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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는 엑스트라들의 화※
앞으로 나올 일도 없는 X트라들이니까 맨 밑의 한 단락만 보셔도 무관합니다.
(떡밥은 넣었지만 우리 코난님들은 안읽어도 이해할꺼야.)





“아아- 죽어버렸나? 개미도 아니고, 이 정도에 죽으면 너무 약한 거 아냐?”



극도의 공포심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린 히나타를 발로 차면서 건드린다.
자기 딴에는 살짝 건드린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히나타는 골목 한쪽 벽까지 날아가 퍼억-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그 탓에 골목 벽은 여전히 넘쳐흐르는 히나타의 피를 재료로 하여 한 폭의 붉은 그림이 그려졌다.

벽에 부딪힌 충격으로 히나타의 몸은 조금 움찔거렸다. 의식은 없지만 아직 심장이 뛴다는 증거로 충분하지 않은가. 움찔거림은 아주 조금이었지만 남자는 용케 그것을 알아채고 안심했다.



“그렇지. 어떻게 인간이 이렇게 쉽게 죽어버리겠어? 우리가 숨어 지내는 이유가 없잖아.”



다 죽였겠지.

그렇게 생각한 남자는 시체같이 엎드려있는 히나타를 들고 어깨에 얹었다. 남자치고 꽤나 가벼운 무게에 살짝 놀랐지만 개의치 않았다. 아니, 굳이 말하자면 오히려 이런 체형이 더 그의 취향이었다. 적당히 붙은 마른 근육은 질기면서도 씹는 맛이 좋았고, 군데 군데에 조금씩 붙어있는 지방도 부드럽고 달콤하기 때문이다. 먹을 건 별로 없겠지만 그걸 보완할 만큼 꽤나 상등품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운수가 끝내 주는걸.. 하루에 괜찮은 인간 두 마리라니. …그렇다고 너 줄건 없다, 토리아.”

“너무합니다, 세일 형님.. 두 마리나 잡으셨다는데, 팔 하나 정도는 주실 수 없는 겁니까..?”



골목길 사이에서 토리아라고 불린 또 다른 남자가 걸어 나왔다. 배를 살짝 움켜쥐고 있는 토리아 역시 세일과 같은 붉은 눈동자를 밝히고 있었다. 히나타를 울러 맨 세일보다 덩치가 작고 왜소해 보이는 그는 다소 공복감이 있는 듯 몸을 웅크리고 배를 움켜잡으며 조금씩 비틀거리고 있었다. 세일은 귀찮은 듯이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토리아에게 말했다.



“이제 스스로 사냥을 하란 말이다. 내가 어미 새도 아니고, 가져다가 받쳐야 해?”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명은 됐어. 아직도 그렇게 목이 마르지 않는가 보지? 살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한다던 녀석은 어디간 거지?”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 녀석들’이…”

“’그 녀석’…?”

“네.. 요즘 이 일대에서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세일의 안색을 살피듯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낸 토리아. 그러나 눈길은 여전히 축 늘어진 히나타를 향해 있다. 토리아의 얘기를 듣고 잠시 침묵에 빠진 세일은 고개를 떨구고 숨을 몰아 쉬었다.
누르고 삭힌 분노를 감추듯, 아주 천천히 숨을 내뱉었다.



“후우…….. 그렇단 말이지..”

“…네.”

“….알았다. 정보는 고맙게 받지. 하지만 이건 양보할 수 없어. 꽤나 오랜만에 얻은 상등품이라서 말이야.”

“….”



세일은 토리아를 지나쳐 골목길을 계속 걸어갔다. 꼬르륵, 꼬륵. 쉴새 없이 울어대는 배를 감싼 토리아는 세일의 어깨에 들려 흔들거리는 히나타에게 눈길을 줬다. 어째서인지 시야가 점점 흐릿해지는 듯 하다. 검은 골목길 안에서 세일이 두 명으로 늘어난 것 같다. 누가 보면 술이 거하게 취했나, 라고 말할 법한 느낌을 풍기며 비틀거렸다. 토리아는 점점 멀어져 가는 세일을 쳐다보다 히나타가 흘린 혈흔을 발견했다.
깊게 숨을 들이쉰 순간, 그는 세일을 향해 도약했다.



