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

작은 아이가 울고 있다.


그에게 다가온 이, 아이가 사랑한 이는 점점 멀어져간다.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이가 떨어트린 눈물이 점점 검은 공간을 채운다.


질식해 죽을 것 같아 발버둥을 치려해도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물에 잠겨 정신을 놓으려는 아이를 누군가가 부른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라고 이 ㄱㅅㄲ야!”



배를 짓누르는 통증에 예성의 눈이 서서히 떠진다. 예성의 두 눈에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도연과 재민의 무리들이 비친다. 예성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매트위에 눕혀 있었다.



“얘 눈 떴어.”



현성이 지난번과 같은 뜀틀에 앉아있던 재민에게 말했다



‘또 체육관 창고…..’



그렇다. 또 이 지저분한 창고 안이다. 지난번 재민에게 당했던 일들이 떠오르자 소름이 돋았다.



‘그런 일이 있은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더라.…..’



인간의 뇌는 아픔에 너무나도 민감하다. 그런 일을 당한다음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준 것은 생각이 났는데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의 기억만 그런 것이 아니라 1학년 때 기억이 전반적으로 다 그랬다. 뭔가 어색할 정도로 자신의 옆에 있던 인물이 기억나지 않았다.



‘뭐…. 기억나지 않는걸 보면 딱히 중요한 사람은 아니겠지…..’



다시 생각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도연과 눈이 마주치자 도연이 혐오스럽게 쳐다보았다. 마치 벌레라도 쳐다보듯. 예성은 눈길을 자신의 주변으로 돌렸다.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이들 중 재민이 약물이 든 주사기를 들고 서있었다. 재민을 보자 예성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예성에게 재민이라는 존재는 두려움, 그 자체인 듯 하다.



“야, 지난번에 한시준한테 쳐 맞았던 놈들 나와.”



두 명의 남자들이 재민 앞에 다가와 섰다. 재민이 그 둘과 예성을 번갈아가며 쳐다보더니 섬뜩하게 웃었다.



“너희 그때 뭐했기에 그 ㅅㄲ한테 죽도록 쳐 맞았냐?”



“ㅈ, 저…… 저 ㅅㄲ 따먹으려고….. 했었습니다.”



두 명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재민이 폭소를 터뜨린다.



“너네들이 먼저 따먹으려고 하면 어떡해. 뭐든지 해도 내가 먼저인거 몰라?”



“죄송합니다.……”



“됐고, 너네 2빠다. 내가 먼저야.”



“네?”



“오늘 저ㅅㄲ 다 같이 따먹자고.”



재민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자 예성이 몸부림을 치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저번과 같은 약인가…. 왜……. 도대체 왜…….’



이내 눈물을 흘리는 예성을 보고 도연이 다가왔다.



“뭘 울어. 원래 이런 일 했었잖아. 죽기 싫으면 잘 물고 빨아.”



예성이 눈물을 흘리며 바들바들 몸을 떨자 재민이 다가오더니 들고 있던 주사를 팔뚝에 박아 넣는다. 주삿바늘이 피부에 박히고 약물이 몸 안으로 들어오자 예성의 몸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에 경련한다.



“흐끕, 끄으윽….”



예성의 몸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반응하기 시작한다. 눈이 풀리고 피부가 익은 과일처럼 발갛게 상기된다. 입에서는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가 섞여서 나오고 미처 삼키지 못한 타액이 매트를 적신다.



예성의 달아오른 몸에 검은 손들이 뻗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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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31 19:28 | 조회 : 2,586 목록
작가의 말
안예성

감사합니다. 예성이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dksqkek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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