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얼마나 흘렀더라.. 처음 시작할 때 분명히 노을이 보이기 시작한 때였는데 벌써 해가 중천이었다. 몸은 아직도 흔들거리고 있었고, 더 이상 내 몸에는 아무런 힘도 없었다.

젠장, 일주일 정도를 예약하길래 쉬엄쉬엄 할 수 있을 줄 알았던게 잘못이었다.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최소한 어느종족의 수인인지 미리 알아나볼걸. 너무 후회된다.

"읏..!"

저 미친놈이 또 내걸 쥐어든다. 반사적으로 든 고개로 아래를 내려다보니 질펀하게 싸놓은 정액으로 흥건한 배와 그 아래로 흘러내려간 정액이 보였다.

"아, 이젠, 그, 읏..!"

말을 채 하기도 전에 강하게 치고 올라온다. 녀석은 어제부터 내 안쪽에 가장 민감한 부분만을 쳐올렸다. 전류라도 흐르는 것 처럼 강한 자극이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다 쉬어버린 신음소리만이 쳐올리는 소리와 뒤엉켜 방을 잔뜩 매우고 있을 뿐이었다.

젠장, 망할! 또 갈 것 같았다.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눈이 점점 풀리는게 느껴졌다. 침대보를 휘어잡았던 손에 힘이 빠져버렸고, 이젠 바르작거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그의 움직임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흐려져가는 시선을 가리고 있는 내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그의 얼굴이 보였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검은 머리카락 밑에서 양쪽으로 쫙 찢어진 눈매가 가장먼저 눈에 들어왔다. 노란 바탕에 위아래로 길게 선이 그어져있는 검은 눈동자. 그는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은 시선으로 내 몸을 쭈욱 훑어보다가 절정에 다다르지 가는 눈매를 휘게 만들었고, 그게 그 날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입안으로 들어온 무언가가 목구멍을 타고 흘러들어가는 느낌에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나를 안았던 손님인 그였다.

"... 일어났군."

처음들어보는 그의 목소리였다. 낮게 깔린 목소리는 기절하기 전 뜨거웠던 방안을 얼어붙게 만들 것 만 같았다. 그는 나를 힐끝 내려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서는 담배를 피웠다. 개인적으로는 담배냄새를 싫어하지만 손님이 피우겠다는데 뭐 어쩌랴. 나는 침대옆에 놓여있는 작은 다과들을 집어 입안에 넣었다. 그러고보니 날이 어둡다. 벌써 밤이 된건가. 오도독 거리는 소리가 방안에 울리자 살짝 민망한 기분이 들어 반 정도만 먹고 더이상 먹지 않았다.

내가 먹지 않았다는걸 알아차린 것인지 그가 날 돌아보며 물었다.

"다 먹은건가?"

나는 소리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러자 그가 피우고있던 담배를 창가에 지져서 끄고는 다시 다가왔다. 딱딱한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뒤로 넘어갔고 그는 나를 올라탔다. 아무것도 걸쳐지지 않았던 몸 곳곳에 그가 흔적을 만들기 시작했다.

"앗..!"

갑자기 그가 유두를 깨무는 탓에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몸이 바르르 떨리자 그가 비읏듯 물었다.

"벌써 달아오른건가?"

"그, 그건.."

"또 하다가 기절하면 곤란하지."

이번에는 목덜미를 콱 깨물고는 잘근잘근 씹어댔다. 그러면서 손을 내려 내 것을 잡아 느릿하게 움직였다. 몸을 배배 꼬며 그의 어깨를 잡고 밀어내려하자 그가 내 두 손을 잡아 머리우ㅏ로 올리면서 말했다.

"난 아직 한번밖에 안갔다고."

머리가 새하얗게 식었다. 어느 종족인가 했더니 뱀이었다.

"배, 뱀..."

"응? 아, 종족을 말 안했던가?"

"왜, 뱀이 저같은 토끼를..."

"재밌잖아."

목덜미를 깨물던 그가 내 눈에 살며시 입을 맞추며 말했다.

"조루인 녀석이랑 하면 어떤느낌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씩 웃는 그의 모습에 그냥 망했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같이 일하던 토끼녀석도 거의 일주일동안 뱀한테 시달려서 후에 엄청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났다. 그게 내 미래가 될 지 어떻게 알았겠어!

"으... 흐응..."