“으으… 으아아악!!!”

“…기습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멍청이가 어디에 있냐.”



사악- 쿠당탕

가위로 천을 부드럽게 자르는 듯한 마찰음이 들렸다. 그와 동시에 균형을 잃고 쓰러져버린 토리아. 몸 전체의 힘이 쏠렸던 팔이 잘리자 힘이 갈 곳을 잃고 흩어진 탓이다.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잘린 팔을 지혈하듯 다른 한쪽 손으로 잘린 팔을 움켜쥔 토리아는 이내 카구네를 꺼냈다. 쯧-. 세일은 혀를 찼다.



“으윽… 크아악!!”

“공복으로 정신을 잃어버렸나.. 어쩔 수 없군.”



스르륵-.

세일의 팔에 카구네가 감겼다. 공복감에 정신을 잃고 히나타만 쳐다보며 공격해오는 토리아는 누가 봐도 완전히 미친 것 같았다. 방패처럼 생긴 푸른 날개 형태의 카구네를 펄럭이며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토리아를 보면서도 세일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정신이 들 때까지 기다리진 않을 거다. 팔은.. 유감이다.”



카구네를 토리아에게 겨누는 세일은 어째선지 매우 여유롭게 보였다. 퍼억- 하고 세일의 카구네가 토리아의 날개에 박혀 들었다. 카구네를 퍼덕이며 관통해버린 세일의 팔을 빼내려 했지만 어째선지 쉽게 빠지지 않았다. 순식간에 너무도 쉽게 잡혀버린 토리아는 꽤나 당황한 듯 했다.



“이러니 아직 어리다는 거다.”

“크으…”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남은 팔과 다리를 움직여 세일을 공격한다. 여유롭게 피하던 세일에게 당혹감이 스친 것은, 토리아의 주먹이 히나타를 향할 때였다.
퍼억, 히나타가 토리아의 주먹을 맞고 허공에 떠올랐다. 세일은 자신의 어깨에서 떨어져 벽에 부딪히려는 히나타를 잡으려 했지만 순순히 그렇게 두지 않는 토리아였다.



“..젠장!”

“이런, 조심하시길.”



떠오른 히나타를 잡은 이는 처음 보는 남자였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남자는 정장을 입고 얼굴에 기괴한 문양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있었다. 남자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히나타를 아주 가뿐히 받았다. 반쯤 정신을 잃은 토리아를 상대하던 세일은 금새 토리아의 뒷목을 가격함으로써 토리아를 기절시키고 새롭게 등장한 가면을 쓴 남자와 대치하며 몸을 긴장시켰다.
심상치 않은 살기가 흐른다. 자신보다 강한 자임이 틀림없다.



“…그 녀석은 내 먹이다. 돌려줘.”

“죄송합니다만.. 돌려드릴 순 없습니다.”

“무슨 개소리야! 당장 내놓지 않으면 네 놈의 목이..”



사악.

촤아악--.



“크으…. 크억…”

“!?!?? 뭐야, 토리아!”



순식간에 마주하던 남자의 신영이 사라지고, 히나타가 상처를 입었을 때와 다르게 더욱 더 끔찍하고 몸서리쳐지는 소리가 고요한 골목길에서 울려 퍼졌다. 소리가 뒤에서 들려와 빠르게 고개를 돌린 세일은 마주한 참상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세일의 시선 끝에는 목이 사라진 토리아의 몸이 있었다.



“….왜 죽인 거야.”

“그렇게도 뿌리쳤으면서, 같잖은 정이라도 있는 겁니까?”

“…시끄러워! 그냥 기절했을 뿐인 토리아를 왜 죽였냐고 묻고 있잖아!! 인간을 죽이는 것도 싫어해서 굶고만 있던 녀석을..”

“도살에 이유가 필요한 겁니까? 당신이 한 것보다는 훨씬 신사적이라 생각합니다만.”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의 남자는 가면으로 얼굴의 표정을 감추고 있었다. 세일은 그의 등 뒤에서 토리아의 피로 단장을 하고 자신을 놀리는 듯이 꿈틀거리는 ‘카구네’를 쳐다보았다. 그런 시선을 알아챘는지 가면을 쓴 이는 여전히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카구네를 이리저리 흔들며 세일에게 말을 걸었다.



