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다그닥 다그닥
하얀 천사 문양이 그려져 있는 백마차 한대가 어울리지 않는
살풍경한 붉은 숲을 지나고 있었다. 숲 곳곳에는 형체를 알아 볼수 없는
살덩어리와 피 그리고 괴소리도 이따금씩 들려왔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백마차의 주이공은 전 장로이자 현재는 여동생을 대신해
마계를 지나가고 있는 이현이었다. 이현은 붉은 것이 몇시간째 눈에 아른거리자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몇시간째야?!언제까지 가야하는 건데!'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마왕성을 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지나야 하는 곳, 마계의 숲이자
마력덩어리가 묻힌 곳인 '쿠로베스'였다.보통 인간들의 발을 딛기만 해도 산채로 타죽을 만큼
어마어마한 마력이 있는곳이었다.
'아, 이 마력들 상당히 거슬려.젠장, 확 그냥 다시 돌아가버릴까'
"아, 저기 장로ㄴ,아니 이화 님 지금 밖에...."
"밖에 뭐?"
이현은 창문의 커튼을 걷고 밖을 내다보았다. 내다 본순간 푸르고 시릴정도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창문 앞에서 보였다.
"뭐...뭐야.."
뒤로 물러나 몸을 부여준 푸른눈은 윤이나는 검은 비늘,단번에 무엇이든 찢을 수있을것 같은
날카로운 발톱. 바로 어마어마하게 큰 드래곤이었다. 그것도 적어도 500살은 충분히 넘는
최상위 드래곤이었다. 순간 그 아름다움에 홀린 이현은 마차 문을 열고 나왔다.
"이..이화님!"
옆에 시종들이 안절부절하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현은 드래곤에게 다가갔다.
"블랙 드래곤..."
이현의 중얼거림을 들은 듯 드래곤은 이현을 빤-히 쳐다보더니 뽀뽀를 하듯
이현의 이마를 주둥이로 툭 친뒤 날아올랐다.
멍하니 드래곤을 쳐다보던 이현의 눈이 다시 빛을 찾았다.그리고 자기가 왜 여기 나와있는지 어리둥절해 하며 다시 마왕성을 향해 출발했다.

이세상의 호화로운 것들과 검은색이란 검은색들은 모조리 모아놓은 듯한 마왕성의 입구를
지나자 붉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나열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 모든 일의 장본인은
보이지 않았다.
'하, 이것 봐라?'
한쪽 눈썹이 치켜올라간 것으로 기분상태를 표현한 이현은 조소를 지었다. 그리곤 붉은
머리의 시종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다 보니 부자연스러운 점이 눈에 띄었다.
시종들과 병사들 모두 지나치게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이현은 못마땅한듯
혀를 차고 마왕의 앞으로 나아갔다. 이 성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마왕이 돋보였다. 치러치렁한 보석들 때문이 아니라 그의 외모때문이었다.짙은 밤의 색깔을 담아낸듯한 검은 머리카락,활활 타오르는 불같은 눈동자부터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런 모습이 더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현은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런 속얘기를 밖에 털어놓을 순 없으니, 이현은 역시 웃음을 지으며 마왕에게
인사를 올렸다.
"천계의 제 1공주, 이화가 인사 올립니다."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이자 치맛자락을 붙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 보였다.
이현이 이화로 분장했으니 인사를 정.중.히 드리는 것이 맞으나 실상은 천계의 전 장로였으니
지금의 이 인사는 이현에게 치욕스러운 것이었다.
'아직도 이렇게 포커페이스가 안되다니'
이현은 자신을 책망하며 고개를 들었다. 순간 마왕과 눈이 마주친 이현은 재빨리 시선을
옮겼다. 그 빨간 눈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리라. 한편 마왕은 의외의 얼굴에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생각보다 공주의 천기가 강했던 탓도 있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남성적인
느낌이 떠돌아 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흠, 분명 어디선가 봤단 말이지'
마왕 바율은 애써 딴짓하며 자신을 흘끔흘끔 보는 이화를 보며 흥미를 느꼈다.
'뭐,곧 알게 되겠지'
"저기,전 처소가 어디죠? 좀 쉬고 싶은데"
이현은 마왕의 검은 미소를 보며 흠칫 소름 끼쳤지만 애써 목소리를 다듬어 냈다.
"처소? 아, 바벨 안내해주도록'
"네, 마왕님"
바벨이라 불린자도 만만치 않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바벨은 이현을 호화롭게
꾸며진 2층 방에 데려다주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불러달라고 하면서 작은 새 한마리를
주고 갔다. 아마도 마계에서는 이 새를 통해서 전하는 것 같았다.
'쓸데 없이 비효율적이야'
궁시렁거리며 이혀능ㄴ 양옆으로 커튼이 쳐져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누가 마왕성 침대 아니랄까봐 강렬한 빨강이었다.
이현은 그 침대 위에 털썩 누웠다. 장시간 마차를 탄 탓에 몸이 금세 노곤해졌다.
이현은 '잠시만...'이라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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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01 20:59 | 조회 : 953 목록
작가의 말
가월

제가 너무 늦게 왔어요ㅠㅠ근데 저희집 컴퓨터 본체를 엄마가 들고가셔서 소설을 자주 올리리지는 못할 것같아요ㅠㅠ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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