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택배왔습니다

"흐아아암."

오늘도 지나치게 지루한 하루다.
하루 종일 눈이 오는 날엔 라면 끓여먹어야 하는데......

"님은 언제 오나이까~"

3일 전에 시킨 라면이 아직도 안오고 있다. 쌀은 라면이랑 같이 기어오는지 4일 전에 시킨게 안오고있..... 꼬르르르르르르륵

"배고파!"

배고프타고 젠장!

" 아.. 라면 기다리려고 했는데 시켜먹어야지. "

침대에 늘어져 있던 몸을 가볍게 튕기듯 일어났다.
아, 배고파.

"흐아암... 만 오천원 있네."

아침에 감은 머리를 긁적이고 핸드폰은 집었다.

"음? 문자가 왔었네?"

30분 후에 도착예정.

" 오오. 젠장, 40분 전에 왔잖아. 이것들이 장난하나."

택배가 온다는 기쁨에 만개한 꽃마냥 펴졌던 인상이 시든 단풍잎처럼 시무룩해졌다.

"아씨. 이러면 시켜먹기 애매해지잖아."

시킬까 말까 고민하던 하늘은 한숨을 쉬며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 시키면 30분 후에나 오겠지.. "

고프다 못해 쓰리기 시작한 배를 부여 잡고 현관 앞에 앉았다.

"빌어먹을. 택배기사 면상 좀 보고싶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벨이 반갑게 울렸다. 벨이 반갑게 울려서인지 하늘을 100년만에 주인 만난 개 마냥 꼬리를 흔들며 문을 벌컥 열었다.

" 우아악! 아저씨! "
배고파아아아!

상자를 받고 바로 문을 닫았다. 옷을 벗기는것 마냥 거칠게 테이프를 뜻고 상자를 열었는데 하늘의 눈에 보인건 라면이 아니었다.

"날개달린 도마뱀이다."

하늘의 머리에서 번개가 내리쳤다.
택배가 바뀌었구나!!

"으악 아저씨!"

하늘은 아직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을 아저씨를 쫓아가기 위해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다섯 걸음 정도 뛰었을까? 나간지 2초쯤 지나서 갑자기 멈췄다.

"아, 집가고 싶다."

발걸음을 돌려 빠르게 뛰어 집나간 라면을 쫒는 사람처럼 다급하게 비번을 누르고 들어갔다.

"와. 집이다."

오랜만에 들어온 집을 만끽하기 위해 눈을 감은 하늘은 갑자기 인상을 퍼석 구겼다. 그리고 문을 열어 옆을 보니 진짜 라면 택배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이런 x발 택배새끼."

포장박스를 뜯고 라면 봉지를 뜯은 후 보글보글 끓는 물에 면과 스프를 넣고 숟가락과 젓가락, 김치를 식탁에 단정히 놨다.

"..... 근데 좀 전에 날개달린 도마뱀 보지 않았었나."

상 차릴거 다 차리고 끓는 라면을 보던 하늘이 멍하게 중얼거리다가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았다.

" 뜨아악! 깜짝이야. "

하늘이 돌아본 식탁에는 김치를 입가에 덕지덕지 뭍히고 먹는 도마뱀이 있었다.

"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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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9-13 19:13 | 조회 : 5,643 목록
작가의 말
뚠뚜니

흐흐. 돗자리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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