“아니면 뭐,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울부짖는 모습이라도 보고 싶으셨습니까? 취향이 꽤나 매니악하시군요.”

“…시끄럽다고.. 했을 텐데…”

“당신이 제게 그런 행동을 보이는 바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었다는 거겠죠?”



장난기 어린 목소리와는 다르게 차갑고 시린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움찔한 세일이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렇게 도발한 이상, 어차피 죽을 거 발악이라도 하고 죽자. 어째선지 무의식적으로 이미 죽는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생각이었다. 가면 속에서 나오는 듯한 살기에 자기도 모르게 반응한 걸까?



“시끄러워!!! 아니꼬우면 그냥 죽이던가! 그렇게 동족의 피로 떡이 된 카구네라면, 나 하나 정도는 바로 죽일 수 있잖아? 아니면, 설마 이제 와서 동족 ㅅ…”



촤악-

말을 끝맺기도 전에 세일의 목은 분리되었다. 그의 표정은 가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평범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리의 힘이 풀릴법한 살기가 남자에게서 내뿜어져 나왔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세일의 머리를 짓누르듯이 밟았다.

파각-

이내 세일의 머리는 으깨져 버렸다. 보지 않아도 역류할 만한 장면이었지만 남자는 차가워 보이기 까지 한 붉은 눈동자로 그것을 내려다 보았다. 여전히 남자의 어깨에 매달려 있는 히나타에게까지 세일의 피가 튀었다.
남자는 으깨진 머리를 무심한 듯 쳐다보다 등을 돌려 끝이 보이지 않는 골목길 안으로 걸어갔다.


---


가로등 하나 켜지지 않았던 어두운 골목길에서의 사투는, 한 시민의 제보로 인해 온 세상에 알려져 사람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은은히 퍼지던 혈향으로 인해 이 참상을 처음 본 시민은 한동안 헛구역질을 하다 겨우겨우 경찰서에 이를 알린 것이다. 하지만 시민이 왔을 때도, 경찰이 왔을 때도, 세일과 토리아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엄청난 양으로 흩뿌려진 피만이 잔뜩 뿌려져 있을 뿐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히 어떤 정신 나간 자의 장난으로 치부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시민들과 특정 분야의 매니아들이 이 골목길을 찾으러 길을 나섰지만,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이 장소에 도착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 소수마저도 알려진 것보다 더 비참한 참상에 입을 틀어막으며 도망쳤다.



물론 이를 그저 미치광이의 장난으로 여기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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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는 엑스트라들의 화. 앞으로 나올일도 없는 찌라시들이니까 밑의 한 단락만 보셔도 무관합니다. 아 이걸 맨 위에 썼어야 하니 옮기고 올께요.

하 전편에서 댓글이 너무 많아서 내가 심쿵해서 일케일케 올리잖니. 넘나 사랑합니다 우리 댓글 작성자님들. 솔직히 조회수야 내가 노가다해서 올릴수도 있으니까 난 신경 안쓰거든 댓글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창작자들은 다 알꺼야♥♥♥

Pano님, 맞춤법파괴자님, 짱구는옷말려님, 비쿄랏님, 면면이님, Ianº님, 007빵~님, 미양옹님, evenang님 모두모두 레알 넘나 사랑합니다.
그리고 미양옹님 답변 - 네 그런편입니다. 각 캐릭터들에 대입하여 상상을 하는 편이죠. 이런 시야의 이런 풍경에 이런 느낌이다- 라는걸 상상하는 그런 느낌 아닌 느낌.

그리고 자꾸 독자님들이 히나타가 구울되냐 물으시는데,
네 맞습니다. 스포따위 전 신경쓰지 않는 쿨한 작가입니다. 구울 히나타, CCG 카게야마. 감 잡히지 않습니까?
나중에 히나타 구울씬이 나옵니다. 그때 우리 착한 독자님들을 위해 일러 올려드립니다. 그때까지 어디가기 없기!!!!

(+)evenang님 영산이 성적은 CCG를 위한 피치못한 설정입니다. IF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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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2-17 14:29 | 조회 : 2,312 목록
작가의 말
예제

히나타 구울씬은 친구가 그려준건데 카게야마도 있고 레알 존예. 내가 이 일러를 보여주기 위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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