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 심해의 여제 렌트리우 (2)

"후에에..."

"후후훗..어떠냐, 놀랐느냐~?"

"놀라기야 했지만, 정말로 전 에이션트 블루드래곤이신 고룡 렌트리우님이 맞으신가요?"

"그렇다!이몸이 바로 그 렌트리우님이시다!!우하하하~!!!"

"우으...인사드리겠습니다.이번에 성룡이 된 릴리아나라고 합니다.방금전의 무례함은 정말 죄송하.."

"아니, 괜찮다.나는 그렇게 고지식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만족하고 있으니까..누히힛.."

렌트리우님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양손을 쥐었다피었다를 반복했다.

"그..그치만 인사를 드리러 온 입장인데.."

"됐다, 됐다.그런 딱딱한 인사나 들으려고 여태까지 산것도 아니니까...뭣하면..츄룹, 누후후....몸으로 때울테냐?"

나는 양손으로 내가슴을 가리며 외쳤다.

"안됩니다!!"

"체엣, 재미없어~"

렌트리우님은 양볼을 부풀리면서 팔짱을 꼈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엄청 귀엽게 보일것이다.그러나 나는 이미 한번(?) 당했기에 귀여워 보이는 것보다는 다른 의미의 기운이 느껴졌다.렌트리우님의 외모를 표현하자면 바다물결과 같은 단발의 푸른 머릿결, 사파이어처럼 빛나는 푸른 눈동자, 작고 귀여운 코, 엣되 보이지만 장난꾸러기같은 미소를 띠고 있는 입술, 나보다 반도 안되는 키, 그런 외모로만 보면 9살, 10살처럼 보였다.

"귀여운 척 하셔도 소용 없어요."

"쳇! 다른 녀석들한텐 잘 통했는데, 뭐 장난은 이쯤에서 하고 목적지는 아마 파렐왕국이겠지?"

"아, 네.파렐왕국 근처에 계신 고룡을 뵙는것이 마지막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으겍, 역시나 그녀석이 마지막이구만..."

"잘 아시는 사이신가요?"

"뭐, 아는 사이라면 그것도 맏지만, 우리의 경우엔 지독한 악연이라서 말이야."

"악연..."

"응.그것도 엄청 지독한 악연"

"성격이 서로 안 맞으셨나요?"

"음~아니, 그녀석 다른 녀석들한테도 평판도 좋고 다른 종족들한테도 협조적인데..뭐 일단 좋은 녀석이긴 해.근데..."

"웅?"

"그...생각하는게 조금 별나달까...하여튼 이건 내가 말로 설명해줘도 잘 이해가 안 갈거야.그냥 만나보면 '아...이래서 그랬구나'하고 느끼게 될거야."

"우으...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되려 겁나네요.."

"자, 얘기는 이쯤에서 끝네고...뭔가 선물을 줘야 하는데...뭐 갖고 싶은거 있어?"

"갖고 싶은건 그다지 없습니다.그저 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인데요."

"헤에...너도 꽤나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구나?너보다 먼저 왔다간 녀석들은 대부분 뭔가를 가지고 싶냐고 물어보면 바로바로 대답하던데"

"아, 혹시 저보다 먼저 다녀간 드래곤들중에 에이미아라는 블랙드래곤이 있었나요?"

"흐음?아니, 내 기억상엔 아직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구나.아는 사이더냐?"

"네...소중한 친구예요."

"흐음~?꽤나 좋은 미소지 아니한가, 그 아이를 정말로 소중히 여기고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아, 헤헤....네.정말 좋아해요."

"이것도 인연, 아니 드래곤인데 인연이라고 하는 것도 우습구나..저기 너만 괜찮다면 나한테 너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느냐?"

"에?저야 괜찮지만 저는 그렇게 오래 여행하지 않았는데요?"

"후훗, 괜찮다.이것도 하나의 여흥, 내가 듣고 싶은것이니 말해보거라.."

그렇게 해서 난 렌트리우님께 여태까지의 여행과 여행도중에 만난 사람들과 여행도중에 먹었던 요리들, 재밌게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 전부 이야기했다.

"호호오~그런 책도 있다는 것이냐?그럼 지금 가지고 있느냐?"

"네, 아공간 주머니에 있으니까 꺼내드릴게요."

난 아공간 주머니를 열어 렌트리우님이 흥미를 보인 책을 꺼내드렸다.책의 제목은 '바다 생물 요리법' 이란 책이다.이 책은 묘인족의 전설적인 요리사 '블라임' 이 평생을 걸어 바다에 사는 모든 생물들을 요리하기 위해 썼던 레시피 책이었다.레시피의 내용은 매우 어렵고 조잡하지만, 바다에 사는 모든 생물들의 요리법이 적혀있어 해파리부터 심해어류의 요리까지 아주 꼼꼼하게 적혀있었다.난 이미 이 책을 5번이나 읽었고 요리법도 전부 외웠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감회가 새로웠다.

