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콜록, 콜록!”

계속하여 말소리와 기침소리가 들린다.

“나이츠 주제에 왜 개기고 지랄이야!”

기숙사 2층을 둘러보고 있던 시준은 도연의 목소리를 듣고 서둘러 소리의 근원지로 향했다. 220호. 다른 학생들은 밖에서 웅성대고 있고 심지어 몇몇은 자신들의 핸드폰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다. 들어갔더니 역시나 도연이 예성의 목을 조르고 있다.

“뭐 하는 짓이야!”

시준이 말리면서 손을 떼어 놓으려고 하지만 도연은 이를 무시하고 예성의 목에 더욱 힘을 가해 조른다. 고통스러워 보이는 예성의 눈에는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다.

“그 손 놔! 너 그러다가 담당교사가 오면”, “상관없어.”

도연이 말을 끊어버린다.

“하아....”

시준은 깊은 한숨을 내쉰다.

“뭐가 상관이 없다는 거야? 너 지금 정도가 심하잖아.”

시준은 가까스로 도연의 손을 예성의 목에서 떼어내는데 성공한다.

“넌 또 왜 쓸데없이 참견인데...”

도연이 시준의 손을 뿌리친 뒤 방에서 나가면서 중얼거린다. 시준은 예성을 쳐다봤다. 두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른다. 시준은 예성을 방에 내버려둔 채로 뛰쳐나와 도연을 쫓았다.

북반구의 대륙, 디스크림에 있는 범수고등학교는 사람들이 손에 꼽는 명문사립고다. 학년 당 6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으며 그중 상위 50명은 선택하여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 범수고의 기숙사는 시설이 매우 잘 되어있고 들어가면 학교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집이 매우 잘 사는 몇몇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들어갈 수 있으면 대부분 기숙사에 들어간다. 들어간 아이들은 자신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공부에만 전념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벽 4시 이전에 불이 꺼지는 방은 거의 없다.

시준이 보기에 이 기숙사의 유일한 단점은 복도에 cctv가 설치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기숙사에서는 하루에 적어도 1번, 싸움이 벌어지는데 싸움 중 십중팔구는 도연과 예성이 일으킨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도연이 일으킨다. 또한 3학년인 학생회장은 거의 나서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회장인 시준은 기숙사 2층으로 소환(?)되어 하루도 바쁘지 않은 날이 없다.

예성은 범수고등학교의 유일한 나이츠이다. 예성의 부모는 예성이 태어나자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클 것을 직감하고 예성이 4살 때 고향인 ‘바람 골’에 예성을 혼자 남겨두고 NR에 입국하여 NR의 시민이 되었다. 그로 인해 예성은 어렸을 때부터 여러 사회복지기관을 떠돌다가 디스크림이라는 대륙에 도착했고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범수고에 입학하게 되었다.

맨 처음에는 아무도 예성이 나이츠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들키면 차별과 학교폭력으로 이어질게 뻔했기 때문에 몇몇 선생님들만 알고 있을 뿐, 예성의 담임조차 예성이 나이츠라는 사실을 전해 듣지 못했다. 예성도 자신이 나이츠라는 사실이 학교에 퍼지면 학교생활을 원만하게 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입을 닫고 말하지 않았다. 1학년 1학기 초반의 예성은 상위권의 성적과 타고난 운동신경, 준수한 외모까지 누구에게나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남학생이었다.

하지만 2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9월, 예성은 기숙사의 룸메이트였던 시준에게 자신이 나이츠라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시준은 범수고의 부회장으로 최상위층에 속하는 귀족이다. 예성이 나이츠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도 나이츠 차별에 반대하는 시준이기 때문에 조용하게 넘어갔고 예성과 시준은 이를 계기로 친구(?)라는 관계를 형성했다.

예성이 나이츠인 것을 전교생이 알게 된 것은 2학년 1학기 초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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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16 11:53 | 조회 : 2,827 목록
작가의 말
안예성

잘 부탁드립니다. 블로그에서도 같이 연재하고 있어요 http://blog.naver.com/dksqkek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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