근처를 뱅뱅 돌면서 문질거리던 그가 슬며시 흘러나오는 내 콧소리에 곧장 안으로 집어넣었다.

"아흑!"

한번에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 그의 것은 잠시도 봐주지 않겠다는 듯이 빠르게 내 몸을 들락거렸다. 그가 움직일 때 마다 스치는 덕에 몇 번 쳐올리지도 않았는데 금방 절정에 가버렸다.

"아흐흐..."

몸이 풀어졌다. 쾌감의 여운이 짙게 남아 다리가 움찔거렸다. 그는 그런 나를 잠시 내려보고는 안에 들어있던 그의 것을 빼내었다.

"재밌기는 한데 너무 혼자서만 가버리니까 별로네."

침대 옆 서랍장을 열어 뒤적거리던 그는 면봉을 꺼내들더니 입맛을 다시며 내 것을 잡아들었다. 처음에는 뭘 하는건가 라는 생각에 의아했다.

"아악-! 아, 아파요!"

"시끄러워. 왠만하면 봐주는데, 몇번 하지도 않았는데 바로 가버리고 기절하면 이쪽도 기분이 별로라고."

짜증난다는 듯한 그의 목소리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겁에 잔뜩 질린 채 부들부들 떨면서 그를 바라보고 있자 그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나를 엎드리게 만들었다. 상체는 아래로 눕힌 채 엉덩이만 들고는 그대로 쑤셔넣었다.

"힉..! 아, 아읏.."

계속 느끼는 점이 문질거려서 몸이 달아올랐다. 그가 내 양팔을 등 뒤로 올려 잡아 당기자 커다란게 안으로 깊숙히 들어왔다.

"흐아아"

눈물이 줄줄 흘렀다. 닫히지 않는 입에서는 침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더럽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머릿속을 번쩍이게 하는 이 쾌락에 내 안에있는 것을 전부 내보내고 싶었다. 잔뜩 달아있는 몸에 그가 입을 슬쩍슬쩍 맞추었다.

"앗, 흐으으.."

온몸이 늘어졌다. 앞으로 쓰러지고 싶은데 뒤에서 팔을 잡고 있는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앗, 아흥, 흑, 아아아아-"

드디어 내보낸걸까. 움찔거리는 몸에 더 이상 다리가 힘을 쓰지 못하고 양옆으로 벌려지면서 하체가 아래로 쓰러졌다. 조금 우스운 꼴이 되었지만 정말 몸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그가 잡고있던 손을 놔주고는 엎어져있는 나를 돌려 눕혔다.

"이게 드라이오르가즘이지? 말만 들었지 실제로 보는건 처음이네."

흥미롭다는 듯 그가 잔뜩 발기해있는 내 것을 툭툭 건드렸다.

"어..?"

뭐야, 뭐야, 뭐야. 무서웠다. 겁먹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내 허리를 한번 쓰다듬더니 요도안으로 넣었던 면봉을 천천히 빼냈다.

"아.. 아파아..."

그리고는 면봉을 아무데나 던져버렸다. 늘어져있는 다리를 세워 어깨에 걸치고는 그대로 안으로 박아넣었다.

"아아악-!"

엄청난 쾌감이 머리를 강타했다. 이제까지 느꼈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겅렬한 쾌감에 내 안에있던 모든 것들을 다 쏟아부었다. 쉴 새 없이 경련하는 내 몸을 보고 그가 웃으며 말했다.

"벌써 간건가? 역시 조루네."

"아, 아니.... 아, 자, 잠깐..!"

방금 갔는데! 그는 내 사정을 봐주지 않고 인정사정없이 거칠겍 쳐올렸다. 양 다리는 그의 어깨에 걸쳐져 있었고, 어느샌가 내 양팔도 그가 잡아놓고 있었다.

"아.. 시, 싫어... 흑, 흐응.."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아니, 녹아내릴 것 같았다. 머리뿐만 아니라 온몸이 녹아 흘러내릴 것 같았다. 또 다시 절정의 순간이 다가왔다. 힘없이 그의 어깨에서 흔들리는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하으으... 아아.."

또다시 절정에 다달았다. 하지만 그는 지친 기색은 커녕 이제서야 막 흥분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루가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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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11 16:05 | 조회 : 5,993 목록
작가의 말
류화령

시오후키도 쓰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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