"아, 여기요."

"오호...이거구나, 참으로 좋은 책이지 아니한가"

"전 이미 다 외웠으니까 그건 렌트리우님께 선물로 드릴게요."

"정말이냐??나중에 돌려달라하기 없기다??"

"네, 그럼요."

"우헤헤.."

렌트리우님은 책을 받으시곤 어린아이가 선물받은 것처럼 기뻐하셨다.

"아차차, 이게 아닌데...이봐, 그...릴리아나?"

"네?왜 그러세요?"

"그...뭐냐..원래 선물은 내가 줘야되는데 반대로 받아버렸구나..이거 참, 연장자로서 못 할 짓을 했다."

"아, 아니에요.제가 드리고 싶어서 드린걸요."

"내가 괜찮지 아니하단 말이다!그대는 뭔가 가지고 싶은게 없단 말인가??"

"음....그럼 이렇게 하는게 어떻까요?"

"움~?"

...그 시각 에이미온은...

"안됀다!!"

"어째서 입니까?!"

"너는 기사이기 이전에 내 딸이란 말이다!!그런 너를 아무것도 모르는 저 사내와 단둘이 보낼수는 없다!!"

"저도 이제 한사람의 성인, 제가 믿는 길을 걷고 싶습니다!"

"네가 믿는다는 것이 저 사내를 따라가는 것이더냐!!"

"네!제가 정했으니까요!!"

어떤 아버지든 이런말을 들어버리면 큰 충격을 받아 뒷목을 잡고 쓰러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그러나 그의 이름은 '하르워스 델 메이워드' , 메이워드 가문의 기둥이자 17대 가주였다.그는 언제나 전투나 전쟁때에 앞장서서 적들을 베어 넘기며 아군들과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는 역할을 해왔으며, 시민들부터 시작해서 모든 병사들, 귀족들, 왕족들에게까지 큰 신뢰를 받고 있었으며, 가족들에게 자상한 가장으로 항상 모든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그러나 그도 한사람의 아버지, 딸에게는 너무나 약했다.언제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딸이, 얼마 전까지 '아빠, 아빠' 하며 안겨오던 딸이, 어렸을 때 어른이 되면 아빠같은 사람에게 시집가겠다던 딸이, 그런 딸이 지금 처음보는 사내를 따라가 자신의 곁을 떠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어느 아버지가 이말을 듣고 충격을 받지 않겠는가

"네...네이놈!!대체 어떤 거짓말로 내딸을 속인것이냐!!"

하르워스 장군은 에이미온을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노려보며 자신의 대검을 들어 에이미온에게 겨눴다.

"...딱히 거짓말을 한건 없어..그 여자가 멋대로.."

"닥쳐라!!!"

하르워스 장군은 에이미온의 목소리조차 듣기 싫었는지 대검을 높이 들어올려 벨려고 했다.그러나 앞을 막아선 것은 자신의 사랑스런 딸, 네리스였다.

"비켜라, 네리스!저놈은 베어야만 할 적이다!!"

"안됩니다!그는 그저 사람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계속 혼자서 찾으라고 해라!어째서 네가 돕는 것이냐!!"

"그..그거야..."

네리스는 말을 하다 말고 얼굴이 붉어졌다.

'이 사람한테 첫눈에 반했다고는 말 못해..!'

"무엇이냐!!"

"우...으..그건.."

네리스는 아버지의 물음에 순간 당황했다.자신은 그런 모습이 보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겠지만, 곁에서 자세히 보면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본 에이미온은 입을 열었다.

"..내가 부탁했어."

"에?!"

"역시나 네놈 때문이구나!!!!"

하르워스 장군의 눈에서 불꽃이 일렁이는 것 같이 보였다.그러나 그걸 무시하고 에이미온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내가 이 여자한테 길을 물었어.그래서 이 여자가 날 도와주겠다고 했어.그게 다야."

"...이말이 전부 사실이냐...네리스..?"

네리스는 에이미온의 멍한 얼굴을 '내가 해결할 수 있는데 왜 도와주는거야!바보, 바보!!' 란 느낌으로 노려보고는 대답했다.

"...네.."

"..흠..."

하르워스 장군은 네리스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에이미온을 노려봤다.역시나 들어올 때와 같은 멍한 얼굴이었다.그러나 사내치곤 너무 잘생겼었다.혹시나 자신의 딸이 이런 곱상한 놈의 얼굴과 말에 속아 넘어간 것은 아닌지 아직도 의심하고 있던 중이다.그러나 그때, 에이미온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네리스에게 있어 매우 충격적이었다.

