안을 잠깐 둘러보자 곳곳에 거미줄이 쳐져있고, 바닥에는 부서진 동상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점점 앞으로 갈수록 햇빛이 줄어들고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헬리, 쓸 수 있는 마법중에 ''라이트''마법이나 비슷한 거 없어?"

"안됐지만, 내가 쓸 수 있는 것들은 공격마법, 방어마법, 파괴마법밖에 없어."

"우으.."

나는 할 수 없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휏불에 쓰이는 재료들과 수건을 꺼내고 바닥에 굴러나니는 막대기 하나를 집은 다음 조금이나마 밝은 곳으로 나와 휏불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이 다음은..아, 기름!"

난 다시 아공간 주머니를 열어서 기름이 담겨있는 병이나, 기름 대신으로 쓰일만한 것을 찾아봤다.그러나 기름이 담겨있는 병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다.난 바닥에 앉으며 기름 대신 쓸만한게 뭐가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봤다.

"흠....아!"

좋은 생각이 난 나는 아공간 주머니에서 물 주머니와
작은 냉장 보관함을 꺼냈다.뚜껑을 열자 그 안에는 손바닥 크기 만한 고기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난 그걸 꺼내 고기살과 비계 부분을 깔끔하게 때어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뜯어내었다.비계가 없어진 고기 덩어리는 다시 냉장 보관함에 넣어 뚜껑을 닫고선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다.뜯어낸 비계를 아까 휏불용으로 만들어둔 막대기에 둘둘 감아서 떨어지지 않게 묶고 꿰매 두었다.그렇게 해두고 물 주머니 마게를 열어 물을 부으면서 손을 씻었다.그런 다음 아까 꺼내 놓은 수건으로 손을 닦고 부싯돌을 이용해 휏불용 막대기에 불을 붙였다.

"흐아..힘들어.."

원래라면 이런 번거로운 일을 안하고 ''라이트'' 마법으로 환하게 할 수 있을텐데...
이제와서 생각하니 마법은 참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불이 붙자 난 휏불을 유적 안에 있는 고리에 꽂아두고선 수건이라던가 다 쓴 재료들을 다시 아공간 주머니에 넣고 휏불을 손에 들었다.

"음...여기에도 없으면 어떻하지..?"

난 걱정이 들어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유적 안은 전쟁의 흔적이 다수 보이며 바닥에는 백골화 된 시체들과 녹슬고 부러진 무구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으으...설마 언데드는 없겠지..?"

"아니, 이런 곳일수록 더 많이 있을걸?"

"으아아아~!싫어~!그런 말 하니까 왠지 나올 것 같잖아!"

"옛날에도 말한거 같지만 넌 드래곤이면서 겁은 엄청 많다?"

으음...반박할 수 가 없다..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어딘가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

"뭐야, 왜?"

"아니...뭔가 있달까...?"

"뭔 소릴 하는거야?"

"잠깐만..."

헬리가 무슨 소리냐고 하는 순간 희미하게나마 발소리가 들렸다.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면서 소리도 더욱 명확해졌다.

"이 발소리는....맨발?"

그렇다.내가 들은 발소리는 맨발로 유적을 걸어오는 소리였다.

"....이...."

점점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그것?이 내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고기이...먹을거어...."

난 침을 삼키며 헬리에게 말을 걸었다.

"..헬리, 저 소리 들었어?"

"아아...하는 소리로 봐선 ''구울''같은데..?"

"화, 확실히 좀비라면 저런 소리로 내진 않겠지?"

"그렇지, 걔넨 머리가 썩어서 ''으그아아아''소리밖에 안 내니까"

그렇게 우리가 다가오는 것의 정체로 뭔지를 의논하던 중, 그 다가오는 것의 오는 속도가 바뀌었다.마치 보물을 찾은 모험가처럼, 적을 도륙하려는 찬탈자처럼, 먹이를 발견한 맹수처럼 우리가 있는 쪽으로 달 려 오는 것 같았다.

"야, 어떻할거야?곧장 우리쪽으로 달려올텐데"

"어....음...일단 밖으로 나가 있자.어두운 곳보다 밝은 곳이 대면하기 편하니까"

일단 우린 유적 밖으로 다시 나온 다음, 난 휏불을 왼손으로 들고 오른손으로 검집에서 헬리를 뽑았다.아마도 기름대신 비계를 써서 그런지 고기 냄새에 이끌린 듯 하다.

"이걸 끄면 해결 될 것 같지만..혹시 모르니까 안끄는게 나으려나..?"

나는 작은 희망을 안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 몬스터가 아니길 바랬다.

"으가아아아!!고오기이이~!!"

괴성을 지르며 나온 것은 곧 바로 내게 달려와 휏불에 묶어두고 꿰매놓은 비계를 순식간에 뜯어갔다.

"에엑~?!"

방금 괴성을 지르며 뛰쳐나온 것은 몬스터 라기엔 너무나 아름다웠다.관리가 잘 안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금발이었으며, 눈동자는 마치 금을 녹여 세공한 것처럼 반짝였다.얼굴은 예뻐 보이지만 오랫동안 못 씻었는지 꾀나 더러워져 있었다.입고 있는 옷은 여기저기 바래져 있었으며 오히려 찢어지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였다.

"으그우으으~!"

그녀는 타다 남은 비계를 뜯어 먹고 있었다.그러나 금발에 금안이면 골드 드래곤이 아닌가..!

"에?설마...로드의 조카?!"

"어?!너, 우리 이모 알아??"

그 말을 들은 들은 그녀는 집에 돌아온 주인을 반기는 강아지처럼 밝은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어...응, 일단?"

"우와하아아~다행이다아~!여기서 해매다가 죽는 줄 알았어~!으아아앙!"

그녀는 내품에 안기며 울음을 터트렸다.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이런 생각이 들자 내 손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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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23 16:06 | 조회 : 854 목록
작가의 말
키마이라 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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