"..내가 찾고있는 사람은 내....약혼녀야."

"..읍풉~!!!"

에이미온의 말에 네리스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마시던 홍차를 뿜어버렸다.그리고 그게 전부 하르워스 장군의 얼굴에 묻었다.

"에..에?"

"...아...내가 처음에 말을 안 했나..?"

'말을 하긴 커녕, 귀띔도 안해줬잖아!!'

네리스는 마음속으로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쳤다.

"흐..흐음, 뭐 그런 이유이니까 제 그리폰으로 대려가겠습니다."

".....좋다.단, 2일이다.그 이상은 안돼."

"예?2일이라뇨, 그런 짧은 기간동안 사람을 어떻게 찾습니까??"

"나는 그랬다.네가 아직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네 엄마는 반대파에게 납치됬었다.그리고 난 단 2일만에 네 엄마를 찾아서 구해냈다.그렇다면 내딸인 너도 2일 안에 찾을 수 있겠지."

"그런 억지가.."

"..좋아..2일동안 잘 부탁해.."

"에..으...알겠습니다.2일동안 수색을 하다 못 찾게 되면 돌아오겠습니다."

네리스는 지금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좀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이 남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가르쳐줄 기회조차 없고, 아버지는 너무 억압적이시고....그렇기에 네리스는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그럼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수색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도록 해라."

그렇게 네리스는 아버지에게 인사를 한 후 에이미온을 손님방으로 안내했다.

"오늘은 여기서 지내세요."

"...괜찮은 거야?"

에이미온의 물음에 네리스는 금방이라도 울컥해서 눈물을 흘리며 울뻔했다.그러나 네리스는 입을 다문 상태로 열심히 참고 있었다.

"괘...괜찮아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로 눈가에 눈물이 맺힌 눈의 네리스를 에이미온이 바라봤을 때, 에이미온은 네리스가 정말로 귀여워 보였다.

"...."

"..에?"

네리스는 놀람과 동시에 뒤로 물러 났다.그 이유는 에이미온이 네리스의 눈물을 닦아줬기 때문이다.

"...아, 미안...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어."

"아, 아니요.고맙습니다..."

너무나도 서먹했다.네리스는 다짐을 하고 입을 열었다.

"저...그 약혼녀이신 분은 어떻게 되신 건가요?"

"...나도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대려간 것 같아."

"그럼 설마..납치?!"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아..하지만 끌려간 흔적이나 그런건 전혀 없었으니까..마치.."

"마치?"

"...마치 누군가 알던 사람이 데려간 것 같달까..."

...그 시각 리아와 렌트리우는....

"정말로 그거면 되는 것이냐??뭔가 물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없느냐??"

"네, 딱히 뭔가를 절실하게 원했던 것은....아직은 없지만, 그래도 그거면 충분할 것 같아요."

"흐음~너도 꽤나 특이한 성격을 가졌구나.뭐..좋아, 그렇다면 그걸로 정하는 것으로 결정~!근데..앞으로 어쩔 것이냐??"

"음...아무래도 여길 더 둘러보고 싶어서요.사람이나 다른 종족들도 적어 보이고..그리고 왠지 재밌어 보이기도 하니까요."

"호오~그렇다면 이몸이 같이 동행 해주마~!!"

"에엑?!?!렌트리우님께서요?!"

"그렇다!뭐냐?내가 같이 있으면 불만이냐??"

"아, 아니요.그런건 아니지만, 렌트리우님은 아직 유희중이신게 아니신가요??"

"뭐, 이런 것도 유희중의 하나일 뿐, 그렇게 딱딱하게 생각할 것 없다.어차피 여긴 밀로우 해안에 있는 섬들중 작은 무인도이니라."

"하지만.."

"어허, 설마 길을 잃어버릴 것 같다는 것이냐?이 몸이??"

"그, 그건 아니지만..."

"설마 내가 자신의 영역안에 있는 섬의 지리 하나 모를 것 같으냐?걱정말고 이 몸에게 맡기거라."

"우으...그치만.."

"이 몸은 이 밀로우 해안 전체를 다스리는 렌트리우님이시란 말이다.그런 이 몸이 고작 이런 무인도 따위에서 길을 잃을 것 같으냐~??"

"아,아니요..."

"그렇다면 잔말말고 내가 안내하는 데로 따라오너라!"

"후에에..."

정말...길 안 잃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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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13 22:01 | 조회 : 1,034 목록
작가의 말
키마이라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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